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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신문지부 성명]‘역사 교과서 국정화’ 정부 광고 게재에 대한 노조의 입장
 2015-10-19 16:38:49   조회: 3124   
2015년 10월19일치 한겨레 1면에는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를 국정으로 전환한다는 내용의 정부 광고가 실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신문지부(노조)는 이미 한겨레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시도를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어긋난다’고 규정한 만큼, 이를 합리화하는 정부의 의견광고를 받아들인 행태는 적절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아울러 이번 국정 교과서 광고 게재에 대한 정석구 편집인과 김이택 편집국장 등의 책임있는 해명과 입장표명을 요구한다. 지난 15일 교육부가 게재를 의뢰해온 의견광고는 민주, 민족, 통일의 3대 창간정신에서 출발한 한겨레라면 받아들이지 않는 게 마땅했다. 정부 광고는 “올바른 역사관 확립을 위한 교과서를 만들겠다”며 짐짓 지극히 타당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의도는 불순하기 짝이 없다는 사실을 한겨레 구성원이라면 모를리 없다. 교과서 국정화의 폐해를 앞장서서 밝히고 그 시도를 비판해온 언론이 바로 한겨레였기 때문이다. 물론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매출목표 달성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는 광고국 처지에서는 정부 광고를 스스로 거부하는 게 쉽지 않은 선택일 수 있다. ‘기사는 기사, 광고는 광고’라는 목소리가 일정한 권위를 갖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다양한 의견과 입장이 전개되며, 한겨레 독자도 정부의 공식 입장을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야말로 지극히 타당하다. 문제는 ‘기사와 광고는 별개’라는 형식논리만을 이번 정부 광고의 취급에 대한 한겨레의 판단 잣대로 삼기 어렵다는 점에서 비롯한다. 먼저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창조경제’나 ‘의료수출’ 등 다른 정부 정책과 분명히 다르다. 한겨레가 지면을 통해 비판하는 많은 정부 정책은 여러 이유로 찬반이 나뉠 수 있다. 아무리 한겨레가 비판한다 하더라도 절차상 정부가 선거를 통해 위임받은 합법적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며, 그 내용 또한 국민의 의지에 기초한 헌법적 가치를 부정하지 않는 범위에 있다면 정부의 주장 자체를 부정할 도리가 없다. 이번 역사교과서 국정화 시도는 바로 이 지점에서 논쟁적이다. 특히 한겨레는 10월13일치 기획사설에서 이렇게 규정했다. “국정화 논란은 ‘역사전쟁’이니 ‘이념대결’이니 하는 말로 포장돼 있지만 사실과 논리에 근거한 역사논쟁과 거리가 멀다. 힘으로써 민주국가의 상식을 파괴하고, 후진국을 자처함으로써 국격을 망가뜨리는 폭거일 뿐이다.” 한겨레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역사교과서 국정화야말로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짚었다. 국정 교과서 추진 방침이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어긋나는 폭거라면, 이를 정당화하는 취지의 정부 광고는 더 이상 민주주의 사회에서 오갈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이 아닌, 헌법적 가치에 대한 억압과 폭력에 다름 아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의 이런 시도는 과거 유신독재를 미화하는 교과서 제작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과거 수많은 민중과 노동자의 인권을 억압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은 유신독재를 찬양하는 국정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의견’이라면, 이는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다. ‘기사와 광고는 별개’라지만 동성애 혐오 광고에 대해 우리가 단호히 반대해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동성애 혐오라는 ‘의견’은 우리가 써온 기사와 상반되는 주장에 그치는 게 아니라 성 소수자의 헌법적 기본권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의견보다는 ‘폭력’으로 받아들이는 게 마땅하다. ‘광고취급 결정권’을 갖는 대표이사와 편집권을 최종적으로 행사하는 편집인, 편집국장의 태도는 그래서 중요하다. 논쟁적 사안과 관련해 폭넓게 사내 의견을 듣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결국 최종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이들은 편집인 등이다. 그럼에도 편집인 등은 “좌편향이나 주체사상을 언급하지 않아 문제될 것이 없다”며 문제의 광고 게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7년 전 ‘민주주의 신문’을 자처한 한겨레의 창간에 힘을 보태준 많은 시민이 기대한 우리의 모습은 이렇지 않았을 것이다. 정영무 대표이사, 정석구 편집인과 김이택 편집국장한테 묻는다. 정말 오늘치 신문에 실린 교육부의 국정 교과서 광고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보는가. ‘진보의 맏형’으로 불리는 한겨레가 이번 국정 교과서 광고 게재로 얻은 것은 대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2015년 10월1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신문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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