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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작가지부] “방송계 약자에 대한 갑질 적폐 청산에 KBS가 앞장서야”
 2018-04-05 10:03:41   조회: 2141   
 첨부 : [방송작가유니온보도자료_성명]방송계 약자에 대한 갑질 적폐 청산에 KBS가 앞장서야_20180330.hwp (72704 Byte) 

-양승동 KBS 사장 후보와 국회에 바란다-

“방송계 약자에 대한 갑질 적폐 청산에 KBS가 앞장서야”

 

 

오늘 양승동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전국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방송작가유니온, 지부장 이미지)는 양승동 후보에 대해 국회가 당리당략식 딴지걸기가 아니라, KBS 사장으로서 합당한 소신과 정책적 비전을 가졌는지 철저히 검증하길 바란다. 아울러 KBS가 국가기간방송사로서 방송작가를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과 고용안정에 앞장서도록 견인해주길 촉구한다. 그동안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져왔던 방송계 약자들에 대한 방송사의 갑질 또한 ‘적폐’이며, 그 청산에 KBS와 양승동 사장 후보가 앞장서야하기 때문이다.

 

■ 실효성 있는 ‘방송작가 표준계약서’ 정착에 KBS가 앞장서야

지난 연말 5개 정부부처가 합동으로 ‘방송프로그램 외주제작시장 불공정관행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고, 후속대책으로 문화체육관광부는 ‘방송작가집필표준계약서’를 제정했다. 이후 지상파방송사들을 중심으로 ‘방송작가집필표준계약서’ 작성이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최근 크나큰 허점이 확인됐다. SBS의 일방적인 <뉴스토리> 작가 해고에서 보듯, 현재로서는 ‘방송작가집필표준계약서’가 불안정한 고용환경에 놓인 방송작가들에 대한 보호막이 되지 않고 있다.

SBS는 표준계약서의 핵심적인 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계약기간’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수정했다. “개편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당사자간 합의에 의해 변경할 수 있다”고 한 부분의 ‘합의’을 빼버리고 계약이 즉시 종료될 수 있도록 변경했다. 특히 SBS는 겨우 2개월짜리 계약서를 작성하도록 하면서 이 2개월마저도 사정이 있을 경우 “즉시 종료”해 단축할 수 있는 계약서로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거대방송사가 표준계약서 도입 취지를 깡그리 무시한 채 자신의 편의에 따라 일방적으로 해고하는 ‘갑질횡포’의 근거가 될 독소조항으로 변질시킨 것이다.

물론 ‘방송작가집필표준계약서’가 그야말로 ‘표준’으로 다양한 장르에서 다양한 형태로 근무하는 다양한 경력의 작가 모두의 상황을 충족시킬 수 없는 만큼 어느 정도 수정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수정이 표준계약서에서 약자인 작가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정한 조건을 후퇴시키는 방식으로 수정되는 일은 결코 생겨서는 안 된다. KBS에서부터 이러한 원칙을 확립하며 표준계약서를 현장에 정착시켜야 할 것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다양한 영역의 작가들을 최대한 포괄하는 실효성 있는 표준계약서를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새로운 KBS가 방송작가유니온과 함께 이러한 표준계약서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길 기대한다.

 

■ 지역방송작가의 열악한 노동인권, KBS부터 지금 즉시 개선하라

최근 방송작가유니온은 지역방송작가들의 열악한 노동인권을 적나라하게 폭로하는 실태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66.7%의 작가들은 월 200만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원고료)를 받으며 일하고 있었고, 특히 25%는 150만원, 5.2%는 100만원도 안 되는 돈을 받으며 방송작가를 하고 있었다. ‘원고료를 인상한 적이 없다’고 답한 작가들이 43%였고, 그 중에는 10년 넘게 원고료가 인상되지 않은 작가도 있었다. ‘기획료를 받은 적이 없다’는 작가가 73.3%였고, ‘기획료를 받지 못한 적이 더 많다’는 작가도 9.9%였다. 노동을 제공하고도 아무런 대가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본사 사정에 따라 프로그램 한 번이라도 불방되면 당장 생계가 휘청하는 게 지역방송작가들의 현실이다.

지역방송작가의 열악한 노동인권은 아무런 근거없는 근로계약에서부터 비롯된다. 서면으로 계약을 하는 경우는 단 4.7%에 불과했고, 노동조건에 대해 구두로 대략적인 설명만 듣고 일하는 구두계약 형태가 59.2%, 조건에 대해 아무것도 듣지 못한 채 일을 시작한 경우도 36.1%나 되었다. 필요하면 갖다 쓰는 소모품처럼 취급되는 것이다.

설문에 응한 작가 중 지역KBS 근무자가 40%였다. 별도 법인화되어 있는 다른 지역방송과 달리 KBS는 본사 차원에서 얼마든지 지역방송작가들의 처우를 즉각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최근 MBC에 새사장이 취임한 뒤 막내작가들의 원고료를 최저임금 이상 수준으로 인상했고, 그 효과가 KBS와 SBS에도 확산되었다. 새로운 KBS 사장은 열악한 지역방송사작가들의 노동인권 개선에 앞장 서 다른 지역방송 전체를 견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 성폭력 등 방송계 약자에 대한 인권침해에 단호한 대책 필요

KBS의 시사보도프로그램 제작부서에서 리서처로 근무했던 여성이 해당부서 간부기자에게 강제성추행을 당했다고 실명으로 폭로했다. KBS는 지난 2월 24일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 여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관련 사안을 당사자는 물론 주변 관계자들에게 밝혔고, 사내 기자사회에서는 익히 알려져 있었다. 그동안 KBS는 회사 차원에서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고, 피해 여성은 6년 동안 고통을 겪고 있는 상태다.

KBS에서 리서처로 일한 피해 여성의 처지는 대다수 방송작가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많은 여성방송작가들이 성희롱, 성추행, 폭언 등을 겪고 있고, 언제든지 그럴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 처해 있다. 2016년 방송작가유니온이 실태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명 중 4명이 성추행이나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인격무시발언’을 들은 방송작가는 82.8%였고, 욕설을 들은 방송작가도 무려 58.4%였다. 후보자가 근무한 KBS부산총국에서도 성추행 사건이 있었다.

KBS 새사장은 권력 관계와 성차별에 따른 방송작가 등 사내 약자에 대한 인권침해에 단호히 대처하고, 이들이 성폭력과 억압적인 언행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 부끄러운 상품권페이 즉각 뿌리뽑고, 탈법적 협찬도 바로잡아야

올 초 SBS가 작가 등에 대한 임금을 상품권으로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 방송계에 거센 사회적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그리고 ‘상품권페이’가 SBS나 특정프로그램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방송계 전반에 관행으로 굳어져 있다는 점도 당사자인 방송작가 등의 폭로로 밝혀졌다. KBS 또한 ‘상품권페이’ 관행에서 자유롭지 않을뿐더러, 작가 채용 공고 등에서 “페이는 상품권으로 지급한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명시할 정도로 비정상적이고 탈법적인 관행을 앞장 서 조장해왔다. 나아가 KBS의 상품권페이 지급 실상을 폭로한 언론을 상대로 정정보도를 요구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등 적반하장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

KBS 새사장은 ‘상품권페이’ 실상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낱낱이 공개함과 동시에 탈법적 관행을 뿌리 뽑아 방송작가 등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상품권페이를 토대가 되는 불투명한 협찬 관행에 대해서도 바로잡아야 할 것이다.

 

■ 방송작가의 노동자성 인정, 4대보험 적용...KBS부터 해보자

우리는 근본적으로 방송작가의 노동자성을 KBS가 앞장 서 인정할 것을 요구한다. 대다수 방송작가들은 기자·PD의 업무지휘와 감독을 받고, 일상적으로 방송사에 출근해 근무하고 있으며, 이름만 ‘원고료’인 임금을 지급받고 있다.

분명히 특정 부서 또는 특정 프로그램에 ‘채용’되었음에도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프리랜서’로 지칭되며 노동인권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 대다수 방송작가의 현실이다. 가장 기초적인 사회보장제도인 4대보험의 적용에서조차 배제되어 있다.

아무리 비정규직이라지만 국가기간방송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법에 따른 최저임금도 4대보험도 적용받지 못하는 것은 비정상이 아닐 수 없다. 복잡한 법리로 따지기 전에 KBS 새 사장이 먼저 방송작가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방송작가 등에 대한 4대보험 적용부터 시작해보자.

 

우리는 양승동 후보가 지난 시절 정권의 방송장악에 앞장 서 싸운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이 과정에서 파면에 직면하는 등 희생을 겪은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오늘 인사청문회의 검증을 거쳐 양승동 후보가 KBS 새 사장이 된다면, 지난 10년 동안 KBS에 켜켜이 쌓인 적폐를 청산하고 KBS를 국민의 방송으로 다시 일으켜 세우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리라는 것을 의심치 않는다.

우리는 한국방송이 외형뿐 아니라 내실도 굳건히 다져야만 더욱 질 높은 콘텐츠로 시청자에게 사랑받고 더 넓은 세계로 뻗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자면 방송계 약자들과의 상생은 반드시 이뤄야 하는 시대적 과제다. 이를 위해 양승동 후보가 부디 우리의 제안에 진지하게 귀 기울이고 함께 힘을 모아 주길 바란다. 국회 또한 양승동 후보가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하도록 정책검증에 힘써야 할 것이다.

 

2018년 3월 3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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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5 10: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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