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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일보지부] ‘배우자 출마’ 사장은 답하라
 2018-05-04 10:24:31   조회: 847   

‘배우자 출마’ 사장은 답하라

안병길 사장 부인 박문자 씨가 6·13지방선거 해운대구 제1선거구 자유한국당 시의원 후보로 2일 공천이 확정됐다. 사장 가족에겐 가문의 영광일지 모르지만, 부산일보 구성원들의 심정은 참담하다.

박 씨는 2012년 4·11 재·보궐선거 때 부산시의원 해운대구 제2선거구에, 2015년 10·28 재보궐선거엔 사상구의원 다선거구에 당시 새누리당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다. 두 곳 모두 여론조사 경선에서 떨어졌다. 박 씨는 이번엔 지역구를 해운대구 제1선거구로 옮겼다.

박 씨가 삼수 끝에 공천을 따낸 건 한국당이 해운대구 제1선거구를 ‘여성 우선 추천 지역'으로 배려한 영향도 일부 있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우연일까? 최근 본보에 한국당의 ’여성 공천 확대‘ 관련 기사가 잦았던 것이···. 결과적으로 본보 보도가 박 씨 공천과 무관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사게 됐다.

박 씨가 정치를 하든 유치원을 운영하든 부산일보 사원들이 알 바 아니다.
문제는 그의 배우자가 동남권 최대 신문사 대표이사 사장이라는 데 있다. 언론은 선거에서 정당과 후보자의 공약·정책을 유권자들에게 알리고, 말이 안 되는 공약이나 문제 있는 후보를 비판·감시해야 한다. 이는 오로지 국민의 알 권리와 사회정의를 위해 행사돼야 한다. 이에 언론은 ‘편집권 독립’ ‘공정보도’의 기치 아래 이런 임무를 수행하고자 ‘선거의 심판’ 역할을 자처하는 게 아닌가.

지역정가와 언론계는 박 씨의 출마를 ‘심판 부인이 경기장에 직접 뛰어든 꼴’이라고 희화화한다. 사장 배우자 출마로 왜 우리가 부끄러워야 해야 하나.
여성 정치인 이전에 ‘언론사 사장 배우자’라는 점을 더 고심했더라면 박 씨가 출마를 미루는 게 도리이다. 공정성이 생명인 ‘언론사의 발행·편집 겸 인쇄인’이라는 인식이 더 강했더라면 사장은 배우자의 출마를 말리는 게 상식 아닌가.
배우자 출마로 본보의 선거보도는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오해받게 됐다. 한국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들은 불리한 보도가 나오면 ‘부산일보가 제 식구 감싼다’며 비난할 것이고, 한국당은 되레 역차별을 받는다고 볼멘소리를 낼 것이다. 독자와 시민들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런 기우는 벌써 현실로 다가왔다. 국제신문이 박 씨 등 한국당 지방선거 시의원 후보 공천 현황을 3일자 신문(6면)에 게재했지만, 우리 신문에는 박 씨 이름조차 거론되지 않았다. 일부러 뺐다면 독자의 알 권리를 침해한 것이다. 반면, 2일자 본보 28면에는 블로그 등에서 박 씨를 돕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화가 방기훈 화백의 인터뷰가 실렸다. 우연치곤 공교롭지 않은가.

노사가 합의한 단체협약 제25조(공정보도 목적 인정)는 “회사는 공정보도 실현이 조합의 주요한 활동 중의 하나임을 인정한다”고 명시한다. 노조는 박 씨 출마가 공정보도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으로 판단한다. 노조는 향후 공정보도를 해치는 회사 안팎의 위해 요소에 맞서 싸우겠다.

하여 촉구한다. ‘광고 사정이 최악’이라며 위기의식을 수시로 강조했던 사장이다. 배우자 출마로 ‘공정보도 리스크’까지 불러일으킨 데 대해 사장은 입장을 사원과 독자들에게 밝혀라.
재단에 묻는다. 안 사장 부인 출마에 대한 당신들의 생각은 무엇인가. 만약 그가 한국당이 아닌 다른 당 후보로 나왔어도 가만히 있었겠나.

2018년 5월 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일보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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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4 10: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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