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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지부 성명] 아무 것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김명중 사장의 기만적 협상 결렬 선언과 특별감사 강행을 규탄한다
 2019-04-30 17:45:01   조회: 496   
 첨부 : [언론노조 EBS지부 성명] 아무 것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김명중 사장의 기만적 협상 결렬 선언과 특별감사 강행을 규탄한다_20190430.pdf (128407 Byte) 

아무 것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김명중 사장의

기만적 협상 결렬 선언과 특별감사 강행을 규탄한다

 

4월 29일 김명중 사장은 <나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입니다>(이하 반민특위 다큐) 제작 중단에 대해 특별감사를 청구했다. 이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위원장 이종풍)는 다음과 같이 입장을 표명하며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고자 한다.

 

최근 1주일 동안 사측과 노동조합은 현 사태 해결을 위한 진지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4월 22일 언론노조와 EBS지부는 신임투표를 통해 부사장 사퇴여부를 결정하는 방안을 조정안으로 확정하였다. 24일, 노조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10일 간 특별감사를 진행하고 결과 발표 즉시 신임투표를 진행하는 것에 김명중 사장이 동의했다. 그리고 26일, 김명중 사장은 대리인을 통해 이를 재확인했으며, 세부적인 안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했다. 노동조합은 사측의 일방적 감사는 신임투표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노·사 동수로 진상조사위원회를 개최하되, 보고서 채택이 되지 않을 시 노사가 각각 결과를 발표하는 방식으로 채택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부사장·부서장 임명동의 및 중간평가를 제도화할 것을 요구하였다. 사장은 박치형 부사장이 신임투표를 거부하더라도 강행하겠다는 의지까지 표명했다.

 

그런데 돌연 김명중 사장은 4월 29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일방적인 특별감사청구를 선언하였다. 노·사 동수의 진상조사위원회에 노동조합이 동의하지 않아 사장 단독으로 방송 공정성 훼손에 대한 특별감사를 청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본인도 동의하여 협의 진행 중이던 신임투표 얘기는 쏙 뺀 ‘악마의 편집’으로 기만적인 여론 왜곡을 시도한 것이다.

 

같은 날 오후 사장은 노동조합과의 면담에서 신임투표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신의 입으로 신임투표를 수용한다고 말해놓고, 노사 간에 진지한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일방적으로 판을 깼다. 협상의 기본도 모르는지 상호 간의 신뢰를 헌신짝 내 버리듯 하며 사태 해결의 가능성도 걷어차 버렸다. 변명인즉슨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노동조합과 구성원의 반대를 무릅쓰고 문제 있는 인사를 강행할 임명권은 있으나 잘못을 바로잡을 임면권은 본인에게 없다는 해괴한 논리다. 신임투표를 수용한다는 의사 표명을 했던 것은 사장도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자진사퇴를 권유하거나 해임을 시키면 될 일이다. 그런데 박치형 부사장이 법적 대응 운운하고 나서니 자신에게 피해가 갈까봐 황급히 신임투표를 없던 일로 한 것이다. 인사는 본인이 해놓고 책임질 생각은 터럭만치도 없다. 사상초유의 위기 상황인 EBS에 터럭 보다 가벼운 책임감으로 ‘안식년’ 보내듯 하려고 사장이 된 것인가!

 

특별감사도 문제다. 박치형 부사장은 반민특위 다큐 제작을 중단시킨 장본인으로 제작 독립성을 지킬 의지가 없는 것이 너무 분명했다. 우선 제작을 완료하고 심의를 거칠 수도 있었고, 방영 시점을 조정할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공식 기구인 교육다큐위원회를 거치면 될 일이었다. 이처럼 명약관화한 일을 특별감사를 해봐야 알겠다니 명백한 물타기요, 시간끌기다. 감사의 당사자가 권력의 정점에 있으면서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고,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서 내려 보낸 사장이 그를 비호하고 있는데, 또 방통위에서 내려 보낸 상임 감사가 진행하는 특별감사라니. 잘해야 질질 시간을 끌며 애매모호한 결론을 내거나 과거 김진혁 PD와 다큐프라임 PD들을 표적 감사했듯이 책임을 엉뚱한 사람에게 떠넘겨 박치형 부사장을 면책시키는 물타기 감사가 될 게 뻔하다. EBS 구성원을 능욕해도 유분수다. 똑같은 짓거리에 두 번은 당하지 않을 것이다.

 

만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김명중 사장은 간부회의 말미에 문제의 반민특위 다큐 제작 재개 검토를 지시했다. 제작 중단으로 문제가 되었으니 제작을 재개함으로써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그 때는 어려웠고 지금은 된다는 참으로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반민특위 제작 재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한다. 다만 일에는 선후가 있는 법이다. 제작을 중단시킨 당사자에 대해 제대로 책임 한번 묻지 않고 뻔뻔하게 제작 재개를 논하는가. 제작 중단에 책임 있는 부사장과 그를 임명한 사장이 후일 자신들로 인해 반민특위 다큐가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며 서로의 공로를 치하하는 블랙 코미디의 한 장면이 눈에 선하다. 부역자가 당당히 감투를 쓰고 종국에는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위대한 공로자가 되고 마는, 불의에 저항한 자는 온갖 핍박과 고통에 시달리며 그 후손까지 고난이 대물림되는,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데자뷰. 일제의 부역자와 독립을 위해 저항한 투사들의 전도된 삶, 죽어서도 끝나지 않은 투쟁의 역사를 다룬 반민특위 다큐를 자신의 안위를 위해 제작 중단시켰다가 손바닥 뒤집듯 재개시키는 역사의 아이러니가 21세기 대한민국 교육의 중심 EBS에서 벌어지고 있다.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들을 되풀이해서 능멸하는 이 사태를 묵과한다면, 앞으로 EBS의 역사 다큐는 의미 없는 빛의 조합에 불과할 것이다.

 

박치형 부사장은 당시 상황이 어쩔 수 없었다는 되지도 않는 변명을 늘어놓지 말라. 계속 그렇게 변명하며 버틸 것이라면, 우리도 어쩔 수 없이 그 말을 되돌려주겠다.

“EBS를 위해 어쩔 수 없다. 박치형 부사장은 당장 사퇴하라”

 

김명중 사장은 사장으로서 책임을 다하라. 방통위 뒤에 숨어서 간부들을 앞세우며 유체이탈하지 말라.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아 부사장 신임투표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면, 인사권자인 사장이 책임을 지라. 행여 이도 저도 아니고 특별감사와 다큐 제작 재개 논의로 물타기 하며 시간이 당신 편이 되어주길 그저 지켜보고 있는가. 그런 식물 사장은 원치 않는다. 우리는 책임 있게 행동하는 리더를 원한다. 방통위원장은 식물 사장을 즉각 회수하라.

 

우리는 행동에 돌입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더 힘껏 투쟁하지 못해 지켜내지 못했던 과거를 뼈저리게 반성하며 이번에는 끝장을 볼 것이다. 미우나 고우나 30년 간 EBS에 몸담았던 선배, 동료가 괴물이 되어 EBS를 집어 삼키는 걸 지켜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 우리의 손으로 직접 막을 것이다. 그것이 같은 식구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예우다.

 

2019. 4. 30.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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