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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명] 문재인 정부 방통위 상임위원 추천에 대한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입장
 2017-06-12 20:32:10   조회: 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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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방통위 상임위원 추천에 대한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입장

 

문재인 정부의 출범에 따라 연일 각 부처의 장차관급 인사의 지명과 청문회가 이어지고 있다. 대통령 공약의 이행을 점검할 청와대 수석 비서관부터 시급한 현안 해결을 앞둔 외교부까지 바야흐로 검증의 시간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유독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서는 지난 4월부터 임기가 끝난 상임위원의 추천과 위원장의 임명이 지금까지 지연되고 있다. 

 

대선 직전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총리는 김용수 현 미래부 차관을 ‘알박기’했고, 더불어민주당은 공모를 진행하면서도 최수만 전 전파진흥원장을 “사전에 내정했다”는 반발에 부딪혔다. 대선 이후에도 민주당의 상임위원 추천은 언론에 나오는 하마평만으로 진행됐다. 야당 추천 몫을 가진 국민의 당 또한 다를 바 없었다. 공모를 거쳐 고영신 한양대 특임교수를 추천했지만, 종편에서의 막말이라는 도덕성과 KNN 사외이사 경력의 결격사유가 논란이 되었다. 2008년 방통위 출범 이후 상임위원 추천은 늘 ‘정치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지금의 추천 지연은 또 다른 의미와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대선 이전 전국언론노동조합과 언론관련 단체들이 방통위원장을 비롯하여 상임위원의 추천을 서두르지 말 것을 주문한 것은 차기 정부 조직개편의 불명확성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며 기존 방통위의 역무를 분할해 가져갔던 미래부의 위상이 확정되지 않았던 이유다. 미래부가 ‘진흥’을 내세우며 방통위로부터 가져간 유료방송사업자와 통신사업자에 대한 규제 권한은 방통위를 ‘반쪽 규제’기관으로 만들었다. 지난 정부 동안 숱하게 불거진 지상파 재전송 및 VOD 서비스 일시 중단, CJ-SKT 인수합병 논란 등에서 방통위는 미래부의 결정에 대한 ‘동의’의 시간만을 기다려야 했고,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공영방송의 몰락에는 수수방관으로 대응했다.

 

방송을 비롯한 미디어 공공성의 실현이 방송 콘텐츠에 대한 규제만으로는 불가능해진 오늘날, 반쪽 방통위는 언론 장악의 수단이자 대기업/재벌의 민원 창구로 전락해 버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새 정부가 권력과 자본의 충견으로 전락한 방통위를 미디어 공공성을 위한 최후의 보루로 만들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정부 조직개편안에서 방통위의 업무에는 어떤 변화도 없었고, 도리어 미래부의 업무와 예산만이 증가했다. 

 

물론 방통위와 미래부를 포함한 정부부처의 대규모 지각 변동으로 산적한 과제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새 정부의 행보가 늦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와 각 정당은 지금이라도 공영방송을 비롯한 미디어 공공성 실현에 대한 목표와 범위, 그리고 담당부처의 개혁방안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미 지난 성명에서 방통위원의 자격으로 “도덕성”, “전문성”, 그리고 “개혁의지”라는 세 가지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오늘 전국언론노동조합은 파행과 지연을 거듭하고 있는 방통위 상임위원 추천에 있어 다음과 같이 보다 구체적 기준을 제시한다.

 

첫째, 방송 공공성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정상화 의지가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방통위 상임위원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보도 제작 편성의 자율성 확보를 위해 계류 중인 언론장악방지법과 해직 언론인 명예회복을 위한 국회 논의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아울러 올해 말 앞둔 지상파 재허가 심사에서 보도, 프로그램 제작의 중립성과 자율성, 부당한 인사조치와 조직개편에 대한 엄정한 심사를 수행할 의지가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둘째, 방송 콘텐츠를 비롯한 미디어 산업 내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인물이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과 ICT 융성이라는 구호가 높아질수록 노동자와 노동권에 대한 존중은 더욱 강조되어야 한다. 방송사와 외주제작사 간의 불공정 관행뿐 아니라, 외주제작사 안팎의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 인터넷 시장에서의 콘텐츠 제작자 차별 금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공정거래 환경 조성에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하는 인물이 상임위원으로 추천되어야 한다.

 

셋째, 지역성을 포함한 미디어 다양성의 구현 의지가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OTT, MCN 등은 특정한 이용자 계층을 시장으로 삼아 수익성만을 최우선의 가치로 할 수 밖에 없는 사업자들이다. 전국 방송사업자들의 시장 지배력이 커질수록 지역, 세대, 성, 생태 등의 다양성은 경시될 수 밖에 없다. 방통위의 공적 책임에는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 사업자 간 공정한 경쟁환경의 조성 뿐 아니라 생산과 유통 환경 모두에서의 다양성 보호가 포함되어야 한다.

 

넷째, 미디어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지난 정권의 적폐를 청산할 의지가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선정성과 정파성으로 얼룩진 방송을 내보내고 방송시장의 공정경쟁을 저해한 종편 특혜를 타파할 인물, 대기업과 재벌에게 거대 미디어 사업자의 지위를 보장하려 했던 규제 완화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인물만이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추천받을 수 있다.

 

이 기준으로 본다면 국민의 당에서 추천하려 했던 고영신 교수의 상임위원 자격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고영신 교수가 방송 공공성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힌 적이 있는가? KNN의 사외이사로 있으면서 도리어 지역방송을 위태롭게 하는 종편의 패널로 출연한 특혜의 또 다른 수혜자가 아닌가?

 

방통위 상임위원은 위 네 가지 기준 중 한 가지라도 충실한 인사가 되어야 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어떤 추천 인사라도 위 네 가지 기준 중 하나라도 거스르는 인물이라면 분명한 반대의 입장을 밝힐 것이다. 어떤 정당이든 상임위원의 자격의 의심되는 몇몇 인사들의 추천을 강행한다면, 그것은 박근혜 정부의 언론 적폐를 그대로 방치하고 연장하겠다는 암묵적 의사의 표현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2017년 6월 1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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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12 20:3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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