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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평] ‘김일성 가면’ 논란에 부쳐…확인 없는 ‘받아 쓰기’가 더 문제다
 2018-02-12 17:29:07   조회: 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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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김일성 가면’ 논란에 부쳐…확인 없는 ‘받아 쓰기’가  더 문제다

 

때아닌 '가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10일 CBS <노컷뉴스>의 한 사진기자가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첫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이 쓴 가면을 두고 ‘김일성 가면’이라 보도한 것이 발단이 됐다. 뒤늦게 그 가면의 인물은 김일성과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실 보도’를 금과옥조로 여겨야 할 기자가 사실에 대한 확인 없이 주관을 개입시켜 판단했다는 점에서 노컷뉴스의 해당 기자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자 역시 사람이라 언제든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오보 이후의 사후처리가 중요한 것이다. CBS는 깨끗하게 오보를 인정했고 “변명의 여지가 없는 오보이며 커다란 실수”(변상욱 CBS 대기자)라고 사과했다.

 

더 큰 문제는 해당 기사를 ‘받아 쓴’ 언론사들이다. 이들은 CBS 보도로 인터넷의 포털과 커뮤니티가 들끓기 시작하자 아무런 사실 확인 없이 오보를 그대로 받아 썼다. 나중에 CBS가 오보를 인정하고 사과를 했지만, 받아 쓴 언론사들은 아무런 인정이나 사과가 없다. 

 

북한 응원단이 쓴 가면의 인물이 누군지에 대해 말하려면 그것을 확인해줄 수 있는 인물에게 전화 한 통이라도 거는 것이 최소한의 절차다. 또한 같은 사안에 대해 100명의 기자가 기사를 쓴다면 100번의 사실 확인이 있어야 하며, 사실 확인의 책임은 나누어 질 수 없다. CBS가 먼저 썼다고 해서 그 기사를 받아 쓴 언론사에게는 사실 확인의 책임이 없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오보의 책임 역시 마찬가지다.

 

‘기레기’라는 말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위와 같은 가장 기본적인 원칙조차 지키지 않는 한국 언론의 모습 때문일 것이다. CBS가 오보를 인정한 후에도 “북한 응원단이 사용한 가면을 놓고 김일성 모습을 상징한 것 아니냐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는 식의 정치적 선동을 이어가고 있는 일부 보수언론도 마찬가지다. 모두 언론의 본령을 망각한 모습들이다.

 

신뢰가 무너진 언론은 더 이상 언론이 아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둘러싸고 펼쳐지는 보도 경쟁에서 한국 언론이 이번만큼은 ‘언론다운 언론’으로 바로 서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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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2 17: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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