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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명] 대법원은 통신자료 제도 남용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라
 2019-10-29 14:51:50   조회: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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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대법원은 통신자료 제도 남용으로부터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라

- 이동통신사는 언론노동자들에게 통신자료 제공 사유를 밝혀야 한다

 

대법원은 오는 31일(목), 전국언론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이동통신사들을 상대로 제기한 ‘통신자료제공요청서 공개의 소’에 대해 선고한다고 통지했다. 이 공익 소송 발단과 전개 과정은 다음과 같다.

정보인권 시민단체들의 활동에 의해 수사기관이 국민의 통신자료를 광범위하게 조회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016년 3월, 17개 언론사 소속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긴급 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수사기관의 요청에 따라 97명의 통신자료가 194회에 걸쳐 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다수는 방송사와 신문사, 인터넷언론사의 기자들이었다. 언론인들의 통신자료를 요청한 수사기관은 내국인 수사권과 정보수집권이 제한된 국가정보원과 민간인 사찰이 금지된 군, 검찰, 경찰 등 다양했다. 조사 당시 육아휴직자, 논설위원은 물론, 방송사 PD들의 경우 시사 및 뉴스프로그램 제작진들이 포함됐다. 특히 세월호 1주기 집중 취재 기간, 민중총궐기집회 집중 취재 기간인 2015년 5월과 2015년 12월에 통신자료 요청이 집중됐다. 기자들의 취재와 관련된 수사기관이 통신자료를 요청한 정황도 있었다.

 

이 같은 통신자료 제도 남용이 언론의 자유에 미치는 영향은 결코 작지 않다. 통신자료 조회만으로도 수사기관은 제보자 및 공익신고자가 누구와 접촉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른바 법인폰을 주로 사용하는 대규모 언론사의 경우, 언론인 개인이 통신자료 제공내역을 조회하는 것조차 어렵다. 반대로 수사기관 측은 법인폰 가입자에 대해 ‘(주)문화방송, 한국방송공사, SBS’등에 소속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 개인가입자와 마찬가지로 취재원, 공익제보자를 밝혀낼 수 있다.

때문에 자신의 통신자료가 수사기관에 제공된 것을 확인한 언론노동자들은 어떠한 사유로 제공됐는지 명시된 ‘통신자료제공요청서’의 열람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고, 2016년 5월 SK텔레콤과 KT, LGU+를 상대로 자료 공개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

 

물론 통신가입자 정보가 수사상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절차와 요건은 엄격해야 한다. 정보주체인 국민은 자신의 통신자료가 어떤 목적과 사유 때문에 제공됐는지 온전하게 알 권리가 있다. 하지만 언론노조 조합원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한 1, 2심의 판단은 제 각각이거나 실망스러웠다.

SK텔레콤과 LGU+건을 담당하는 재판부(서울중앙지법 제18민사부, 서울서부지법 제11민사부)는 ‘통신자료제공요청서’가 통신자료 요청 사유, 해당 이용자의 관련성, 필요한 자료의 범위가 기재된 것으로서 정보통신망법상 개인 정보에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KT건을 담당한 재판부(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민사부)는 이와 다른 판단을 내렸다. “수사기관의 통신자료제공요청이라 해서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의 충실한 행사를 위해 가장 중요한 정보인 ‘요청사유’, ‘필요한 자료의 범위’ 등을 공개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면서,   “KT가 수사기관으로부터 받은 통신자료제공요청서를 공개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처럼 판결이 엇갈리는 가운데, 31일 대법원이 SK텔레콤과 LGU+사건에 대해 선고한다니 시민단체와 언론노동자들의 이목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현재 수사기관의 통신자료제공요청에 대해서는 법률상 법원의 통제절차가 없다. 수사기관이 요청하면 이동통신사들은 한 해 수백만 건 이상의 가입자 통신자료를 제공했다. 그것이 제대로 된 법 집행인지 통제하는 장치도 없고, 정보주체가 자신의 자료 요청 사유를 확인할 방법도 없다. 국가, 기업, 법원 누구도 제도의 공백을 책임지지 않고 핑퐁게임만 하고 있는 형국이다. 국회에서 관련 법률과 제도의 보완은 시급하다. 하지만 법률 개정 이전에라도 엄격한 사법 통제로 국민국가권력을 견제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은 사법부의 책무이다. 언론노동자들은 자신의 통신자료가 수사 기관에 왜 제공됐는지, 그 이유를 분명히 알아야겠다. 대법원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끝)

 

2019년 10월 2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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