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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현업3단체 공동 성명] 과기정통부의 OTT 법제도 연구회, 누구를 위한 정책 수립인가?
 2020-08-05 18:18:45   조회: 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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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현업3단체 공동 성명]

과기정통부의 OTT 법제도 연구회, 누구를 위한 정책 수립인가?

 

  과기부가 7월 31일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인터넷 동영상서비스(OTT) 법제도 연구회’를 발족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OTT 확산에 따른 미디어 시장구조 개편을 진단하고 바람직한 법제도 정비 방향을 마련하기 위함이 목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기본적인 법제도 정비 방향은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수차례 관련 법률 개정안이 제출되었지만 정부가 유지해 온 원칙, 즉 ‘OTT의 미디어・콘텐츠 시장 경쟁 촉진 및 이용자 후생 증대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 따른 최소규제 원칙’을 재확인하려는 목적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과기부와 연구기관까지 참여하는 모습은 기시감이 들게 한다. 1995년 케이블방송 출범 이래 국내 ‘뉴미디어’ 시장은 정부 주도 플랫폼 정책을 통해 성장해 왔다. 외환위기 직후 붕괴된 유료방송시장에서는 소유 규제를 대폭 완화했고 위성방송을 허가함으로써 다채널 방송플랫폼 시장을 만들었다. 2000년대 중반 통신 3사가 먼저 시작한 IPTV 또한 방송과 통신 사이에 위치한 IPTV법으로 법적 근거를 제공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등 경제위기 때 마다 반복되어 온 뉴미디어 플랫폼 정책 변화가 2020년 코로나19라는 경제・문화적 변곡점에서 또 다시 시도되고 있으니 기시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지난 시기와 다른 점이 분명히 있다. OTT라는 새로운 플랫폼은 케이블, 위성방송, IPTV와는 전혀 다른 미디어 플랫폼이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청자를 서로 다른 시간에 OTT라는 동일한 공간으로 끌어들여 가입자 규모만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IT자본이기 때문이다. 사업자와 정부부처가 늘 말하는 국내 OTT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는 수사는 그래서 더욱 모호하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의 국내 시장 점유에 맞설 경쟁력인지, 아니면 북미와 유럽까지 진출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확보할 경쟁력을 말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명확한 목표 가입자 시장조차 획정하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은 과거 세계화 시대 외국 미디어 자본 공세에 맞섰던 뉴미디어 정책 수립과는 전혀 다른 정책과 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끊임없이 확장하고 변신하는 자본과 시장의 속도에 과거와 같은 정부개입 – 규제완화라는 패러다임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무엇보다 연구회 구성에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연구회는 학계, 연구기관, 과기부와 산업계 등 24명으로 구성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여기에는 콘텐츠 제작 단위인 방송사나 독립제작사, 영화 배급사, 방송제작 스태프, 수익원인 이용자, 무엇보다 OTT 사업자에게 망을 제공하는 통신사가 빠져있다. 망사용료를 둘러싼 불공정 거래, 가입자 데이터 확보 범위, 이용약관 규제 등 쟁점의 중심에 있는 사업자가 빠진 것이다. 게다가 연구회에 이용자 단체의 참여가 빠진 것은 왜 국내 이용자들이 글로벌 OTT를 더 선호하는지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내 이용자들의 선호는 OTT의 콘텐츠 라이브러리 부족에만 기인하지 않는다. 가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시스템, 결재의 편의성, 안정된 스트리밍 환경, 이용이 쉬운 인터페이스 등 국내 OTT가 글로벌 OTT에 맞서 가입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유인이 무엇인지 무감하다는 반증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재난, 수익 구조가 급변하고 있는 미디어 시장, 레거시 미디어의 열세 등을 고려하면 지금 출범한 OTT 연구회는 또 다른 정부 주도 뉴미디어 정책 수립의 신호탄이다. 그것도 미디어의 기본적인 공공성, 이용자 보호, 미디어 노동시장의 고려가 전혀 없는 국내 OTT 사업자를 위한 규제 완화의 시작이다. 학계, 정부, 사업자가 함께 하는 연구회의 연구 결과는 그 목적과 제안할 정책 적용 대상이 명확해야 한다. 적어도 언론보도와 보도자료만 보면 그 목적과 대상에서 국내 방송・영화 콘텐츠 제작 환경 변화, 그에 따른 노동시장 변화는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다. 자본과 시장만이 논의 될 뿐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IPTV의 뒤를 이어 OTT가 향후 미디어 산업에서 중추적인 플랫폼 지위에 놓일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OTT와 관련된 법제도 변화는 과기부 한 곳이 주도하는 연구반에서 논의할 문제가 아니다. 방통위와 민주당이 누차 강조해 온 미디어개혁을 위한 사회적 논의기구에서 시민과 노동자를 포함한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논의해야 할 문제다. 과기부가 구성한 이번 연구반이 사회적 논의에 함께하고 싶지 않다는 사업자의 이해만을 반영한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이유다.

 

2020년 8월 5일

방송기자연합회 · 전국언론노동조합 · 한국PD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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