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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지부] 공보위 제146호 '받아쓰기'만 있고 '검증'은 없다
 2014-07-29 17:06:45   조회: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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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위 제146호 <1면> '받아쓰기'만 있고 '검증'은 없다 '받아쓰기만 있고 인사검증은 없었다' 최근 개각 국면에서 각 언론사는 너나없이 후보자 검증에 매진하고 있다. 인사 검증은 권력의 제4부인 언론의 기본 책무이자 개별 기자의 취재능력과 한 언론사의 전반적인 실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개각 과정에서 드러난 서울신문 보도는 언론으로서의 책무는 물론 실력 면에서도 낙제점을 면할 수 없었다. 전관예우 논란으로 낙마한 안대희 전 대법관에 이어 언론인 출신으로 깜짝 지명된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각 언론사는 불꽃 튀는 인사보도 대결을 시작했다. 서울신문은 (12일자 1면 ‘경제수석 안종범·경제부총리 최경환 親朴, 경제권력 핵심으로’)를 통한 인사 단독 보도로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독자들이 눈여겨볼 서울신문의 기사는 여기까지였다. 11일 저녁 보도된 KBS의 '문 후보자 일본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 특종 기사는 인터넷에서 검색만 하면 찾을 수 있는 동영상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지만 후속 보도에 대한 서울신문과 타사들의 대응 차이는 더 큰 문제점을 남겼다. KBS 보도 이후 각 사는 인사 검증 특별팀까지 꾸려 적극적으로 문 후보자에 대한 추가 검증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서울신문은 청와대 대변인 발표 받아쓰기도 모자라 하루 지난 뉴스로 근근이 지면을 메워나가는 비극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 2주간 공보위가 정치부와 관련 부처 출입 기자들이 소속된 부서의 아침 발제를 살펴본 결과 후보자들의 검증 관련 취재 발제는 전무했다. 이미 문 후보자의 인사 파동이 정국을 강타하고 있었지만 서울신문의 검증 능력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이다. 깜짝 지명에 이은 서프라이즈식 발언과 행동으로 일거수일투족이 논란에 올랐던 문 후보자의 출퇴근길 현장 스케치는 취재기사의 메모 대신 연합뉴스가 주도했다. 이어 13일에는 경제·사회부총리, 안전행정부·미래창조과학부·문화체육관광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 장관 후보자가 동시에 발표되자 서울신문은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다. 타사들은 후보자들의 제자 논문 표절이나 역사관 논란, 음주운전 전과와 특혜 입법 논란 같은 문제점을 잇달아 찾아내 보도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서울신문은 낙종을 만회하려는 노력을 보이기는커녕 만 하루가 지난 내용을 영혼 없이 받아쓰기에 급급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편집국장이 참여한 오전·오후·저녁 회의나 부장이 주도하는 부서별 회의에서 따끔한 지적이나 대책을 논의했다는 이야기를 한 번도 듣지 못했다. 반면 뜬금없이 ‘각 부처 장관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황당한 기획이 국장 오더로 내려오면서 일선 기자들 사이에서도 “해도 너무하는 거 아니냐”는 비아냥이 나오기도 했다. 경기에서 골을 넣을 실력이 없다면 수비라도 제대로 해야 하는거 아닌가. 서울신문이 매번 헛발질만 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조각 검증에서는 당시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땅 투기 의혹을 단독 보도했고, 수십명의 대규모 검증팀을 꾸렸던 중앙일간지들조차 서울신문 보도를 토씨 하나 빼놓지 않고 받아쓰기도 했다. 당시 보도도 서울신문의 실력이라기보다는 한 기자의 끈질긴 노력에 따른 뜻밖의 수확이었다. 언제까지 인원 부족만 탓할 것인가. 언론사로써 의무를 자각하고 최소한 시도라도 하는 모습은 보여야 할 거 아닌가. 최근 편집국장이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우리만의 단독기사로 지면을 할애하기보다는 타지에 나온 기사도 중요하면 받아써야 한다”는 발언 이후 실제로 편집국은 날마다 반복되는 받아쓰기에 자존심조차 상해하지 않는 모습이다. “오늘 물먹을지언정 내일은 반드시 반까이(만회) 한다”는 서울신문의 과거 패기는 추억으로만 남는 것인가. [발행인칼럼] 서울신문 성장의 원동력은 바로 '공정보도'입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언론의 위기’라는 말을 실감합니다. 지상파 방송 3사의 뉴스 프로그램 광고는 5월부터 급감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권 편향 보도를 일삼고 있는 한 방송사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은 기업들이 직접 나서 광고들을 대거 취소하는 ‘엑소더스’ 현상이 나타나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원인은 단 하나입니다.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국민들의 뉴스에 대한 믿음(정확성, 사실성, 중립성 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자사 뉴스의 가치를 높이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JTBC입니다. “요즘 볼 만한 TV 뉴스는 여기밖에 없다”“뉴스 영향력에서는 일부 지상파 뉴스를 앞섰다”는 이야기도 종종 나옵니다. 강성남 언론노조위원장도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행복한 언론 노동자들일 것”이라며 치켜세우곤 합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다른 종편들과 함께 ‘도매금’으로 대접받던 JTBC가 이렇게까지 평가가 달라진 것은 바로 손석희로 대변되는 ‘공정보도 리더십’ 덕분일 것입니다. 이제 시청자들은 JTBC 뉴스를 보면서 최소한 “누군가를 편 들어주려고 만든 뉴스”라고는 생각하지 않게 됐습니다. 덕분에 이들의 성역 없는 비판과 대안 제시가 시청자들을 서서히 끌어당기며 사회를 조금씩 바꿔가고 있습니다. 지면이나 제작인력이 부족한 서울신문이 메이저 매체들처럼 돈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기에 정부나 기업이 아닌, 오직 국민의 편에서 신문을 만드는 공정보도 리더십이야말로 서울신문의 유일한 생존 무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윗이 골리앗을 잡은건 작고 단단한 돌멩이 하나입니다. 서울신문 역시 한국 사회의 골리앗들이 너무너무 아파하는 공정보도로 뉴스를 만들어야 살아날 수 있습니다. <2면> 특종도 대과(大過)도 없던 세월호 보도 '대과(大過)는 없었다. 그러나 돋보이지도 않았다' 세월호 사태에 관한 서울신문의 보도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이번 사고는 취재진이 접근하기 어려운 전남 진도의 바다 한가운데서 발생했고 사고 대책 컨트롤타워를 맡은 정부가 초기 정보 전달에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방송·통신 등 속보성 매체들은 잦은 실수를 범했다. 예컨대, 사고 첫날 일부 방송과 석간 매체는 탑승자 대부분이 구조된 듯 보도했고 한 종편은 가짜 민간 잠수부를 생방송에 연결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전달하기도 했다. 서울신문은 조간 매체인 덕도 봤지만 비교적 신중한 태도로 큰 실수없이 보도했다. 또, (4월 21일자 10면 日서 ‘고철값 +α’에 인수한 배…産銀서 100억 특혜대출 의혹) 보도와 (4월 24일자 4면 “살아 있을 거야 살아 있을까 시신이라도… 포기하는 현실이 싫다”) 등 의미 있는 단독 보도와 (4월 29일자 1면 성난 민심이 묻다…. “대통령은 왜 사과 안 하나”) 등 선도적 의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300명 넘는 인원이 사망·실종한 초대형 재난 상황에서 터닝포인트를 만들만한 ‘대어급’ 보도는 하지 못했다. 위기 때 서울신문만의 저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뜻이다. 사고 초반 연합뉴스 등 통신사는 ‘급변침 등이 사고원인이 됐다’는 등 수사 관련해 여러 단독 보도를 냈고 열흘쯤 지나면서 ‘해양경찰 내 구원파 신도였던 고위직 간부가 있다’(TV조선)거나 ‘사건 이튿날 해군 특수요원이 사고 해역에 입수하려는 것을 해경이 언딘 소속 민간 잠수사에 우선 기회를 주려고 막았다’(한겨레) 등 사고를 둘러싼 결정적인 보도가 나왔다. 서울신문은 그저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왜 좀 더 민첩하고 깊게 보도하지 못했을까. 구조적인 원인을 지적할 수 있다. 우선 사고 발생 때 ‘특별취재팀’과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꾸려지지 못했다. 세월호 참사 소식을 다룬 첫 지면인 4월 17일자 1면에 실린 특별취재팀 명단에는 사회부 경찰·법조팀 기자 4명과 사회2부 기자 5명, 수습기자 4명과 사진부 기자 2명 등의 이름이 올랐다. 이 가운데 전남 진도 등 가장 중요한 사고 현장을 지킨 기자들은 2~6년차 기자다. 열정은 넘치지만 경험은 적을 수밖에 없다. 만약 1990~2000년대 발생한 삼풍백화점·성수대교 붕괴, 대구지하철 참사 등을 겪었던 연차 높은 기자들을 1~2명이라도 사건 현장에 배치했다면 어땠을까. 대형참사가 터진 뒤 정부의 대응, 이를 다루는 보도 내용이 매사건마다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경험 많은 기자들의 노하우는 엄청난 힘이 됐을 것이다. 부서 간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아쉽다. 세월호 사건은 사고 원인과 사후 대처에 사실상 정부 전부처가 엮여 있었다. 해양수산부나 안전행정부를 포함해 모든 부처에서 의미 있는 발굴 기사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특별취재팀은 줄곧 사회부와 사회2부 일색으로만 꾸려졌고 각 부처에 역할을 지시할 컨트롤타워도 없다 보니 유기적인 보도가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일부 부서의 기자들은 “세월호 사건이 터지니 오히려 일이 더 없다”며 퇴근을 서두르기도 했다. 지방선거를 전후해 세월호 보도가 지면에서 크게 줄어든 점도 아쉽다. 시간이 지나면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지만 서울신문은 4월 28일자 1면 데스크칼럼 (4월 우리는, 팽목항에 열여덟살들을 두고 왔다)에서 ‘진실의 반대말은 거짓이 아닌 망각’이라고 하며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 만큼 지속적인 보도를 해야 했다. 대표적으로 중앙일보, 한겨레신문 등 다른 언론도 다양한 형식의 시리즈물을 지속 게재하며 지금도 세월호 보도를 이어나가고 있다. ‘선택과 집중’. 적은 인원으로 신문을 만드는 우리에겐 꼭 필요한 일이지만 우리 신문은 언젠가부터 메가톤급 이슈가 터졌을 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우리와 비슷한 편집국 인원을 가진 매체들이 싸움닭처럼 이슈를 물어뜯는 모습을 보면 ‘인력이 부족하다’는 말은 되풀이되는 핑계에 불과할지 모른다. 당장 단독보도보다 중요한 것은 무너진 시스템을 다시 세우는 일이다. 이번 세월호 보도를 계기로 서울신문 편집국의 보도 시스템을 전방위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지구촌 최대 스포츠 축제, 준비 없이 맞은 체육면 지난 18일 브라질 월드컵 첫 경기를 치른 우리 대표팀은 짜릿한 선제골로 승점 1점을 챙겼다. 그러나 서울신문은 다음날 있었던 월드컵 지면 싸움에서 참담하게 패배했다. 서울신문 체육면은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에 아무런 대비 없이 임했다. 19일자 지면은 서울신문 체육면의 패배를 종합적으로 보여줬다. 내용은 사전에 이근호, 한국영 등 주목할 만한 선수를 취재하고 결과가 나온 뒤 이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을 소개한 타지에 밀렸고 그래픽도 뒤쳐졌다. 조선일보 등이 이근호의 과거 경력, 어릴 적 사진, 어머니 인터뷰 등 풍성한 취재 결과를 바탕으로 재미있는 지면을 꾸린 이날 서울신문은 경기 전·후의 선수들 멘트, 득점 상황 등 경기를 지켜본 독자들이 이미 알고 있거나 하루 전 인터넷 등을 통해 확인했을 법한 내용들 위주로 지면을 꾸렸다. 부실한 그래픽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스포츠면은 ‘보는 지면’이다. 복잡한 경기 내용이나 기술적인 부분을 시각화 해서 독자에게 쉽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날 서울신문 그래픽은 내용도 연합뉴스 그래픽을 벗어나지 못했고 디자인도 타지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타지에 나온 ‘숫자로 본 한국 대 러시아, 알제리 대 벨기에’ 등 흥미 있는 그래픽 거리를 찾아 내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았고, 비슷한 내용이라도 더 보기 좋고 고급스럽게 표현하지도 않았다. 스포츠면의 만성적 부실의 1차 책임은 해당부서에 있다. 경쟁사들은 월드컵 개막 전부터 다양한 기획과 특집 등을 준비했지만 서울신문은 준비도 성의도 없이 월드컵을 맞았다. 해당 부서장은 러시아전이 있었던 18일 앞뒤로 휴가를 갔다. 연합뉴스나 심지어 타사의 것을 베낀 서울신문 그래픽은 중앙일보 등의 ‘와이드 블록버스터급’ 그래픽 앞에서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한 편집국 구성원은 체육부와 편집부의 소통 부재, 비주얼뉴스팀의 적극성 부족도 큰 문제로 꼽았다. 그는 “사전에 면을 어떻게 배치하고 어떤 박스가 나오는지 등에 관한 소통이 없었고 편집기자도 그냥 출근해서 지면배정 보고 사진 뒤적이다 한 면을 짜면 끝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편집국 기자는 “우리 신문은 그래픽 자체도 거의 없는 데다가 간혹 보이는 것도 타사에 비해 초라하고 성의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스포츠면의 이 같은 문제는 월드컵 기간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공보위는 이 전에도 기획기사나 현장 기사, 창의적인 시각요소 없이 경기 결과만 담아내기 급급한 스포츠면을 비판하는 소식지를 준비했다가, 세월호 참사 때문에 싣지 못했다. 독자는 더이상 이런 지면에 시간과 노력을 주지 않는다는 냉정한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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