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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민실위보고서] 세월호 참사 1주기, MBC시사교양의 침묵 (150420)
 작성자 :  2015-04-20 13:44:51   조회: 7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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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4월이다. 꽃보라가 흩날리고 목련이 피어서 등불로 돋아나고, 여자들도 피어서 웃음소리가 공원에 가득하다...지난해 4월 꽃보라 날리고 천지간에 생명의 함성이 퍼질 적에 갑자기 바다에 빠진 큰 배와 거기서 죽은 생명들을 기어코 기억하고 또 말하는 것은 나의 언설로 여론에 영향을 미치려는 허영심 때문이 아니라 내가 아직도 살아 있기 때문이다. 나는 단지, 겨우 쓴다.” (김훈, 2015) 그렇다. 우리가 형식적이나마 1년이 지난 이 참사를 기억하려는 것은 죽은 이들이 살아남은 이들과 다르지 않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이 가여운 생명들의 죽음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세월호 참사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304명의 희생자, 그 중 9명의 실종자는 아직 바다 속에 있고, 참사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 출범한 진상조사위원회는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원인이라고 지목받은 관피아, 부정부패, 정부와 이해집단의 안전불감증이 제대로 개혁되고 있는지 많은 시민들은 우려하고 있다. 300명이 넘는 승객의 목숨을 지켜주지 못한 국가와 정부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극복하고 참사 이후가 결코 이전과 같지 않아야 한다는 명제는 정치적 논란과 무관하게 우리 사회의 당위로서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다. 그래서였을 것이다. 참사 1주기인 4월 16일에는 모든 프로야구 선수들은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꽂고 게임에 임했고 이 행동은 야구팬들이나 시민들에게 특별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4월 16일 전후로 편성 제작된 MBC 시사교양-다큐멘터리 프로그램들은 언론사로서의 사회적 의무를 방기한 듯한 행태를 보였다. 다른 공영방송과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였고 일부 종편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방식보다도 못했다. “세월호 참사”라는 엄연히 존재하는 사건을 사회적으로 완전히 배제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세월호 참사 1주년 다큐멘터리 제작 전무(全無) 세월호 참사 1주기 당일이었던 2015년 4월 16일, MBC에서는 한 편의 다큐멘터리가 방영되었다. 제목은 <기적의 조건>이었다. 그런데 제목 밑에 조그맣게 ‘스페셜’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도대체 무슨 의미의 스페셜이었던 것일까? 그것은 <무한도전 스페셜>, <진짜사나이 스페셜>처럼 재방송 프로그램을 의미하는 ‘스페셜’이었다. 그렇다면 <기적의 조건 스페셜>은 언제 방영된 프로그램이었던 것일까. 바로 1년 전인 2014년 5월 <기적의 조건>이라는 프로그램을 다시 재방송한 것이었다. 스웨덴에서 침몰한 에스토니아 호 사건과 기차 전복 사건 등을 통해 선진국의 정부와 시민사회가 재난에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살펴보는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외국의 사례만 소개되었을 뿐, 이 사례들이 세월호 참사를 일으킨 한국의 시스템과 어떻게 다른지 시청자에게 알려주는 단 하나의 분석도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그런 프로그램이 1년이 지난 뒤 세월호 참사 당일 다시 재방송되었던 것이다. 1년 전 프로그램, 그것도 세월호의 “세”자는 단 한 글자도 등장하지 않은 채 단순히 외국의 재난 대처 사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재방영하는 것 말고 세월호 참사 관련 다큐멘터리는 MBC에서 전무(全無)했다. 단 하나의 프로그램도 기획, 제작되지 않은 것이다. 이 현실이 교양제작국이 해체된 지 6개월, 세월호 참사 1주기에 맞이한 MBC의 민낯이었다. 세월호 1주기 주간, 과연 무엇을 다루었나? 4월 13일 월요일 밤 에서는 “거리의 피아노”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되었다. 외주제작의 형태였으며, 1년여의 제작기간을 거쳤다고 한다. 피아노 한 대를 거리에 놓고 피아노에 얽힌 사람들의 사연을 듣는 내용이었다. 4월 14일 화요일 에서는 “보험사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소비자를 울리는 보험회사의 횡포를 다루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평일 밤에 방영되는 <리얼스토리 – 눈>은 세월호 참사 1주년 당일인 4월 16일 “10년 만에 검거 : 신출귀몰 무속인 사기꾼”이 방영되었다. 프로그램 아이템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좋은 아이템이라 할지라도 시의적인 적절성은 분명 존재한다. 세 프로그램의 아이템들이 굳이 세월호 1주기인 4월 16일 즈음에 맞추어 방영되어야 할 이유를 시의적으로 찾을 수 없다.' 다른 방송사의 경우를 살펴보자. 공영방송 KBS가 가장 공을 들였다. KBS 2의 <추적 60분>은 4월 11일 토요일 “세월호 실종자 가족의 잃어버린 1년”을 다루었고, 4월 18일과 25일 “안전기획 2부작”을 특집으로 다루고 있다. 세월호 특집 다큐멘터리는 4월 15일과 16일 양일에 걸쳐 2부작으로 다루면서 참사 이후 상황에 대해 성찰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시사기획 창>에서도 세월호 참사가 남긴 것과 해결해야 할 것에 대한 심층 리포트가 방영되었다. KBS는 그 밖에도 특집 생방송과 좌담 프로그램을 한 주간 꾸준히 방영했다. SBS는 4월 16일 당일 특집다큐 <망각의 시간, 기억의 시간>을 방영했다. 지난해 11월 세월호 수색 작업이 종료되었을 때 방영된, 유가족들의 아픔을 다룬 다큐멘터리였다. 4월 15일 <뉴스토리>에서는 구조작업 이후 민간 잠수사들의 애환을 다룬 프로그램이 한 꼭지 방영되었고, 4월 17일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2015년 4월 현재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9명의 실종자와 그 가족의 삶을 심층적으로 조명했다. SBS의 경우 지난해 <그것이 알고 싶다>가 초기 세월호 수색 과정에 대한 심층 취재로 크게 주목받은 것에 비해서는 세월호 관련 기획물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JTBC 예능 프로그램인 <썰전>에서는 세월호 참사 관련 여러 현안들에 대해 여론조사까지 동원해 30여 분 동안 심도 있게 다루었다. 교양국 해체가 낳은 논의 구조의 실종 교양국 해체 이후 6개월, 이번 세월호 1주기에 즈음한 시사교양-다큐멘터리 부문의 기획력과 판단력은 무엇이었나? 시사제작국과 콘텐츠제작국의 PD들에 의하면 세월호 1주기를 맞이해 그 어떤 논의도 없었다고 전해진다. 이런 상황은 무엇 때문일까? 지난해 회사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주일이 지난 후부터 세월호 관련 아이템이 시사-다큐 프로그램으로 방영되는 것에 알레르기적인 반응을 보였다. 에서는 침몰 초기 단 일주일의 취재와 방송을 끝으로 세월호 관련 취재는 불허되었다. 의 경우 국장의 제작 지시 이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제작이 번복되는 과정을 거쳤다. 결국 100일 만에 한 편의 다큐멘터리가 방영되었지만 담당자가 교체되는 수난을 거쳤다. 현재 편성제작본부장과 콘텐츠제작국장은 당시 각 프로그램의 책임자였다.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일선 PD들의 자기검열일 수도 있고, 프로그램 기획자들의 의도적 회피일 수도 있다. 문제는 MBC 교양장르에서 ‘세월호’라는 거대 사건은 마치 성역처럼 논의조차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시사교양국에 이어 교양제작국을 해체시킨 회사의 저의가 무엇인지 증명하는 하나의 사건이다. 4월 16일 경기를 하는 프로야구 모든 선수들이 노란 리본을 달아도 관중들이나 시청자들에게 당연했던 것은 그 행동이 그 날에 대한 보편타당한 태도(attitude)로 보였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1주기, 공영방송 MBC의 시사교양-다큐멘터리가 취해야 할 당연한 태도는 과연 무엇이어야 하는가? 이런 식의 편성과 방송이 국민의 재산을 사용하고 있는 공기(公器)로서의 태도란 말인가? 이것이 교양국 해체의 목적이었단 말인가? 4월 16일,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 팽목항을 방문했다. 팽목항 현지에 설치돼 있는 분향소를 찾아 헌화와 분향을 하고,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런 장면은 없었다. 박 대통령의 방문 계획을 알게 된 유가족들이 분향소를 폐쇄하고 팽목항에서 철수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방파제 앞에서 대국민 담화문을 읽었고, 20여 분 만에 상경했다. 세월호 참사 1년, 유가족과 대통령 사이, 깊은 불신과 갈등을 보여주는 상징적 모습이었다. SBS는 대통령의 팽목항 방문 기사의 절반가량을 이 내용으로 채웠다. KBS는 대통령 방문 기사에서 “유족과의 만남이 이뤄지지 못했고 현장에서 일부 항의도 있었다” 고 보도한 뒤, ‘등돌린 정부•유족, 합동추모식 취소’ 꼭지에서 ‘유족 면담 불발’을 한 번 더 언급했다. 다음날 조간도 1면 기사와 사설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다뤘다. 시각은 조금씩 달랐다. 그러나 대통령의 방문 소식에 유족들이 팽목항을 떠났다는 사실 자체가 참사 1년이 지나도록 치유되지 않은 아픔과 갈등을 보여줬다는 데 이견은 없었다. 우리 보도는 어땠을까? 4월 16일, ‘대통령 팽목항 방문’ 관련 뉴스데스크 보도를 보자. “먼저 분향소를 찾아가 실종자 9명의 사진 속 얼굴을 일일이 바라봤고,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임시숙소도 살펴봤습니다.”, “노란 리본이 가득한 방파제에서 박 대통령은 대국민 발표문을 통해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등의 묘사만 있을 뿐, 대통령이 찾았다는 분향소는 당시 폐쇄돼 있었고, 유가족들이 대통령 방문에 항의해 팽목항에서 철수했다는 내용은 기사 어디에도 없다. 일부 시민들의 현장 항의가 빠진 건 물론이다. 다만, 뉴스데스크는 첫 번째 꼭지였던 ‘전국 추모 물결’ 마지막 부분에 ‘분향소 폐쇄’를 짧게 언급했다. 하지만,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안에 대한 항의 표시’라고만 언급했을 뿐, 여기서도 ‘대통령 방문에 대한 항의’란 내용은 빠져 있다. 결국, 뉴스데스크만 보면 유족들의 분향소 폐쇄와 대통령의 방문은 연결되지 않는다. 세월호 1주기를 맞아 대통령은 팽목항에서 평온히 대국민 발표를 하고 돌아온 것으로 읽힐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 같은 보도가 단순한 실수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1주기, 대통령이 팽목항을 방문했다면, 분향과 헌화는 어떻게 진행됐고, 유가족들은 대통령을 어떻게 맞이했는지 관련 내용을 해당 리포트에서 전달하는 것이 상식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 꼭지에 이완구 총리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조문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논리적으로도 시청자들이 궁금할 내용이다.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 움직임은 가리려 했던 것인지, 대통령 동정 보도에 비판은 싣지 않아 왔던 보도 관행이 작용된 것인지, 아니면 꼭지 배분 과정에서 조율이 안 된 것인지, 그 어떤 이유이든 문제는 심각하다. 이와 관련해 민실위는 보도 경위를 묻기 위해 정치부와 뉴스데스크 편집부 관계자에게 문자를 보내고,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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