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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방송 파업은 정당, 공정방송은 기본적인 근론조건"
 2015-06-26 14:54:48   조회: 3568   
 첨부 : (언론노조)파업 토론회 자료집.hwp (1310720 Byte) 
<토론회> “공정방송 파업은 정당, 공정방송은 기본적인 근로조건” - KBS, MBC 파업 판결의 의미와 의의 - ■ 일시 : 2015년 6월 26일 (금) 오전 10:00~12:00 ■ 장소 : 국회도서관 소회의실 주 최 국회의원 배재정, 한국언론정보학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언론위원회), 전국언론노동조합 □ 프로그램 안내 축사 : 우상호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 미방위 간사 배재정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 유선영 한국언론정보학회장 김환균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진행사회 : 이종임 박사/한국언론정보학회 총무이사 사회 : 이강혁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언론위원장 발제 : 신인수 변호사(KBS MBC 노동조합 소송 대리) 토론 : 도재형 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성우 우송대 방송미디어학부 교수 정영하 언론노조 MBC본부 전 본부장 김성일 언론노조 KBS본부 사무처장 □ 자료집 순서 [발제문] 공정방송과 노동3권 4 신 인 수 (변호사, 법무법인 소헌) [토론문] 공정방송 파업과 기본적인 근로조건 : 공영방송의 공정성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32 박성우 (우송대학교 방송미디어학부 교수) [토론문] 당연한 명제를 향한 지난한 투쟁! 35 정영하 mbc 전 본부장 [토론문] 공정방송을 위한 파업은 정당하다! 39 김성일 언론노조 KBS본부 사무처장 [토론문] 도재형 이화여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41 [발제문] 공정방송과 노동3권 신 인 수 (변호사, 법무법인 소헌) 1. 서 론 2014년과 2015년 법원은 2012년 MBC∙KBS 파업과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판결들을 잇따라 내렸습니다. 이하에서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위 판결들의 내용과 의미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첫째, 2012년 MBC∙KBS 파업의 경과와 관련 판결의 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둘째, 파업 관련 법원 판결의 일반적 흐름을 비판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셋째, 2012년 MBC 파업 관련 판결의 주요 쟁점과 판단을 살펴봄으로써 위 판결들이 좁게는 언론 노동자, 넓게는 노동3권의 확장에 미친 긍정적 효과를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2. 사건의 개요 가. 2012년 MBC∙KBS 파업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2012년 1월 30일부터 같은 해 7월 17일까지 파업을 하였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2012년 3월 6일부터 같은 해 6월 8일까지 파업을 하였습니다. 나. 사측과 검찰의 대응 (1) MBC 사측은 2012년 파업에 대하여 ① 정영하(본부장), 강지웅(사무처장), 이용마(홍보국장), 박성호(기자회장), 최승호, 박성제 이상 6명을 해고, 38명에게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하였고, ② MBC본부와 정영하 본부장 등 조합 임원 16명을 상대로 195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습니다. ③ 또한 정영하 외 4명의 조합 임원을 업무방해죄로 고소하였습니다. 검찰은 사측의 고소를 받아들여 이들을 업무방해죄로 2회에 걸쳐 구속영장을 청구하였으나 모두 기각된 후, 불구속 상태로 기소하였습니다. (2) KBS 사측은 김현석 본부장 외 2명을 업무방해죄로 고소하였고, 검찰은 사측의 고소를 받아들여 이들을 기소하였습니다. 다. 법원의 판단 (1) 법원은 1심과 2심 모두 2012년 MBC 파업은 공정방송 회복을 위한 정당한 쟁의행위라고 판시하면서 ① 사측의 징계는 모두 무효이고, ② 사측의 195억 손해배상청구를 모두 기각하였습니다. ③ 또한 업무방해죄도 모두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이상 내역을 간단히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012년 MBC 파업 관련 소송개요] 1. 정영하 외 43 해고무효확인 : 전부 인용 - 1심 서울남부지법 2014. 1. 17. 선고 2012가합16200 판결 - 2심 서울고등법원 2015. 4. 29. 선고 2014나11910 판결 2. 사측의 195억 손해배상청구 : 전부 기각 - 1심 서울남부지법 2014. 1. 23. 선고 2012가합3891 판결 - 2심 서울고등법원 2015. 6. 12. 선고 2014나10931 판결 3. 정영하 외 4 업무방해 : 모두 무죄 - 1심 서울남부지법 2014. 5. 27. 선고 2014고합9 판결 - 2심 서울고등법원 2015. 5. 7. 선고 2014노1664 판결 특기할 점은 정영하 외 4 업무방해 형사사건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되었고, 평결에 참여한 배심원 7명 중 6명이 무죄, 1명이 유죄 의견을 냈습니다. (2) 법원은 김현석 외 2 업무방해 사건에서 1심과 2심 모두 2012년 KBS 파업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1심 서울남부지법 2014. 6. 19. 선고 2013고단2882 판결, 2심 서울남부지법 2015. 4. 6. 선고 2014노1089 판결). 3. 노동3권 관련 판례의 흐름 가. 경영권 ☞ 신성불가침의 권리, 노동3권에 우선 대한민국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하여 노동3권을 헌법상 기본권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우리처럼 노동3권을 헌법상 기본권으로 인정한 나라는 흔치 않습니다. 반면, 헌법 130개 조문을 아무리 살펴보더라도 ‘경영권’이란 단어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헌법에 없는 ‘경영권’을 창조한 다음, 노동3권에 우선하는 사실상 신성불가침한 권리로 승격시키고 있습니다. 현재도 원용되는 대표적인 판결을 예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2도7225 판결). 경영권과 노동3권이 서로 충돌하는 경우 이를 조화시키는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는 기업의 경제상의 창의와 투자의욕을 훼손시키지 않고 오히려 이를 증진시키며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함을 유의하여야 한다. 왜냐하면 기업이 쇠퇴하고 투자가 줄어들면 근로의 기회가 감소되고 실업이 증가하게 되는 반면, 기업이 잘 되고 새로운 투자가 일어나면 근로자의 지위도 향상되고 새로운 고용도 창출되어 결과적으로 기업과 근로자가 다 함께 승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추상적인 이론에만 의존하여서는 아니되고 시대의 현실을 잘 살펴 그 현실에 적합한 해결책이 모색되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 서서 오늘의 우리 나라가 처하고 있는 경제현실과 오늘의 우리 나라 노동쟁의의 현장에서 드러나는 여러 가지 문제점 등을 참작하면, 구조조정이나 합병 등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경영주체의 경영상 조치에 대하여는 원칙적으로 노동쟁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해석하여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촉진시키는 것이 옳다. 물론 이렇게 해석할 경우 우선은 그 기업에 소속된 근로자들의 노동3권이 제한되는 것은 사실이나 이는 과도기적인 현상에 불과하고, 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고 투자가 일어나면 더 많은 고용이 창출되고 근로자의 지위가 향상될 수 있으므로 거시적으로 보면 이러한 해석이 오히려 전체 근로자들에게 이익이 되고 국가경제를 발전시키는 길이 된다. 굳건히 이어져 오고 있는 위 대법원 판례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비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첫째, 정체불명의 ‘경영권’이 헌법에 명시된 ‘노동3권’에 절대적으로 우선하고 있습니다. 둘째, 경영권이 노동3권보다 우선시될 규범적 근거가 없습니다. 경영권은 경제적 기본권이고, 노동3권은 생존권적 기본권입니다. 기본권 충돌시 생존권적 기본권이 경제적 기본권에 우선한다는 것은 상식이자 헌법해석의 일반 원칙입니다. 경제적 기본권 중 유독 경영권이 생존권인 노동 3권에 우선한다는 규범적 근거가 없습니다. 헌법재판소의 규범조화적 해석원칙(기본권 충돌시 어느 하나를 절대적으로 우선시하는 것이 아니라, 충돌하는 두 기본권을 조금씩 양보하도록 하여 양자가 모두 실현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야 한다는 헌법 해석 원칙)에 의하더라도 경영권을 절대적으로 우선시하는 대법원의 해석은 설 자리가 없습니다. 대법원조차 후술하는 ‘경제적(사실상) 근거’를 제시하고 있을 뿐, 규범적 근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셋째, 기업이 잘 되고 새로운 투자가 일어나면 근로자의 지위도 향상되고 새로운 고용도 창출되어 결과적으로 기업과 근로자가 다 함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폐기된 독자적 논거입니다. 지난 10년간 대한민국은 기업하기는 좋은 나라였지만 노동하기는 쉽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2005년 흥국생명, 2008년 콜트악기가 그랬고, 2009년 파카한일유압, 동서공업, 쌍용자동차가 그러했으며, 2011년 한진중공업, 2012년 3월 K2가 그러했습니다. 넷째, 경제학적으로도 대기업 및 부유층의 소득이 증대되면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 경기가 부양된다는 이른바 낙수효과[落水效果, trickle down effect]는 가설에 불과하다는 것이 판명되었습니다. 당장 지난 6월 15일 IMF조차 이른바 ‘낙수효과’는 완전히 틀린 가설이라는 견해를 내놓았습니다. 다섯째, 지난 10년간 거시지표는 대기업 성장과 고용증진은 특별한 함수관계를 갖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의 해석을 뒷받침하는 실증적 지표는 존재하지 않고, 대법원이 제시한 바도 없습니다. 이상과 같이 규범적·실증적·경제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가공의 논거에 기해 신성불가침의 반열에 들어선 경영권은 노동3권에 절대적으로 우선하고 있고, 이는 여전히 대법원의 유효한 해석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 나. 정리해고 ☞ 경영주체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 근로자와 상관 없음!!! 정리해고는 경영주체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이를 반대하는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은 확립된 대법원 판례의 입장입니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1030 판결 등 참조). 정리해고나 사업조직의 통폐합 등 기업의 구조조정의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이는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그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쟁의행위에 나아간다면, 비록 그 실시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고 하더라도 그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 근로자와 노동조합은 근로조건의 유지·향상을 위하여 단체교섭을 하고 쟁의행위를 합니다. ‘근로조건의 유지·개선을 위하여 단체교섭 및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는 헌법상 대원칙이자 노조법의 기본정신입니다. 그런데 ‘정리해고’는 수 백명이 직장을 잃는 것입니다. 직장이 있어야만 근로조건이 존재할 수 있으므로 정리해고 문제는 근로조건의 존립 자체를 결정짓는 중대 사안입니다. 근로조건을 유지·개선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근로조건의 토대를 지키려는 것은 정당성이 없다는 대법원의 결론은 규범적·논리적으로 좀처럼 수긍하기 어렵습니다. “정리해고 실시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고 하더라도 그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시는 그 자체로 모순입니다.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의 변경이 수반되는 사항, 즉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가 노동쟁의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비폭력적 실력행사가 정당한 쟁의행위이기 때문입니다(노조법 제2조 제5호, 제6호). 노조법 제2조 (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5. “노동쟁의”라 함은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간에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를 말한다. ···(이하 중략)··· 6. “쟁의행위”라 함은 파업·태업·직장폐쇄 기타 노동관계 당사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행하는 행위와 이에 대항하는 행위로서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경험적·실증적으로도 그렇습니다.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 이후 벌써 26명이 산화했습니다. 26명이 목숨을 잃고, 단순히 직장을 잃는 차원을 넘어 가족과 생계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고,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골리앗으로 올라가는 것이 근로조건과 상관없다면 도대체 무엇이 근로조건인지 확정할 방법이 없습니다. 다. 쟁의행위 ☞ 전원합의체 판결의 일보 진전, 그러나 길은 여전히 남아 있음 (1) 찜질방과 전원합의체 판결 2011년 3월 17일 대법원은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전원합의체 판결을 내립니다. 널리 알려진 판례지만 그 요지를 부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쟁의행위로서의 파업(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호)도, 단순히 근로계약에 따른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부작위에 그치지 아니하고 이를 넘어서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여 근로자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이므로,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근로자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 등의 공익상의 이유로 제한될 수 있고 그 권리의 행사가 정당한 것이어야 한다는 내재적 한계가 있어 절대적인 권리는 아니지만, 원칙적으로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헌법 제33조 제1항). 그러므로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그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즉, 대법원은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무조건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에 해당한다’는 종전의 견해를 변경하여 파업이 ①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전격성) → ②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막대한 손해) → ③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사업계속 자유의사 제압∙혼란)에 비로소 그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분명 진일보한 판결이고, 의미 있는 판결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전원합의체 판결이었지만 피고인의 상고가 기각되었다는 점입니다. 2006년 3월 파업 당시 철도노조 위원장으로 파업을 주도했다가 49일간 구속되기도 했던 피고인은 다름아닌 종전 민주노총 위원장 김영훈입니다. 당시 김영훈 위원장은 파업을 선언하면서 지역별로 산개투쟁을 하달합니다. 한 곳에 모여 있으면 한꺼번에 잡혀가니 지역별로 숨으라고 한 것입니다. 전남 지역 철도 조합원들 중 일부는 단체로 순천에 있는 찜질방에 갔습니다. 기막힌 일은 그 다음에 벌어졌습니다. 찜질방에 간 철도 조합원들을 연행하기 위해 경찰이 찜질방을 포위한 것입니다. 철도 근로자 1명이 무단결근하고 찜질방에 가는 것은 징계사유에 불과하지만, 단체로 파업하고 찜질방에 가는 것은 경찰이 포위할 정도로 중대범죄가 된 것입니다. 전원합의체 판결이 있었지만 피고인 김영훈의 상고는 기각되었고, 위 사진의 찜질방에 있던 조합원들도 기소되었다면 역시 유죄가 확정되었을 것입니다. 이들의 범죄사실은 아마도 ‘파업에 참가해서 단체로 전남 순천에 있는 찜질방에 감으로써 철도공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내용일 것입니다. 전원합의체 판결에도 불구하고 이런 웃지못할 해프닝은 여전히 발생하고,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2) 문제제기 ① : 강제노동금지원칙 위반 전원합의체 판결은 ‘파업이 작위라는 것인지, 부작위라는 것인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다시 한번 해당 판시부분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쟁의행위로서의 파업(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제6호)도, 단순히 근로계약에 따른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부작위에 그치지 아니하고 ② 이를 넘어서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여 근로자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이므로,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대법원도 일단 파업이 근로계약에 따른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부작위에 해당한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위 ① 부분). 다만,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여 주장을 관철하려는 ‘의사’와 ‘실력행사’라는 점을 고려해서 단순한 부작위로 볼 수는 없고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위 ② 부분). 작위와 부작위의 구별은 본질적으로 규범적 판단 이전에 존재론적·물리적으로 구별되는 것이지 규범해석의 영역이 아닙니다. 행위론은 규범적 영역에 속하지만 작위와 부작위는 물리적 거동의 존부에 따라 존재론적·물리적으로 판단되는 영역에 속합니다. 따라서 부작위범이 아무리 나뿐 ‘의사’를 가졌더라도, ‘실력행사’를 통해 상대방에게 해악을 끼칠 의도였더라도 부작위는 여전히 부작위고, 작위로 전환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은 작위범이므로 소극적 노무제공거부라는 부작위로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시키려면 보증인의무, 즉 ‘노무제공의무’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헌법은 ‘법률’과 ‘적법한 절차’ 이외의 강제노역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근로계약’으로 노무제공의무를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헌법 제12조 제1항). 전원합의체 판결이 이러한 난관을 피하기 위해 선택한 것은 모르는 척, 그리고 존재론과 규범론을 뒤섞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지구는 돌듯이’ 파업, 즉 소극적 노무제공거부는 부작위고, 근로계약상 노무제공의무를 근거로 노무제공거부를 형사처벌하는 것이 헌법 제12조 제1항의 강제노역금지원칙에 반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3) 문제제기 ② : 평등의 원칙 위반 근로계약이란 근로자는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그 대가로 임금과 자본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근로자의 근로제공과 사용자의 임금∙자본제공 의무는 쌍무적 대가관계인 동시에 ‘등가관계’에 있습니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4호). 헌법상 평등원칙은 거칠게 말하면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하는 것’을 말합니다. ‘같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차별에 합리적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근로계약의 일방 당사자인 근로자가 근로제공을 거부하는 것이 사용자에 대한 업무방해라면, 역으로 타방 당사자인 사용자가 임금지급을 거부하거나 자본제공 거부, 즉 폐업/공장이전, 직장폐쇄를 하는 것은 근로자에 대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함이 타당합니다. 사용자의 경영이 업무방해죄로 보호되는 업무라면, 근로자가 계속적으로 수행하는 근로 역시 업무로 보호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쌍무적 계약관계에서 일방 당사자의 의무불이행(근로자의 노무제공거부)이 업무방해죄로 구속되고 처벌되어야 한다면, 타방 당사자의 의무불이행(사용자의 임금체불, 자본제공의무 불이행-직장폐쇄/정리해고 등)도 역시 업무방해죄로 구속하고 처벌하는 것이 정의와 형평의 이념, 그리고 헌법 제11조 평등의 원칙에 부합합니다. 그런데 파업을 하는 노동자(= 근로계약상 근로제공의무를 거부한 자)는 형법상 업무방해죄로 구속되고 처벌되지만, 정리해고와 해외로 공장이전을 하는 사용자(= 근로계약상 임금∙자본제공의무를 거부한 자)는 업무방해죄로 처벌받지 않습니다.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지만, 왜 당연한지 답을 찾거나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고, 바로 여기에 우리 노동3권의 현 주소가 있습니다. 라. 소 결 이상과 같이 2015년 현재 대한민국 노동3권의 보장 수준, 그리고 파업을 바라보는 법원 시각은 아직도 한계가 명확한 실정입니다. 4. 2012년 MBC 파업 관련 판결의 쟁점과 판단 가. 서 론 2012년 MBC 파업 관련 판결들의 핵심은 ‘2012년 MBC 파업은 정당한 쟁의행위’이므로 ① 회사가 파업 참여를 이유로 조합원들에 대하여 해고, 정직 등 징계처분을 한 것은 모두 무효이고(정영하 외 43 해고무효확인 사건), ② 사측은 파업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으며(사측의 195억 손해배상청구 모두 기각), ③ 검찰의 업무방해죄 기소는 잘못된 것으로서 무죄라는 것입니다(정영하 외 4 업무방해 무죄판결). 따라서 2012년 MBC 파업의 정당성이 승패를 가른 핵심 쟁점인데, 이러한 결론을 도출하는 데에는 몇 가지 단계와 소쟁점들이 있습니다. 이하에서는 2012년 MBC 파업의 정당성에 관한 주요 쟁점과 판단을 살펴본 후, 이를 토대로 위 판결들의 의미와 가치를 검토하고자 합니다. 해고무효 사건, 손해배상 사건 및 업무방해 사건의 1심 및 2심 판결의 주요 내용과 취지는 동일하므로 편의상 해고무효확인 2심 판결(서울고법 2015. 4. 29. 선고 2014나11910 판결)을 기초로 살펴보겠습니다. 나. 쟁점 (1) : 파업의 주된 목적이 무엇인지 (1) 당사자의 주장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목적의 당부를 판단해야 하고, 부당한 요구사항을 제외하였다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합니다(대법원 2009. 6. 23. 선고 2007두12859 판결 등 참조). 2012년 MBC 파업과 관련하여 노동조합은 ‘공정방송과 제작 자율성 회복’이 파업의 주된 목적이라고 주장한 반면, 사측은 ‘김재철 사장 퇴진’으로서 경영권에 간섭하려는 불법파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2) 법원의 판단 법원은 2012년 MBC 파업의 주된 목적은 ‘김재철 사장이라는 특정한 경영자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방송의 공정성을 보장받고자 하는 데 있고, 그러한 목적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서 방송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를 약속하고도 이를 지키지 않고 대화에도 응하지 않는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법원이 위와 같은 판단의 근거로 제시한 주요 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문화방송 노조는 2010년 하반기부터 사측과 단체협약 개정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 왔고, 김재철 사장 연임 후인 2011. 10. 7.에는 방송의 공정성을 실효성 있게 보장하기 위한 공정방송협의회 제도 등을 담은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등 사측과 단체교섭을 해왔습니다. 둘째, 그러나 사측은 2011년 이후 문화방송 노조의 공정방송협의회 정례회의 및 임시회의 개최요구를 공정방송협의회에서 논의될 안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파업 등을 이유로 거부하였습니다. 법원은 사측의 이러한 공방협 소집요청 거부는 공정방송협의회 규정 위반으로 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셋째, 김재철 사장은 2011. 11. 3. 개최된 공방협에 출석하여 추후 유사한 사태가 재발할 경우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라는 정도로 강력하게 재발 방지를 약속하였습니다. 그러나 이후 한미 FTA 시위보도 등과 같은 불공정 보도 문제 등의 분쟁이 재발되자 공방협 출석을 거부했습니다. 넷째, 문화방송 노조는 파업기간 중 ‘제대로 뉴스데스크’, ‘파워업 피디수첩’ 등의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인터넷을 통해 배포하였는데, 법원은 이는 기존의 ‘뉴스데스크’, ‘피디수첩’이 사회에 대한 비판의 메시지를 담는데 실패하고, 특정 가치에 부합하는 내용의 방송만을 한 데 대한 반성 및 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였습니다. (3) 평가와 핵심 이상과 같이 법원은 추상적 구호를 기준으로 파업의 주된 목적을 판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즉, 사실을 토대로 2011년부터 2012년 파업 이전까지 MBC의 단체교섭과 단체협약 체결 경위, 공정방송협의회 규정의 의미와 파행 원인, 파업 이후 노동조합의 공정방송을 위한 노력(제대로 뉴스데스크, 파워업 피디수첩)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해 파업의 주된 목적이 ‘공정방송’에 있다고 판단하였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다. 쟁점 (2) : 공정방송 요구가 쟁의행위의 정당한 목적이 될 수 있는지 (1) 당사자의 주장 노동조합은 공정방송과 제작 자율성은 MBC 구성원들의 근로조건의 토대를 형성하는 기본적인 근로조건이라고 주장한 반면, 사측은 공정방송은 추상적 구호인 동시에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으로 파업 목적이 될 수 없다고 대립하였습니다. 이 부분은 핵심쟁점인 동시에 2012년 MBC 판결의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볼 수 있습니다. (2) 법원의 판단 결론부터 말하면 법원은 공정방송 요구가 쟁의행위의 정당한 목적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즉, 법원은 ‘MBC 사측은 방송법 등의 관계법령 및 단체협약에 의하여 인정된 공정방송 의무를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구성원인 근로자의 구체적인 근로환경 또는 근로조건을 악화시켰다 할 것이므로, MBC 구성원들은 그 시정을 구하기 위한 쟁의행위에 나아갈 수 있다.’고 명확히 판시하였습니다. 법원이 이러한 결론을 도출하게 된 논거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공정방송은 방송법 등 관계법령과 MBC 단체협약으로 보장된 MBC 구성원들의 중요한 권리라는 것입니다. 둘째, 2011년부터 파업 이전까지 MBC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일련의 공정방송 훼손으로 MBC 구성원들의 근로조건이 실제로 침해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를 분설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3) 공정방송 관련 법적 규율 및 단체협약의 내용 공정방송 관련 방송법 및 MBC 단체협약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방송법상 관련 규정 먼저 방송법 제4조는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은 보장되고(제1항),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하여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제2항)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방송법 제4조 제3항은 “종합편성 또는 보도에 관한 전문편성을 행하는 방송사업자는 방송프로그램제작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취재 및 제작 종사자의 의견을 들어 방송편성규약을 제정하고 이를 공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제정된 MBC 방송편성규약은 아래와 같이 ‘외부는 물론 방송조직 내의 부당한 간섭과 방송 종사자의 사적 이익으로부터 방송의 독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MBC 방송편성규약] 제5조 (방송의 독립성 보장) 1. 문화방송의 모든 구성원은 외부의 정치, 경제, 사회적 이익집단은 물론 방송조직 내의 부당한 간섭과 방송 종사자의 사적 이익으로부터도 방송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제7조 (방송제작자의 권리) 1. 방송제작자는 방송물 제작에 임하여 양심에 따라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를 갖는다. 2. 방송제작자는 회사의 편성∙보도∙제작상의 의사 결정과 관련하여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회사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이를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 6. 방송제작자는 사회적 정의와 진실에 근거한 사실의 은폐나 삭제를 강요받지 아니한다. 제19조 (방송편성규약 등의 준수) 1. 방송편성규약과 방송강령 및 프로그램 제작준칙은 회사의 구성원 모두가 준수해야 하며, 사규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또한 방송법 제6조는 방송에 의한 보도는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하고(제1항), 방송은 상대적으로 소수이거나 이익추구의 실현에 불리한 집단이나 계층의 이익을 충실하게 반영하도록 노력하여야 하며(제5항), 방송은 정부 또는 특정 집단의 정책 등을 공표함에 있어 의견이 다른 집단에게 균등한 기회가 제공되도록 노력하여야 하고, 또한 각 정치적 이해 당사자에 관한 방송프로그램을 편성함에 있어서도 균형성이 유지되도록 하여야 한다(제9항)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② MBC 단체협약 이 사건 파업 당시 적용되던 MBC 단체협약 제20조(공정방송의 실현의무)는 “회사와 조합은 국민의 알 권리의 충족과 문화수준의 질적 향상을 위한 공정방송 실현에 최선을 다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21조(방송의 독립성 유지) 제1항은 “회사와 조합은 공정방송을 저해하는 내외의 어떠한 압력이나 간섭을 배제하고 방송의 독립을 지킨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측은 2012년 MBC 파업 이후 단체협약을 해지한 다음, 기존의 단체협약 제20조(공정방송의 실현의무), 제21조(방송의 독립성 유지)의 주체를 “회사와 조합”에서 조합을 삭제하고 “회사”로만 하자는 개정안을 제출했습니다. 사측 주장대로 단체협약상 공정방송 관련 규정들이 선언적 의미에 불과하다면, 굳이 위와 같은 개정안을 낼 이유가 없습니다. 따라서 사측의 단체협약 개정안 제출은 기존 단체협약의 공정방송 관련 규정이 실효성 있는 규범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고, 이는 재판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실증적 논거 중 하나였습니다. ③ 공정방송협의회 운영규정 단체협약 제23조(공정방송 실현을 위한 제도적 장치), 제24조(공정방송협의회)는 공정방송 실현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 공정방송협의회를 두었고, 이에 터잡아 공정방송협의회 운영규정이 제정되었습니다. 공정방송협의회 운영규정에서 공방협은 노사 간 이견이 없을 경우 회사대표와 지부대표를 포함하여 노사 각 5인 이내의 동수로 구성하고(제2조), 정례회는 보도부문과 편성/제작 부문으로 나누어 월 1회, 임시 회의는 공정방송과 관련된 긴급사항이 발생했을 경우 회사 또는 조합의 요청에 따라 사전협의에 의해 개최한다(제3조)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공정방송협의회 운영규정에서 방송강령 또는 방송제작가이드라인을 현저하게 위반한 사례로 판명되거나 공방협의 합의사항을 이행치 않을 경우 관련자의 문책을 요구할 수 있고(제9조), 공방협은 참석 과반수의 찬성으로 문책대상자의 보직변경을 요구하고, 사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존중하며(제10조 제2항), 3개월 이내 보직변경 건으로 재차 공방협에 회부되어 가부동수가 되었을 경우 사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를 수용한다(제10조 제3항)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④ 소 결 이상과 같이 방송법 등 관련 규정은 민주적 기본질서의 유지와 발전에 필수적인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올바른 여론의 형성을 위하여 방송에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할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하여 구체적으로 방송 사업자에게 방송편성규약을 제정∙공표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법적 규율은 언론의 자유 및 민주적 기본질서의 유지∙실현이라는 헌법적 가치이자 권리를 방송의 영역에서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서 단순히 권리를 부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방송을 실현할 의무’ 또한 부과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언론의 자유 및 민주적 기본질서의 유지∙실현이라는 헌법적 가치와 이를 구현하기 위해 방송법 등에서 방송사업자에게 부여된 방송의 자유와 책임은 극소수 경영진 뿐만 아니라 방송 종사자, 즉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구성하고, 제작하는 언론 노동자들에 의해 실현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정방송의 의무는 방송법 등 관계법규 및 MBC 단체협약에 의하여 노사 양측에 요구되는 의무임과 동시에 근로관계의 기초를 형성하는 원칙으로서 사용자가 노조법 제30조에 따라 단체교섭의 의무를 지는 사항, 즉 이른바 의무적 교섭사항이라고 할 것입니다. 2012년 파업 당시 적용된 MBC 단체협약이 공정방송 관련 규정들을 둔 것은 위와 같은 의무적 교섭에 기초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2012년 MBC 파업 관련 판결은 1심, 2심 모두 노동조합의 위와 같은 주장을 받아들였는데 관련 판시 내용을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4나11910 해고무효확인 판결 49쪽] 위와 같은 법적 규율은 언론의 자유 및 민주적 기본질서의 유지∙실현이라는 헌법적 가치이자 권리를 방송의 영역에서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서, 단순히 권리를 부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방송을 실현할 의무 또한 부여한 것이라 할 것이고, 방송법 등에서 방송사업자에게 부여된 방송의 자유는 구체적으로 피고뿐만 아니라 피고의 구성원들에 의해 실현되는 것이다. 공정방송의 의무는 방송법 등 관계법규 및 피고 단체협약에 의하여 노사 양측에 요구되는 의무임과 동시에 근로관계의 기초를 형성하는 원칙이라 할 것이어서, 방송의 공정성을 실현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의 마련과 그 준수 또한 교섭 여부가 근로관계의 자율성에 맡겨진 사항이 아니라 사용자가 노동조합법 제30조에 따라 단체교섭의 의무를 지는 사항(이른바 의무적 교섭사항)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피고의 구성원에게 방송의 공정성을 실현하기 위한 근로환경과 근로조건을 제공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고, 피고 단체협약은 피고와 피고 구성원 사이의 상호 양해 아래 위와 같은 방송의 공정성을 실현하기 위한 내부적인 장치를 두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4) 공정방송 훼손과 근로조건 침해의 상관관계 사측은 방송의 공정성이라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으로 주관적 가치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추상적으로 방송의 공정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공정한 방송의 실현이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파업에 나갈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MBC 파업은 불법 파업이라는 취지로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방송의 제작, 편성, 보도 등 구체적인 업무수행 과정에서 방송의 공정성을 실현하기 위하여 마련된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해 실제적 으로 방송 종사자들의 근로환경 내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쳤다면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고 쟁의행위에 나아가는 것은 헌법과 노조법이 규정하고 있는 근로 조건에 관한 분쟁으로 쟁의행위의 정당한 목적이 될 수 있습니다. 즉, 다음과 같은 삼단 논법에 기초해 방송의 공정성은 정당한 쟁의행위의 목적이 될 수 있습니다. [방송의 공정성 : 삼단 논법에 근거한 쟁의행위의 정당한 목적] (대전제) 헌법과 노조법에 따라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정당하게 쟁의행위, 즉 파업을 할 수 있다. (소전제) 사측이 공정방송을 훼손하여 MBC 구성원(방송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침해하였다. (결 론) 따라서 MBC 구성원들은 근로조건 향상을 위하여 파업을 할 수 있고, 그 파업은 헌법과 노조법에 근거한 정당한 쟁의행위로서 징계, 손해배상청구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예컨대 오른쪽 현대자동차 노동자에게 수면을 방해하는 심야노동이나 인격권을 침해하는 회사의 강압적 지시를 배제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조건에서 좋은 품질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작업환경이 중요한 근로조건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면, 공영방송 KBS∙MBC 구성원들에게 방송 내외의 모든 압력, 특히 소수 경영진의 압력과 횡포로부터 독립된 자유로운 제작 환경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제작 자율성 역시 중요한 근로조건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근로조건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이지, 근로조건이 침해된 장소가 ‘공장’인지, 아니면 ‘스튜디오’ 인지에 따라 파업의 정당성이 달라질 수는 없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2012년 MBC 파업의 정당성은 ① 사측이 방송법과 단체협약을 위반하여 공정방송을 훼손하였는지, ② 그로 인해 실제로 MBC 구성원들의 근로조건이 침해되었는지 여부로 압축되었고, 실제 변론의 초점도 여기에 맞춰져 치열한 법정 공방이 이루어졌습니다. 관련 사건에서 노동조합은 실체적 진실에 기초해서 2011년 MBC에서 벌어진 일들을 있는 그대로 제시하였고, 법원은 이에 근거해 MBC 구성원들의 근로조건이 침해되었다고 판단하였는데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2011년 MBC에서 벌어진 일] (1) 보도국 1. 2011년 5월 23일부터 26일까지 4개 부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기간 동안 MBC 뉴스데스크는 관련 보도(서규용 농림장관 후보자 쌀 직불금 부당 수령 의혹, 유영숙 환경장관 후보자 소망교회 거액 헌금 논란, 권도엽 국토부장관 후보자 다운계약서 논란)를 누락한 반면, SBS는 3일 연속, KBS는 이틀간 보도한 사실, 2. 2011년 6월 25일 ‘KBS 도청의혹’에 대하여 SBS는 리포트한 반면, MBC는 누락한 사실, 3. 2011년 7월 22일 보도국장이 편집부에 지시하여 ‘경찰, KBS 도청의혹 관련 한선교 의원 수사’ 기사를 삭제한 사실, 4. 2011년 7월 25일 데스크가 담당 기자가 작성한 KBS 도청 의혹 기사에 대하여 ‘사안의 민감성’을 이유로 송고제한 조치를 한 사실, 5. 2011년 9월 2일 대법원이 PD수첩 제작진에 대하여 무죄를 확정한 반면, MBC는 9월 5일 뉴스데스크 톱으로 사과방송을 한 사실, 6. 2011년 10월 10일부터 16일까지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에 관한 축소보도가 논란이 되었고, MBC기자회가 이에 항의한 사실, 7. 2011년 10월 26일 서울시장 재보선 관련 왜곡·편파보도가 논란이 되었고, 2011년 11월 3일 공방협에서 김재철 사장이 기자들과 노동조합의 문제제기에 동의한 사실, 8. 2011년 11월 22일 한미FTA 반대집회 및 반대진영 반응, 24일 물대포 진압 논란, 26일 한미FTA 반대 주말 전국 동시 집회 보도가 누락된 사실, 9. 2011년 11월 28일 기자회가 한미FTA 보도 관련 긴급 회의를 개최하고, 11월 29일부터 12월 1일까지 기수별로 비판 성명을 발표한 사실, 10. 2011년 12월 5일 LA 특파원이 특종으로 BBK 판결문을 입수하였으나, 뉴스데스크에서 보도가 누락된 사실, 11. 2011년 12월 28일 ‘김문수 경기지사, 119 전화 논란’ 보도가 누락된 사실, 12. 2012년 3월 28일 파업 중에 제작된 <제대로 뉴스데스크>에서 MBC 기자들이 4대강 사업으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이를 은폐할 목적으로 인부들이 동원된 현장을 취재하여 보도한 사실, (2) 시사교양국 13. 2011년 3월 2일 윤길용 국장이 PD수첩 제작진 11명 중 6명(김태현 CP, 홍상운 MC, 최승호 PD, 박건식 PD, 전성관 PD, 오행운 PD)을 본인 의사에 반해 다른 곳으로 전보한 사실, 14. 2011년 3월 5일 이명박 대통령 무릎기도 아이템이 누락된 사실, 15. 2011년 5월 12일 이우환 PD가 ‘용인드라미아개발단’으로, 한학수 PD가 ‘서울경인지사’로 각 전보된 사실, 16. 법원의 전보발령효력정지가처분 결정으로 이우환, 한학수 PD가 복귀한 사실, 17. 2011년 7월 15일 작가들이 임채원 PD에게 김철진 팀장이 임 PD의 책상을 뒤진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실, 18. PD들이 담당작가에게 짐을 맡긴 뒤 퇴근하고 작가들도 자리를 비울 때는 메신저를 로그아웃하거나 노트북을 잠그고 다닌 사실, 19. 2011년 7월 27일 한겨레신문이 ‘피디수첩 제작진 사찰 파문···몰래 책상까지 뒤져’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한 사실, 20. 같은 날 김철진 팀장(부장)이 한겨레신문과의 통화에서 <피디수첩> 제작진의 취재 내용을 알아보려고 살펴본 것이 맞다고 인정한 사실, 21. 7월 22일 한상대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검증 아이템이 누락된 사실, 22. 2011년 10월, 11월 한진중공업 희망버스 아이템이 통제되어 방송이 불허된 사실, 23. 2011년 11월 14일 제주도 세계 7대 자연경관 의혹 아이템이 불허되고, 담당인 이중각 PD가 보는 앞에서 기획안이 쓰레기통에 버려진 사실, 24. PD수첩에서 4대강 사업, 삼성 백혈병, 여의도 1번지 사모님들, 한강 르네상스 아이템이 모두 불허된 사실, 25. 반복되는 아이템 통제로 PD들 스스로 자기 검열을 하며 자괴감을 느낀 사실 26. 반복되는 취재 중단 지시와 아이템 통제로 김환균, 이미영 등 PD수첩 PD들이 스트레스, 우울증, 그리고 난독증 등으로 고통받은 사실, (3) 라디오국 27. 종래 MBC 라디오에서는 제작PD들이 참여하여 개편안을 결정했고, 방송제작가이드라인에도 같은 취지로 규정되어 있는 사실, 28. 2011년 이우용이 라디오 본부장으로 취임한 후, PD들이 참여하는 개편 아이디어 회의를 폐지하고, 담당 PD 모르게 프로그램을 폐지하거나 진행자를 교체한 사실, 29. 2011년 4월 봄 정기개편에서 담당 PD들이 배제된 사실, 30. 2011년 가을 개편에서도 담당PD들이 배제된 채 부장단 회의에서 개편안이 확정된 사실, 31. 2011년 3월 라디오본부장 이우용이 최상일 민요전문 PD를 라디오에서 퇴출시킨 사실, 32. 2011년 3월 기준으로 김미화가 진행하던 시사프로그램인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청취율은 7.4%, 광고판매율은 100%를 넘었던 사실, 33. 2011년 4월 6일 김도인 편성부장이 김미화에게 ‘싱글벙글쇼’로 옮기라고 제안한 사실, 34. 2011년 4월 8일 김재철 사장이 엘리베이터에서 김미화에게 다시 이동을 권유한 사실, 35. 김미화는 방송 후 ‘너무 힘들다’라는 심경을 토로하며 눈물을 흘린 사실, 36. 2011년 4월 김미화가가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을 떠난 사실, 37.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는 팟캐스트 부문에서 MBC 라디오 프로그램은 물론, 공중파 방송 전체 팟캐스트 순위에서도 1위였던 사실, 38. 피고가 제작진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어준을 퇴출시킨 사실, 39. 피고는 <김어준의 색다른 상담소>를 폐지하고, 그 시간대에 오전 11시에 방송된 <고전열전>이라는 드라마를 재방송한 사실, 40. <손석희의 시선집중> 고정패널이었던 김종배도 제작진 반대에도 불구하고 퇴출된 사실, 41. 2011년 9월 17일 동시간대 1위 청취율을 기록하던 <2시의 데이트> 진행자 윤도현이 제작진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질된 사실, 42. 라디오 PD들이 밀실개편, 졸속개편이라고 항의하면서 수 차례 성명서를 발표하고, 피켓팅을 한 사실, 43. 라디오 PD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노동조합에서 노사협의회 및 공방협 개최를 요구한 사실, 피고가 거부한 사실, 44. 2011년 5월 9일 라디오 정기개편시에는 ‘공방협 정례회의” 개최를 요구하였으나, 사측이 이를 거부한 사실, 45.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진행자 김미화 교체 관련 임시 공방협 요구도 거부된 사실. 이처럼 관련 사건에서는 사실에 기초해 실질적으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근로조건이 침해되었다는 점을 입증하는데 초점을 맞추었고, 이것이 법원이 파업의 정당성을 인정하는 주요 논거가 되었습니다.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한다는 증거재판주의 원칙은 사법체계의 신뢰성을 담보하는 대원칙입니다. 2012년 MBC 파업 관련 판결은 ‘주장은 사실을 이길 수 없다’는 원칙을 새삼 확인하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관련 판결 내용을 적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4나11910 해고무효확인 판결 50쪽] 이러한 전제에서 앞서 본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피고는 방송법 등의 관계법령 및 단체협약에 의하여 인정된 공정방송의 의무를 위반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구성원인 근로자의 구체적인 근로환경 또는 근로조건을 악화시켰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을 비롯한 피고의 근로자들은 그 시정을 구하기 위한 쟁의행위에 나아갈 수 있다. 라. 쟁점 (3) : 단체협약 훼손과 파업의 정당성 (1) 쟁점의 정리 단체협약의 준수를 촉구하는 쟁의행위는 단체협약의 해석, 적용에 관한 ‘권리분쟁’으로 쟁의행위의 목적이 될 수 없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권리분쟁은 노동위원회, 법원 등 법적 구제절차를 이용해야지 쟁의행위는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측은 단체협약에 보장된 공정방송 회복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분쟁’으로 파업의 목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 반면, 노동조합은 사측의 공정 방송 훼손으로 MBC 구성원들의 근로조건이 실질적으로 침해된 이상 이는 단순히 권리분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이익분쟁으로 정당한 쟁의행위의 목적이 될 수 있다고 대립하였습니다. (2)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중 그 개폐를 요구하는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는 평화의무를 인정하고 있습니다(대법원 1992. 9. 1. 선고 92누7733 판결 참조). 그런데 반대로 단체협약의 준수를 촉구하는 쟁의행위는 단체협약의 해석, 적용에 관한 ‘권리분쟁’으로 쟁의행위의 목적이 될 수 없다고 한다면 단체협약 개정 요구도(평화의무 위반), 기존 단체협약의 이행 요구도(권리분쟁) 쟁의행위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기묘한 결과에 이르게 됩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법원 판결은 1심, 2심 모두 기존에 합의된 단체협약을 사용자가 지키지 않는 경우 그 준수를 요구하기 위한 행위는 단체협약의 이행을 실효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것으로서 어디까지나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을 목적으로 한 정당한 쟁의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사용자가 기존의 단체협약을 이행하지 아니하여 저해된 근로조건을 원상으로 회복하기 위한 쟁의행위는 헌법 제33조 제1항이 보장한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단체행동권’에 해당하기 때문입니다. [서울고등법원 2014나11910 해고무효확인 판결 50쪽] 나아가 이처럼 기존에 합의된 단체협약을 사용자가 지키지 않는 경우 그 준수를 요구하기 위한 행위는, 기존의 단체협약의 해석, 적용에 관한 사항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단체협약의 이행을 실효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것으로서 어디까지나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을 목적으로 한 쟁의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만약 그와 같이 보지 않고 기존 단체협약의 준수를 요구하는 쟁의행위를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것이 아닌 소위 권리분쟁으로서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기존의 단체협약을 이행하지 아니하여 저해된 근로조건을 원상으로 회복하기 위한 쟁의행위는 노동조합법상 금지되는 결과가 되는데, 이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단체행동권을 인정한 헌법 제33조 제1항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해석일 뿐 아니라, 노동조합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중 그 개폐를 요구하는 쟁의행위를 할 수 없는 이른바 평화의무를 지는 것(대법원 1992. 9. 1. 선고 92누7733 판결 참조)과 비교하더라도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마. 쟁점 (4) : 국민참여재판의 의미와 가치 2012년 MBC 파업 관련 업무방해 형사사건의 제1심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되었는데, 배심원들은 6:1의 다수의견으로 무죄 평결을 하였습니다. 사법의 민주적 정당성과 신뢰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형식으로 진행된 형사공판 절차에서 배심원이 사실의 인정에 관하여 재판부에 제시하는 집단적 의견은 실질적 직접심리주의 및 공판중심주의 하에서 증거의 취사와 사실의 인정에 관한 전권을 가지는 사실심 법관의 판단을 돕기 위한 권고적 효력을 가집니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도14065 판결 등 참조). 특히 이 사건의 경우에는 위와 같은 권고적 효력에 더해 공영방송 MBC의 방송의 공정성이 문제된 사안으로 공영방송 MBC의 존립기반이자 토대인 시청자들이 직접 배심원으로 참여해서 파업의 정당성을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사측도 공영방송 MBC의 존립기반이 시청자인 점, 따라서 방송의 공정성의 최종 판단은 시청자 몫이라는 점은 부인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서울고등법원도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하여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제1심 절차에서 배심원의 무죄 평결은 특별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서울고등법원 2014노1664 업무방해 2심 판결문 57쪽] 이 사건은 구체적 개별 사안에서 문화방송의 구성원들인 피고인들을 비롯한 근로자들이 방송의 공정성 보장을 목적으로 하여 파업에 나아간 것이 정당한 쟁의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되는 사안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문화방송의 구성원들은 문화방송과 함께 방송의 자유의 주체이자 공정방송을 실현할 의무자의 지위도 함께 보유하고 있는데, 위와 같은 방송의 자유 및 공정방송의무는 모든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올바른 여론 형성 등을 위한 것으로서 방송의 공정성이 준수되었는지 여부는 결국 국민인 시청자가 판단할 몫이라고 할 것인바, 이 사건에서 배심원들은 다른 한편으로는 방송을 보고 그 공정성 준수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지위에 있는 우리 사회의 평균적인 시청자라는 점에서 그들이 방송의 공정성 보장을 목적으로 한 이 사건 파업에 대하여 갖게 된 느낌이나 의미를 가볍게 여길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바. 소 결 이상과 같이 2012년 MBC 파업의 정당성을 인정한 1심 및 2심 판결, 합계 6개의 판결의 결론과 의미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째, 언론의 자유 및 민주적 기본질서의 유지∙실현이라는 헌법적 가치와 이를 구현하기 위해 방송법에서 방송사업자에게 부여된 방송의 자유와 책임은 경영진 뿐만 아니라 방송 종사자, 즉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구성하고, 제작하는 언론 노동자들에 의해 실현되는 것입니다(방송의 자유와 책임의 의미). 둘째, 따라서 공정방송의 의무는 방송법 등 관계법규 및 MBC 단체협약에 의하여 노사 양측에 요구되는 의무임과 동시에 근로관계의 기초를 형성하는 원칙으로서 사용자가 노조법 제30조에 따라 단체교섭의 의무를 지는 사항, 즉 의무적 교섭사항에 해당합니다(공정방송 의무는 방송종사자들의 근로관계의 기초이자 의무적 교섭사항). 셋째, 기존에 합의된 단체협약을 사용자가 지키지 않는 경우 그 준수를 요구하기 위한 행위는, 기존의 단체협약의 해석, 적용에 관한 사항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단체협약의 이행을 실효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것으로서 어디까지나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을 목적으로 한 쟁의행위에 해당합니다(사측의 단체협약 위반시 쟁의행위의 정당성). 넷째, 따라서 사측이 단체협약을 위반하여 그 시정을 목적으로 한 2012년 MBC 파업은 정당성이 있습니다(사측의 단체협약 위반과 파업의 정당성). 다섯째, 법원은 삼단 논법에 근거하여 MBC 사측이 공정방송을 훼손하여 MBC 구성원들의 근로조건을 침해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를 토대로 그 시정을 위한 파업이 정당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파업 정당성의 논거틀 – 3단 논법). 여섯째, 법원은 당사자의 주장이 아니라 증거에 의한 사실을 토대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즉, 구체적인 증거를 토대로 2011년 MBC에서 과연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왜 파업이 발생하였는지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주장이 사실을 이길 수 없다’는 증거재판주의 원칙을 새삼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또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증거재판주의 원칙의 재확인). 5. 결 론 2012년 MBC·KBS 파업 관련 일련의 판결들은 공정방송이 더 이상 추상적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사 양측에 요구되는 의무임과 동시에 방송 종사자들의 근로관계의 기초를 형성하는 원칙이라는 점을 새삼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법원 판결로 언론의 자유를 확인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암담하지만 차선책으로 그나마 희망을 엿보게 됩니다. 이번 판결이 언론이 상식과 원칙, 그리고 대화가 존중되는 본래의 자리를 되찾는데 조그만 디딤돌이 되기를 기원하며 글을 마칠까 합니다. 끝. (토론문) 공정방송 파업과 기본적인 근로조건 : 공영방송의 공정성은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 박성우 (우송대학교 방송미디어학부 교수) 지금까지 많은 전문가, 시민단체와 국민들은 공영방송 시스템에서 공정성을 매우 당연하면서도 핵심적인 가치로 바라보았다. 즉 공정성에 기반을 둔 방송저널리즘과 함께 국가는 더욱 발전하게 되고, 주체적인 시청자들은 민주적인 질서를 더 잘 이끌어 갈 것으로 보았다. 더불어 공정성으로 무장한 공영방송은 다층적인 우리 사회를 통합시키고, 공동체 내의 대화를 활성화하게 하며, 민주주의에 대한 보편적 이해를 더욱 확장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망들은 주로 공정성과 관련된 법, 제도적 측면에서 도출된 낭만적 추론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엔 정치적으로 다소 불분명하게 포장되곤 했던 공정성이라는 가치가 존재하는 것도 문제이다. 즉 현실적 조건에서 우리의 공영방송은 이렇게 다소 불명확한 정의에 휩싸인 공정성 개념을 중심으로 하는 정치적 성격의 제도들과 언제나 불안정하게 함께 자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공영방송의 공정성 문제는 오히려 법, 제도적 측면이 아닌 여타 지점들에 대한 면밀한 검토에서부터 그 시선을 재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첫째, 우리의 공영방송 조직 문화에 대한 중요성이다. 여전히 세상은 공평하지 않으며 대화는 자율적이지 않고 모두에게 불편부당한 시선이란 존재하기 어렵다. 이는 이른바 언론 문화의 선진국이라는 곳들 그리고 그들의 공영방송에서 역시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영국, 프랑스, 독일과 같은 곳들의 공영방송 조직 문화는 그들만의 역사성, 사회성에서 그 고유한 특징을 생성해 내며, 오히려 이러한 이들의 조직문화 자체가 공영방송의 공정성에 큰 기여를 한다. 정부주도의 거버넌스 시스템에서 사장과 최고 경영진들의 역할이 독특한 그들만의 조직 내부 문화와 함께 특징적이 된 영국의 BBC가 대표적이다. 그런 점에서 그동안 우리의 경우 최고경영진의 역할보단, 공정방송과 방송민주화를 내세운 공영방송 노동자들의 파업의 역사가 우리 공영방송의 공정성에 상당한 역할을 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즉 공정방송을 둘러싼 30년 가까운 파업의 역사성에서 우리는 비로소 우리의 공영방송과 공정성의 가치를 어느 정도에서나마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공정 방송을 위한 파업이 동반하였던 내부적인 실천적, 윤리적 영역의 중요성이다. 사실 공영방송에 대한 관리 및 잠재적인 비평가들을 위협하는 은밀한 새로운 방식들은 언제나 존재해 왔다. 더불어 디지털 일상에서의 주체적 상호 감시의 문화화 역시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이는 공정성 논의에서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핵심 지점들 가운데 하나이며 이는 특히 권위주의 정부에서 두드러진다. 사실, 실제 세계의 맥락에서 누가 의견을 주로 제시하는지를 살펴보면 공영방송 역시 엘리트적 속성이 두드러지는 대표적 조직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공정방송을 위한 이 조직 구성원들의 파업과 그 가운데서 그나마 기능했던 대중적 의사소통과 공적 연계의 노력은 공영방송의 공정성이라는 중요한 문제의식을 대중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모습을 실천적으로 보여주게 되었다. 동시에 이러한 공영방송 노동자들의 대중적 실천 행위는 방송 공정성과 관련된 시민사회의 인식 변화뿐 아니라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에서 가져야만 하는 자신들 스스로의 윤리성 향상에도 큰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이러한 방송 주체들의 실천과 이 과정에서 수반되는 윤리성에 대한 인식과 경험은 이 조직들이 스스로 행해야 하는 공정 방송의 또 하나의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다. (토론문) 정영하 mbc 전 본부장 당연한 명제를 향한 지난한 투쟁! 민주주의 국가에서 ‘방송은 공정해야한다’ 라는 말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도 문제를 제기할 수 없는 ‘당위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정방송은 옵션이 아닌 기본이며 이를 반드시 실현하고 구현해야한다. 이 또한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는, 물으면 우문이요 두 말하면 입 아픈 얘기일 것이다. 해서, 공정방송을 실현하고 구현하기 위한 책임과 의무가 부과되어야 하며 필요한 권한도 수반되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책임과 의무를 누구에게 어떻게 지울 거며, 권한은 얼마나 어떻게 인정할 것인가 등등, 방식과 내용에 따라 여러 계층과 집단이 이견과 문제제기를 쏟아낸다. 이런 논란은 그 동안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공정방송을 보장하기 위한 건강한 고민과 성찰에서 나왔기 보단 권력과 자본이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흔들리지 않는 선에서 실질적 통제를 유지한 채 무늬만 갖추기 위한 차원으로 제기된 것이었다. 따라서 공정방송을 담보할 제도와 틀은 형식적인 측면에서의 작용이 강했고 실질적인 내용을 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방송은 공정해야한다’라는 모두가 동의하는 당연한 명제를 실현하기 위해서, 부여된 책임과 의무는 있되, 공정방송을 담보하고 견인할 실질적 권한과 장치는 모호한 상태로 방치돼 왔다. 87년 민주화 이후 방송사 노동조합이 상당한 불이익을 감수하고 결행한 파업의 대부분은 공정방송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저항이자 유일한 수단이었다. mbc 노동조합의 경우만 봐도 87년 태동 이래 11번의 파업 중 97년 노동법 개악 저지 파업을 제외한 나머지 파업은 모두 ‘공정방송 쟁취와 사수’를 위한 투쟁이었다. 국민 모두가 인정하는 당연한 명제를 위해서 mbc노동조합은 지난 27년간 해고, 징계, 손배 등 온갖 탄압과 불이익에 맞서며 파업을 결행해야했다. 그런 지난한 투쟁 끝에 (아직 대법의 최종 판단이 남아있긴 하지만) ‘공정방송은 방송종사자의 근로조건이고, 따라서 공정방송 파업은 정당하다’라는 판결을 끌어낼 수 있었다. 공영방송을 정권에 상납한 결과, ‘공정방송 파업은 정당’ 이란 판결로 이어져... 87년 민주화 이후 방송사 노동조합이 공정방송을 걸고 결행한 투쟁은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투쟁 뒤엔 그림자처럼 관련 징계와 소송이 잇따랐다. 공정방송이 공영언론 종사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근로조건임을 법정에 호소했지만, 단 한 건도 인정받지 못한 게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27년간 불법으로 규정된 파업을 여섯 차례 독립된 합의부 재판부에서 논란의 여지도 남기지 않고 모두 ‘합법’이라고 판결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도를 넘은 편파, 왜곡 방송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영진의 말이 곧 법이라는 제왕적 경영행위가 만들어낸 불공정 방송 사례가 1년이 넘게 지속되며 차곡차곡 쌓였고, 정권에 부담 되는 비판 보도와 프로그램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성원들의 극렬한 저항과 반발에도 불구하고 일련의 조치들이 강행되었다. 공영방송이 정권의 방송으로 기능했기에 파업은 불가피했으며, 결과적으로 그래서 파업은 정당했고 공정방송을 근로조건으로 인정하는 판결이 나온 것이다. 판결의 의미는 ‘공정방송 파업은 합법’ 보다 ‘공정방송은 근로조건’ 에 있어, ‘공정방송 실현을 위한 실질적 제도, 장치’ 마련해야... 2010년부터 시작된 mbc 사태는 정권만 바라보고 전횡을 일삼은 무개념 사장과 경영진이 공영방송을 어떻게, 얼마나 유린할 수 있는지 유감없이 보여줬다. 더불어 2012년 파업이 끝나고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어처구니없는 보복경영과 보복인사는 계속되고 있다. 불공정 방송으로 모든 재판에 패소하고도 여전히 같은 방송을 내보내고 있는 mbc경영진을 보면, 공정방송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할 것이다. 업무방해, 해고무효, 손배가압류 1심, 2심 재판을 통해 파업은 왜 일어났고 무엇을 위한 저항이었는지 명확히 규명되었다. 방송이 불공정해서 일어났고, 공정 방송을 위한 저항이었으므로 파업은 합법이다. 여섯 재판부 열여덟 명의 판사와 국민참여재판 일곱 명의 배심원이 한 결 같이 판결을 했다. 공정방송에 대한 책임과 의무는 노사 양측에 모두 있으며 권한 또한 일방에 있지 않음을 ‘공정방송을 위한 파업은 합법이다’라는 판결을 통해 언론노동자들에게 부여한 것이다. 하지만 합법파업이라 해도 파업은 참여 조합원 개개인이 무노무임을 감수해야하는 최후의 저항이지, 일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아니다. 공정방송을 위해 필요한 제도적 장치는? 공정방송은 언론사 노동조합 태동의 근원이며, 언론 종사자에겐 후생복지 근로조건에 우선한 가치이다. 지난 27년간 공영언론을 바로 세우기 위한 노동조합의 질기고 독한 노력은 공정방송이란 원동력이 있어 가능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mb정권은 가용한 수단을 총 동원해서 공영언론을 유린했고, 현 정권은 망가진 공정방송을 즐감하며 이웃 나라 언론의 문제인양 지켜만 보고 있다. 회복과 복원을 위해선 공정방송을 염원하는 각계, 각층의 전 방위적인 노력을 통해 제도적 장치를 확보해야한다. 가장 시급한 최소한의 장치는 다음과 같다. - 공정방송을 실질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단체협약 (책임 주체 명확히, 위반 패널티 구체적으로 명기) - 사장선임방식 개선 (2/3 이상 동의로 선임하는 특별다수제) - 소송 패소 책임제 (공정방송과 관련한 징계 및 인사로 진행되는 법정소송에 국한) (토론문) 공정방송을 위한 파업은 정당하다! 김성일 언론노조 KBS본부 사무처장 1. 토론의 범위 ○ Reset KBS 국민만이 주인이다! 2012년 3월 6일, 당시 1200 조합원들로 구성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부당징계, 막장인사 분쇄 및 특보사장 퇴진’이라는 기치를 걸고 95일의 투쟁을 진행했다. 2008년 8월 8일 이후 끝 모르게 망가진 KBS를 살리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고 MBC, YTN, 연합뉴스, 국민일보 동지들과 어깨를 걸고 싸운 사상 초유의 대규모 언론항쟁이었다. 이에 우선 파업이 발발하게 된 배경을 짚어보고 왜 2012년 파업이 정당했는지 의견을 밝히고자 함. ○ 이루지 못한 언론자유와 방송독립의 임무는 앞으로 끊임없이 쟁취해야할 몫으로 남아있다. 2012년 언론항쟁과 그에 따른 법원판결 등 언론운동 환경변화에 구체적 투쟁의 목표설정과 2015년 이후 연대의 방향성에 대해 공유점을 찾아야 할 것임. 2. 언론항쟁의 문제점 ○ 정권의 끊임없는 소유욕과 그에 부역하는 언론인들....여전히 건재한 그들의 지위와 이를 지켜보는 후배 언론인들의 자괴감 ○ 귀족노조라는 비난과 배부른 투쟁이라는 공격에 노출, 언론투쟁 선전홍보의 필요성 증대 ○ 승리의 기록보다는 패배의 기록이 많고 오랜기간 해고와 소송 등으로 전체적인 언론인의 사기와 의욕은 저하된 상황 ○ 창의적인 새로운 패러다임의 투쟁방향 설정이 필요. 3. 결론 낙하산 사장을 몰아내지도 부역자들을 온전히 심판하지도 못했다. 어찌 보면 2012년 장기파업은 KBS인에게 패배의 기억일 수 있다. 하지만 자랑스러운 투쟁의 경험과 패배의 씨앗이 승리의 열매를 가져올 거라 믿으며 2012년 6월, KBS본부는 눈물을 흘리며 파업을 접었다. 그리고 그 씨앗이 현재 소송의 결과로 ‘공정방송을 위한 단체행동은 근로조건으로 합법이다’이라는 열매를 맺은 것이다. 최선을 다했기에 처절했던 싸움. 개인의 삶속에서 아름답게 기록될 싸움으로 2012년을 기록해야 할 것이다. (토 론 문) 도재형 1. 단결 금지 법리의 관점에서 바라본 MBC․KBS 판결의 의의 - 흔히 19세기 이전 혹은 20세기 초까지 존재했던 서구 국가에서 단결 금지 법리의 논리적 구성 요소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고 합니다. ① 쟁의행위에 대한 범죄 구성요건이 포괄적이고 광범위하다. 즉 구성요건이 특정한 행위 유형에 한정되지 않고 포괄적인 형식을 띠고 있다. ② 형사 면책에 관한 일반 조항의 규정 형식이 포지티브 방식을 취한다. 따라서 쟁의행위가 위법하다는 것을 암묵적으로 전제한 뒤 일정한 조건을 갖춘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③ 형사 책임과 민사 책임의 구분이 불명확하고 단순 계약 위반 행위에 대하여도 형벌을 가한다. ④ 다수가 결합했다는 사실만으로 처벌된다. ⑤ 형식적으로는 일관성의 외관을 띠고 있지만 사실상 역사적으로는 쟁의행위의 탄압 수단으로 주로 이용되어 왔습니다. - 위와 같은 점에 비춰 볼 때 199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형성된 쟁의행위에 대한 우리 판례 법리는 단결 금지 법리와 동일한 모습을 띠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 2011년 3월에 파업에 대한 업무방해죄 적용 여부와 관련하여 선고된 전원합의체 판결(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은 1990년대 형성된 단결 금지 법리의 폐지를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평가받았습니다. - MBC․KBS 판결은 2011년 전원합의체 판결이 판시한 법리가 어느 정도 정착되었다는 점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KBS 파업에 대한 서울남부지방법원 2015. 4. 6. 선고 2014노1089 판결에서 항소심 법원이 매우 짧은 판결 이유에서 파업의 예측가능성과 손해액 등을 살펴본 후 그 파업이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을 보고선, 하급심 판사들이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갖고 2011년 전원합의체 판결 법리를 적용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 기업국가적 관점에서 바라본 MBC․KBS 판결의 의의 - 외환위기는 한국 사회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1997년 말의 경제위기와 뒤이은 IMF 관리체제를 겪으면서, 나라의 살고 죽음이 기업구조조정에 달려 있게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우리는 거대한 재벌 그룹이 환율 등과 같은 외부적 요인에 의해서도 해체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기업이 망하면 국가나 국민이 생존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 가스공사 사건(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2도7225 판결)은 그러한 인식이 판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극명하게 드러낸 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발제문에서 인용한 바와 같이 대법원은 "기업이 쇠퇴하고 투자가 줄어들면 근로의 기회가 감소되고 실업이 증가하게 되면, 기업이 잘 되고 새로운 투자가 일어나면 근로자의 지위도 향상되고 새로운 고용도 창출되어 결과적으로 기업과 근로자가 다 함께 승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본 것입니다. - 당시 대법원은 '기업에게 이익이 된다면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도 양보할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는 대한민국이 "기업국가"임을 천명한 것이기도 합니다. 김상봉 교수의 설명에 의하면, 기업국가란 기업을 위한, 기업에 의한, 기업의 국가를 의미합니다. 기업을 위해 존재하고 기업에 의해 통제되며 조종되는, 그런 까닭에 기업의 이윤 추구의 수단이 되어버린 국가가 바로 기업국가입니다. 그 결과 점점 더 기업을 닮고 기업에 동화되어 이윽고 그 자체로서 기업이 되어버린 국가가 바로 기업국가입니다. - 그런데 그 이후 한국에 나타난 바는 가스공사 사건에서 대법원이 희망한 것과 달랐습니다. 사회적 양극화는 극심해지고 그런 사회․경제적 상황은 우리의 민주주의 시스템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최장집 교수가 지적한 바와 같이, "우리가 하는 정치가 민주주의라면 이럴 수는 없다"라는 생각에 대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지경입니다. - 200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비정규직 보호를 도모하는 판결들, 근로자 범위를 확대하는 판결, 단결 금지 법리를 부분적으로 폐지한 판결 등이 나타난 것은 법원이 이러한 상황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런 판례의 변화는 법원이 기업국가적 관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노사관계에서 기업이 자신의 뜻대로 행동하는 것을 방임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MBC․KBS 판결은 그런 생각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즉 항소심 법원이 방송의 공정성과 관련하여 근로자들 역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고 그것이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단체교섭 사항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것은 가스공사 판결에서 나타난 "기업만이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고 근로자는 무조건 이에 따라야 한다"는 법원의 생각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3. 두 가지 질문 - 발제문 6면에서 신 변호사께선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가 노동쟁의"이므로 정리해고 등 기업의 구조조정 실시에 반대하는 쟁의행위는 정당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쟁의행위의 전제가 되는 단체교섭이 근로조건의 "기준"을 집단적으로 설정하는 제도라는 점을 고려할 때, 정리해고(혹은 그에 대항하는 행동) 등이 근로조건의 기준을 설정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는지, 혹은 어떤 추가적인 요건이 더해질 때 그렇게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 개인적인 고민이 있습니다. 대법원이 정리해고와 관련하여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른 노사협의를 거치면 된다는 점을 단체교섭 사항이 아니라고 보는 근거로 삼았던 점에 비춰 볼 때, 대법원은 정리해고 등 구조조정을 '근로조건의 기준' 혹은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사항이 아니라고 본 것은 아닐까 라는 의문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신 변호사님의 의견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 쟁의행위와 관련된 재판 실무에서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이 무엇인지를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작업입니다. 그런데 그와 관련하여 법원이 특별한 기준 혹은 판단 방식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고, 개별 사건에서 특별한 법리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을 판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혹시 신 변호사님께서 재판 실무에서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을 판단하는 방식 혹은 기준과 관련하여 대안 등을 말씀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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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독립시민행동] 검찰은 태영건설 윤석민 회장 철저히 수사해 엄벌하라!
지/본부소식
[방송통신심의위원회지부] 기억하자 5.18! 지켜내자 민주주의!!
[연합뉴스지부 성명] 10기 수용자권익위원회는 제 몫을 다 해야 한다
[EBS지부 성명] 아무 것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김명중 사장의 기만적 협상 결렬 선언과 특별감사 강행을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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