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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 정책 칼럼] 언론노동자에겐 독자가 필요하다
 2015-12-02 13:13:06   조회: 1888   
 첨부 : 편집-언론노동자에겐 독자가 필요하다(초안).pdf (220267 Byte) 
고객을 요구하는 자본에 맞서 언론 노동자에겐 독자가 필요하다 김동원(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강사) “부르주아지는 타고난 상전들에 사람을 묶어 놓고 있던 잡다한 색깔의 봉건적 끈을 무자비하게 끊어버렸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노골적인 이해 관계, 냉혹한 ‘현금 계산’ 이외에 아무런 끈도 남겨 놓지 않았다. 부르주아지는 신앙적 광신, 기사적 열광, 속물적 감상 등의 성스러운 외경을 이기적 타산이라는 차디찬 얼음물 속에 집어 넣어 버렸다.” 마르크스와 엥겔스, “공산주의당 선언”, 1847년) 방송과 신문에 산업이란 단어를 자연스럽게 붙인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산업(industry)이라는 말에 시장과 자본, 그리고 노동력 상품이라는 구성요소들이 포함되었음을 생각하면, 한국의 방송사와 신문사들이 본격적인 상품 경쟁 국면에 들어선 것은 오래 전이 아니다. 물론 여기서 상품이란 TV 프로그램이나 신문의 기사라는 텍스트만을 뜻하지 않는다. 스마이드(D. Smythe)가 미디어의 진정한 상품은 콘텐츠가 아니라 시청률과 수량화된 데이터로 바뀌는 시청자들의 “주목”(attention)이라고 말한 것, 즉 수용자 상품(audience commodity)을 의미한다. 수용자보다 이용자라는 용어가 더 익숙해지고 있는 오늘날, 달라진 미디어 시장 경쟁은 매체의 형태를 막론하고 한정된 이용자들의 주목을 확보하여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과거 소수의 지상파 방송사와 중앙 일간지들은 별다른 경쟁 없이 시청자와 독자를 확보할 수 있었고, 충분한 내수 시장의 규모는 안정된 광고 수익을 보장해 주었다. 당시의 광고시장은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었고, 광고주들은 뚜렷한 마케팅 성과의 확인 없이도 광고비를 집행하던 때였다. 한국이 압축적 근대화라는 특유의 자본 축적과 성장 과정을 거치며 본격적인 자본주의 국가로 변신하고 있을 때, 역설적으로 신문과 방송은 바로 그런 성장세와 국가의 진입 규제 정책으로 지극히 전(前) 자본주의적인 경영전략과 언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견지할 수 있었다. 요컨대 봉건 시대가 남긴 유산인 위계적 상하 관계, 도제식 숙련, 그리고 지사(志士)적 직업 의식이 경영과 조직문화로 지속되었던 것이다. 물론 전형적인 봉건적 사회관계인 정치권력과의 “인격적 예속”을 이용하려던 보수 신문의 지향 또한 그 유산 중 하나였다. 신문사의 경영진들은 정치적 영향력이라는 “신앙적 광신”, 단독 보도에 대한 “기사적 열광”, 그리고 여전히 좋았던 과거를 잊지 못하는 “속물적 감상”이라는 외경(extasies)에 사로잡혀 있다 그러나 유료방송과 유료가입자의 확대,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은 소수의 방송사와 신문사들이 각자의 매체 영역 뿐 아니라 새로운 매체들과 경쟁에 나서도록 만들었다. 시청자와 독자들의 분산된 ‘주목’은 주된 수익원이었던 광고 시장의 분할을 가져왔고, 뉴스를 비롯한 미디어 콘텐츠의 소비 방식은 디지털 기반의 테크놀로지와 네트워크로 이동 중에 있다. 아마도 한국의 산업 분야 중 가장 뒤늦게 자본 간 경쟁에 뛰어든 부문은 신문과 지상파 방송, 그 중에서도 신문이 아닐까. 그럼에도 전통적인 신문과 방송, 특히 종이 신문을 자사의 주력 상품으로 삼고 있는 신문사들은 전 자본주의적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디어 시장에서는 “냉혹한 현금 계산”만이 유일한 이해관계로 자리 잡았고, 모든 경쟁 사업자들은 “이기적 타산이라는 차디찬 얼음물”에서 숨 막히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신문사의 경영진들은 정치적 영향력이라는 “신앙적 광신”, 단독 보도에 대한 “기사적 열광”, 그리고 여전히 좋았던 과거를 잊지 못하는 “속물적 감상”이라는 외경(extasies)에 사로잡혀 있는 듯하다. 그래서 신문사 노동자들에게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된 현재의 위기는 다른 매체와 또 다른 의미를 갖는다. 철저한 자본으로의 변신에 앞장 설 수도 없고, 정부에 대한 의존을 심화할 지원 정책만을 기다릴 수도 없다. 그렇다고 다른 매체들처럼 ‘공정경쟁’이라는 이데올로기가 난무하는 규제와 진흥 정책이 시장의 이슈인 것도 아니다. 도대체 어디에서 시작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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