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독립시민행동, 21일 공영방송 이사 선임 문제 토론회

정치권 나눠먹기로 공영방송 이사를 뽑는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공영방송 이사 선임 위원회 설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방송독립시민행동과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 김종훈 민중당 의원이 21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8간담회실에서 공영방송 이사 선임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긴급 토론회에서 위 같은 의견이 나왔다.

 

이날 발제를 한 박태순 박사(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는 “이사 선임을 위한 구체적인 행정 절차에 대한 시행 규칙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며 “그러다보니 밀실, 정치권 야합 등으로 공영방송 이사가 선임돼 왔다”고 지적했다.

박 박사는 이어 “공개적이고 투명한 선임 절차 마련이 시급하다”며 “공영방송 이사 선임 위원회 등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영방송이사 선임 위원회안에 따르면 언론 당사자, 대표성이 있는 시민단체, 방통위 대표자 국회 대표자 등이 △한시적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이사 선임의 공정성과 투명성, 전문성을 확보하고 △이사 자격 조건과 검증 기준을 통해 공영방송 이사를 선임하자는 것이다.

박 박사는 “이사 선임을 정치권에 내 맡기는 것은 방통위의 가장 중요한 설립 목적에 진정으로 부합되는 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며 “더 이상 정치권에 휘둘리는 방통위가 아니라 법원과 같은 독립행정규제 기구로서의 자기 위상을 되찾기 바란다”고 밝혔다.

 

토론에 앞서 방송독립시민행동 공동 대표인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방송통신위원회가 특정 정당의 압력을 받아서 말도 안 되는 인사를 방문진 이사로 선임했다”며 “정치권력의 방송 개입을 방통위가 단호하게 막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위원장은 이어 “이 사태는 방송법 개정 방향을 시사하고 있으며, 정치권력이 언론에 손을 떼는 것이 언론독립에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남상호 MBC본부 민실위 간사는 최기화 김도인씨가 MBC구성원들의 반발 속에 방송문화진흥회 첫 회의에 참석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한 뒤 “(이들은) MBC를 관리 감독 할 자격조차 없다”고 잘라 말했다.

남상호 민실위 간사는 최기화씨에 대해 △민실위 보고서 훼손 △2015년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과 주고받은 문자에서 나타난 청탁 문제 △취재 기자들에게 욕설을 했다고 밝혔다. 또 김도인씨는 △2011년 라디오 블랙리스트 실행 집행 △탄핵 심판 10일 앞두고 탄핵 다큐멘터리 불방시키고 제작PD 유배 △제작 자율성 침해 △부적절한 청탁 등의 문제가 있다고 남 간사는 전했다.

 

언론시민 사회단체 관계자들은 토론에서 방문진 이사 선임 과정에서 심각한 하자가 드러났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존재 이유를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자유한국당이 밀어붙이면 방통위는 왜 막을 수가 없느냐. 방통위가 스스로 자초했고 정치권과 야합했다”고 목소리 높였다.

김동찬 사무처장은 “촛불이후 언론시민사회단체들은 방통위에게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 시민 참여 보장, 방통위 내 언론 적폐 청산 등을 요구해 왔지만 단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 일은 우발적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현 방통위에게 촛불 혁명의 과제를 맡길 수 있는지 의문”아라고 덧붙였다.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 역시 “방통위원들은 부적격한 외압에 맞서지 않은 채 유체이탈 방식의 발언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언경 사무처장은 이어 “여당이 많이 들어가서 괜찮은가. 정치권의 자리 나눠 먹기식의 이사 선임은 결론적으로 공영방송에 좋지 않다”며 “정치권이 공영방송을 놔줘야 하는 논의를 국민들과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민 전북참여미디어연구소 소장은 “공영방송 존재 의미를 보다 명확히 해야 할 방통위가 역할을 직무유기하고 있다”고 따졌다.

박 민 소장은 “공영방송은 수도권만을 대상으로 한 방송인가? 지역 시청자 권익 보호는 당연히 포함되어야 하지 않느냐”며 “지역 MBC 지역 KBS 의 경영과 책임 누가 갖고 있느냐. 이사회와 사장이 갖고 있어 지역에서 어떤 결정의 권한이 없는 상황으로 지역을 대표할 이사가 필요한 것이 당연하지 않는가”라고 강조했다.
 

공영방송 이사 선임과 관련 직권 남용을 포함해 방송관련 법안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김성태 원내대표가 김석진 방통위 위원에게 두 명을 관철시키라고 요구한 것은 과연 적합한 가”라며 “이는 직권 남용이자 방송통신위원회법 등 방송법 등을 위반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경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공영방송 이사 선임 문제를 놓고 여야가 자기 편의에 따라 이사를 결정하려 하고, 법률에도 없는 내용을 서로 야합했다”고 비판했다. 이경호 본부장은 “자유한국당이 꾸린 혁신위는 차기환 김도인 방문진 이사로 만들어 무늬만 혁신이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리고 민주당은 방송법 개정과 관련 개혁 속도를 늦춘 채 한 걸음만 가자는 식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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