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해직을 말한다’ 기획 세미나

‘80년 해직을 말한다-기획 세미나’에서 송정민 전 CBS기자(전남대 명예교수), 표완수 전 경향신문 기자(현 시사인 대표), 현이섭 전 현대경제 기자(80년 해직언론인 공동대표), 최성민 전 KBS기자(현 방송독립포럼 대표), 이원섭 전 조선일보 기자, 윤재걸 전 동아일보 기자가 증언과 토론에 나섰다.

“한국 언론이 그렇게 전국적으로 반기를 든 일이 없었다. 그것은 언론 역사에서 재조명돼야 한다. 그것에 중심적으로 참여했던 이들이 20세 후반부터 40대 초중반의 젊은 언론인이었다. 그 많은 언론인을 한꺼번에 쫓아낸 것은 일제 식민지에서도 없었던 일이다.”(송정민 전 CBS기자. 전남대 명예교수)
 

80년 광주를 취재했지만 기사를 내지 못한 윤재걸 기자는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우리는 군이 시민의 가슴에 총을 쏘는 것을 확인하고만 왔을 뿐이다. 2박 3일간 광주에서 직시한 사실을 동아일보 사내에 보고했다. 그 사실이 기관원을 통해 알려졌고, 저는 34살에 강제 해직됐다. 이후 저는 4년간 광주 현장을 취재했다.그 기사가 85년 신동아에 나오자 보안사 서빙고에 가서 전라로 고문을 당했다.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대공분실에 끌려간 고초를 겪었던 표완수 기자는 “우리가 지금 민주화된 사회에 살고 있다고 하지만 그 때의 야만성은 옆에 도사리고 있다”며 “방심하고 경계의 끈을 놓치면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원섭 전 조선일보 기자는 최근 알려진 계엄사 문건을 보면 “80년 당시 가편집한 신문을 가지고 길 건너 시청까지 가서 검열 받으러 가는 상황이 떠올랐다”고 전했다. 그는 조선일보에 복직 소송을 했지만 법원은 부당 해직을 인정하나 한겨레 신문에 근무하고 있어 복직 실익이 없다는 어이없는 판결을 받기도 했다.

이원섭 기자는 “80년 언론인 투쟁이 없었다면 얼마나 부끄러웠겠는가. 과연 그 투쟁이 없었다면 우리는 언론인 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최성민 전 KBS기자는 “재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해 왔다. 우리 운동이 제대로 평가 받았다면 MB시절 YTN사태, KBS 어용사장이 나오는 일이 발생 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현이섭 전 현대경제 기자는 “후배 언론인들이 80년 검열 거부 및 해직 사태를 잘 모르고 있다. 우리나라 언론사에서 대충 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안타까움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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