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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예능’ 시대, 변화는 올까요?
[0호] 2018년 09월 20일 (목) 09:42:40 황소연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활동가 media@media.nodong.org

‘남자 예능 시대’라는 조어가 있습니다. 지상파 3사 예능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남성이 많이 나오며 내용 역시 남성 서사로 구성되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시작된 <대화의 희열>(KBS), <무확행>(SBS) 역시 프로그램을 이끄는 중심축은 ‘남성’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남성 중심적인 방송 컨텐츠에 변화의 바람이 올까요? 황소연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활동가가 묻습니다. 황소연 활동가는 이번 추석 예능까지도 두 눈 부릅뜨고 모니터를 하겠다고 밝혀왔습니다.

언론노보에서 매주 <‘언론 어때?’>라는 외부 칼럼을 연재합니다. 미디어에서 노동 인권 평등 민주주의 생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살피고 돌아봅니다. 박장준 희망연대노조 정책국장이 <노동>을 명숙 인권활동가(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가 <인권>을 정슬아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과 황소연 활동가가 함께 <성평등>을 주제로 칼럼을 씁니다. 권순택 언론개혁시민연대 활동가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미디어 내용을 비평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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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예능’ 시대, 변화는 올까요?

- <무확행>, <대화의 희열> 등 지상파 새 예능, 남성 중심 프로그램 일색

 

황소연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활동가

 

남성이 방송가에 비집고 들어올 자리는 계속 생긴다. 이미 ‘남자예능’시대를 지나고 있는 방송가는 여전히 남성을 찾는다. 최근 시작한 두 편의 예능 프로그램은 모두 남성 패널로 구성되어있다. <대화의 희열>(KBS 2)은 제목 그대로 게스트를 초대해 진행하는 대화형 예능이다. <무확행>(SBS)은 ‘무모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준말로, 패널들이 여행을 떠나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정에 주목한다. 두 프로그램 모두 방송계에 만연하던 ‘남성서사’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SBS는 이미 <런닝맨>, <미운우리새끼>, <집사부일체> 등 많은 예능에서 남성이 중심으로 등장하고 있다. MBC의 예능 역시 출연진이 남성이 과반을 넘는 프로그램이 많다.
 

   
SBS 예능 <무확행> SBS 홈페이지 캡쳐

“잃어버린 인생의 반쪽을 ‘무확행’으로 채우겠다는 ‘돌싱남’들의 生처절리얼 로드쇼!” <무확행>의 기획의도 일부다. 프로그램은 이혼을 겪은 남성들의 활동을 처절하고 무모한 행동으로 묘사한다. 그 자체도 당혹스럽지만, 방송은 아예 등장인물소개 및 오프닝에서의 인물소개에서, 이혼을 불행의 약력으로 묘사하고, 이 사람들이 살아오면서 어떤 실패를 겪었는지, 어떤 지병을 앓고 있는지 등을 최대한 불쌍하게 묘사한다. 절정은 '이젠 나도 행복 하고 싶다' 라며 눈물을 흘리는 오프닝 장면에서 인물들의 모습이다.

‘이제는 행복해지고 싶다’, 왜 이들의 행복은 과거형일까? ‘돌싱’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프로그램 포맷을 보면 일견 이들의 행복은 다시 결혼을 하는 것인 듯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공식적인 이들의 행복은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것, 대표자나 사장 등을 만나고 다니는 것, 각 나라의 양념·소스를 맛보는 것, 외국에서 한국음식 먹는 것 등이 이들의 행복이다. 그렇다면 이혼은 이들을 더욱 불쌍하고 안타깝게 만들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돌싱’ 남성들이 패널인 또 다른 프로그램 <미운우리새끼>의 경우에도 보이기로는 여성 패널이 다수이지만 결국 남성이 주인공인 방송이다. 이상민과 서장훈 등, <무확행>과 출연진이 겹치기도 한다. 형식 뿐 만 아니라, 내용 역시 후진적이다. 불과 최근 방송에서까지 “우리 모임에 여자가 들어오니 좋다”, “여자가 해 달래는데 안 해주는 사람 있냐?” 같은 말들이 오갔다.

 

   
KBS 예능 <대화의 희열> KBS 화면 캡쳐

 

성차별 이야기하는 남성중심토크쇼

<대화의 희열>(9.8 KBS 1)은 ‘가모장(家母長)’과 다시 찾은 전성기의 아이콘인 김숙을 초대했다. 김숙은 예능프로그램에서 여성의 비율이 얼마나 낮은지, 그 현실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어떻게 찾아가며 활동했는지를 말하며 대화의 물꼬를 텄다.

그래서 <대화의 희열> 첫 회는 한국 예능의 지도를 상징한다. ‘가모장’이자 ‘갓숙’, 게스트의 말대로 한국사회의 판도를 뒤집고 있는 김숙이지만 우리는 그의 목소리를 남성 네 명이 진행하는 토크쇼를 통해 들어야한다는 것이 현실이다.

두 프로그램 모두 남성이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고, 이들이 행복을 찾고 이야기하는 과정은 '형님문화' 안에서 이루어진다. 나이별로 형님 아우를 나누고, ‘언제 이혼했느냐’로 선후배를 가른다. “난 걔 예전부터 알았어”, “따질게 있어” 같은 말들은 남자들이 다수를 차지하는 예능에서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서열을 반영하는 말들이다.
 

   
MBC <진짜사나이300> MBC 홈페이지 화면 캡쳐.

추석특집을 예고한 예능들도 남성 중심적이다. MBC <진짜사나이300>이 대표적이다. 겉보기에는 여성들이 함께 등장하는 예능 같지만, 남성 중심의 군대문화에서 비롯된 프로그램이다. 추석연휴에 새로 시작하는 SBS <빅픽처 패밀리>도 모두 남성 출연자가 등장하고, 연휴 시작과 동시에 첫 회 방송을 하는 MBC <토크 노마드> 역시 마찬가지다. MBC <독수공방>의 경우 출연진 5명 4명이 남성이다.

<무확행>에서 이혼을 경험한 남성 세 명이 이야기 하는 상황을 두고 서장훈은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변화’라는 수식은 방송가에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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