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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노동자에 대한 편파보도가 유지되는 이유
[0호] 2018년 12월 07일 (금) 19:27:27 명숙(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 media@media.nodong.org

“상전이 하인을 때리면 뉴스가 되지 않는다. 하인이 상전을 때리니 뉴스가 된다.” 한 노동자의 절규입니다. 언론이 노동을 어떻게 보도해 왔는지 지적하는 대목입니다. 노동과 자본. 노동이 없다면 자본은 전혀 의미가 없는데도 노동 위에 자본이 서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명숙 인권활동가가 유성기업 노동자에 대한 편파보도가 계속되는 이유에 대해 “아직도 언론과 우리사회는 노동조합을 불온시하고 있다”라고 꼬집습니다.

언론노보에서 매주 <‘언론 어때?’>라는 외부 칼럼을 연재합니다. 미디어에서 노동 인권 평등 민주주의 생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를 살피고 돌아봅니다. 박장준 희망연대노조 정책국장이 <노동>을 명숙 인권활동가(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가 <인권>을 주제로 칼럼을 씁니다. 권순택 언론개혁시민연대 활동가가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미디어 내용을 비평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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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노동자에 대한 편파보도가 유지되는 이유

명숙(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

 

보수언론은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이하 유성지회)를 폭력집단으로 취급하는 보도를 연일 내보내고 있다. 11월 22일 유성기업 아산공장에서 노동자들과 김모 상무 사이에 벌어진 폭력사건이다. 보수언론은 왜 노동자들이 김모 상무를 때렸는지는 다루지 않았다. 폭력사건의 맥락과 배경은 보도하지 않은 채, 그저 유성지회 노동자들이 어떻게 때렸다는 식이다. 그것도 사실에 기초하거나 최소한 양쪽의 입장을 다루지 않았다. 조선․중앙․동아일보만이 아니라 문화일보, TV조선, 채널A, 그리고 MBN까지. 도대체 얼마나 큰 사건이었나 싶을 정도다.

편파보도로 정치권을 움직이는 종편

이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의 언론과 정부의 태도와 거의 일치한다. 아니 더 심하다. 두 개의 사건을 떠올려 보자. 먼저 2009년 쌍용차노동자들의 점거 파업에 대한 보도다. 연일 폭력집단인양 보도했다. 그때도 노동자들이 왜 파업을 벌이는지는 보도되지 않았다. 회사의 정리해고가 왜 문제인지, 노동자들의 요구가 무엇인지는 삭제된 채 자극적으로 노동자들이 점거파업을 하면서 ‘새총을 쏜다’는 폭력만 부각시켰다.

그리고 2011년 유성기업의 투쟁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7000만원 받는 귀족노조”운운한 후 언론의 집중포화식 보도를 했다.1) 회사가 파업하자마자 불법적 직장폐쇄을 하고 경비용역을 동원한 폭력행위를 했지만 이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았다. 거의 흡사하지 않은가.

정권이 바뀌었지만 바뀌지 않은 풍경이다. 언론은 스스로 개혁을 한다고 했으나 바뀌지 않았다. 아니 종편이 만들어진 후 언론의 편파보도는 더 심해졌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의 분석에 따르면, 11월 26일부터 29일까지의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의 유성기업 폭력사태 관련 보도량을 살펴보 채널A가 7건, TV조선이 5건, MBN이 4건이었다. 1~1.5건으로 보도한 타 방송사와 확연히 비교됐다.

이러한 편파적 보도는 정치권을 비롯한 국가정책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악순환의 고리는 깨지 않으면 심각한 인권의 후퇴로 이어진다. 종편을 비롯한 보수 언론이 호들갑을 떨며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엄청난 폭력집단인양 떠들어내니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노조들이 기업 임원을 폭행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이런 일들이 다시 발생돼선 안 된다”고 하며 노동자 때리기에 동조했다.

그리고 이낙연 국무총리까지 법치에 도전하는 행위라며 거들기에 나섰다.2) 법치를 자주 거론하던 이명박 전 대통령의 말까지 똑같다. 물론 이미 문재인 정부가 노동정책에 대해 미온적이었으므로 단지 언론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그런 점에서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를 따지기는 어렵지만 그러한 정권의 인권후퇴적 조치에 보수언론의 영향이 미치는 건 확실하다. 이낙연 총리는 李총리 “노동자 중시해야 하지만 불법까지 눈감아선 안돼” 라며, 경찰대응방향을 지시한 셈이다. 이후 경찰들이 노조나 시민들이 하는 집회와 시위에 대한 보장하기보다는 제재를 할 가능이 높아진 것이어서 우려스럽다.

여전히 감금 폭행으로 보도

그렇다면 연일 유성지회 노동자들을 폭력집단으로 매도하던 그 사건은 어떻게 발생한 것인가.

유성지회 노동자들은 8년째 폭력과 감시, 임금삭감, 손해배상청구 등의 노조파괴와 ‘노동자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하지만 종편을 비롯한 보수언론은 이를 보도하지는 않고 1,2분간 이뤄진 폭력만 다루니 상황과 맥락을 모르는 사람은 부화뇌동할 수 있다.

당시 상황은 이렇다. ‘노조파괴를 중단하라는 요구로 한 달 이상 파업을 벌이던 회사는 교섭을 하겠다고 시간을 끌고 재판을 연기하면서도 교섭은 하지 않았다. 우연히 공장에 들어온 김모 상무이사가 알고 보니 어용노조와 교섭을 하고 있었다. 화가 난 노동자들이 따지러 몰려가서 하소연을 하다가 일부가 주먹을 휘둘렀다.’ 그게 사건의 전부다. 감금도 아니다. 당시 관리자들이 사무실에 있었다. 이러한 전후 맥락을 보도한 것은 한겨레신문 정도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보도는 한겨레신문 정도다. 한겨레신문은 11월 29일자 보도에서 <유성기업 노조 “몸싸움 1분뿐”..회사 “경찰 온 뒤에도 구타”> 라는 기사에서 당시 상황을 다뤘다.3) 그 후 미디어오늘 <유성기업 8년 갈등 쏙뺀채 폭력만 부각>4)에서도 1~2분의 싸움을 침소봉대하는 것을 꼬집어 비판했다.
 

   
한겨레신문은 11월 29일자 보도 캡쳐

심지어 12월 3일 시민단체들이 언론의 편파보도에 대해 비판하고 국가기관의 방관이 사태를 키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종편방송은 이를 다루지 않았다. 고소·고발만 1,300건이 넘을 정도로 검찰의 편파집중기소라는 사법적 괴롭힘,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이라는 노조파괴 기획 등은 싹 사라졌다. 더 문제는 아직도 유성지회 노동자들을 회사가 괴롭히고 있으며, 교섭도 하지 않지만 이를 보도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채널A의 김진의 돌직구쇼에서는 유성기업 유시영회장이 이미 처벌받았으므로 다 해결된 것인 양 패널로 나온 변환봉 변호사가 말했다.5)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유시영회장이 처벌받은 것은 2012년 이전의 행위였고 곧 2012년 이후 불법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재판이 열릴 예정이었다. 그런데 회사는 이 재판을 연기하기 위해서 마치 교섭을 할 것처럼 시간 끌기를 하고 그 틈을 타 노조의 정당한 요구를 마치 불법인양 보수언론이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매우 치밀하게 법망을 피하면서도 노조를 탄압하는 행위지만 이를 보도하는 곳은 거의 없다.
 

   
조선일보 11월29일 3면 보도 캡쳐

주요한 타켓은 민주노총 힘빼기

그런데 이번 유성지회 노동자들에 대한 언론의 공격은 단지 유성지회만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경사노위 발족 전후로 민주노총에 대한 비판 기사는 차고 넘쳤다. 그런 중에 유성지회 사건이 발생했고 이를 ‘민주노총=폭력집단’의 도식으로 보도하고 있다. 실제 조선일보도 기사 제목은 민노총이 폭력을 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6) 민주노조운동에 대한 나쁜 인식으로 주어 사회적 힘을 약화시키려는 의도라 할 수 있다. 이는 앞서도 말했듯이 ‘노조활동을 법치에 반하는 것’으로 규정하는 국무총리의 발언으로 집약된다. 아쉽게도 이에 대한 분석보도는 아직 없다. 언론권력이 기업권력에 힘을 보태 정부의 노동정책과 기업정책을 어떻게 바꾸는지 분석이 필요한 때다. 나아가 언론권력을 장악한 종편의 편파왜곡보도에 대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어쩌면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노동조합을 불온시하고 있음을 언론보도를 통해 알 수 있다. 직장갑질 보도는 되지만 그것은 개인이 당했을 때에 한정하고 있지 않은가. 조직된 노동자들조차 괴롭히는 기업권력에 대해 보도하지 않는 이중적 태도를 돌아봐야 한다. 끝으로 언론인들이 도성대 유성아산지회장의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안 되고 사람이 개를 물어야 뉴스가 된다. 상전이 하인을 때리면 뉴스가 되지 않는다. 하인이 상전을 때리니 뉴스가 된다.”는 말을 되새겨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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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연봉 7천만원 귀족들의 알박기 파업? 진실은…"(프레시안 2011.05.25.)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36225

연간 23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견 자동차 부품회사에서 일어난 노사분규가 일주일간 전국을 뒤흔들었다. 재계는 즉각적인 공권력 투입을 외쳤고, 정부 장관은 '연봉 7000만 원 귀족노조'를 비난했으며, 경찰은 파업 주동자 체포에 나섰다. 주요 언론은 그들의 주장을 검증 없이 받아들이며 '불법' 딱지를 붙였다. 일개 중견기업의 생산 중단에 국내 완성차 업계가 요동친 것도 의외의 일이었지만, 24일 농성 조합원 전원 연행으로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그들이 무엇 때문에 파업을 했고 라인을 멈춰야 했는지가 중요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게 더 비극이었다. 유성기업 얘기다.

2)李총리 “노동자 중시해야 하지만 불법까지 눈감아선 안돼”(서울경제 2018.12.06.)

https://www.sedaily.com/NewsView/1S8D0EDVHJ

3)유성기업 노조 “몸싸움 1분뿐”…회사 “경찰 온 뒤에도 구타”(한겨레 2018.11.29 13면)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72254.html#csidxc1d69cc8d4d790b9eac6da1c37ca8ce

4)유성기업 8년 갈등 쏙뺀채 폭력만 부각(미디어오늘 2018.11. 29)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45727#csidx66f7949209e7604976086fe73e11965

5)민언련 ‘시민 방송심의위원회, 27차 심의 안건’: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11/27)

http://www.ccdm.or.kr/xe/simin03/271494

민원 제기 취지

첫째, 변환봉 변호사는 이번 사건으로 사법적 정의가 회복되었음에도 복직자들이 “개인적으로 응징을 한 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 폭력사태로 인해 사측이 지목해서 아산경찰서가 소환한 11명 중 복직한 해고자는 한명도 없다. 복직된 해고자들이 개인적 응징을 했다는 근거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둘째, 변환봉 변호사는 “당시 행동대장을 했던 김 모 상무에 대해서는 가만두지 않겠다 라는 소문이 돌았었고 노조원들 사이에 성명서까지 돌았다고 하더라고요. 예상이 가능했던 상황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성명이나 논평을 공식적으로 홈페이지나 기자회견 등을 통해서 발표하는 것인데 노조원끼리 돌았다는 말도 이상할 뿐 아니라, 이런 성명이 돌았다는 것은 노조원들끼리도 그야말로 금시초문이라고 한다.

셋째, 변환봉 변호사는 유성기업 회장이 부당노동행위로 실형선고까지 받았기에 법적 정의가 회복되었음에도 복직된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김 모 상무에 대해 소위 ‘사적 제재’를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정확한 사실관계에 대한 묘사가 아니다. 유성기업 유시영 회장이 실형선고를 받은 것은 2012년 이전의 상황에 대한 법적 판단이다. 이번 폭력사태의 피해자인 김 모 상무는 창조컨설팅 법인허가가 취소된 2014년에 유성기업의 노무담당으로 고용되어 최근까지 고소고발과 징계 해고를 주도했던 사람이다. 그리고 이에 대한 사법적 판결은 검찰 기소지연 등으로 아직 제대로 재판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따라서 복직한 해고자가 개인적 응징을 했다는 변환봉 변호사은 방송에서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복직자들의 명예를 훼손하고, 유성기업 노조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이다.

6)필자: 조선일보는 굳이 공식 조직명인 민주노총을 사용하지 않는다. 민주라는 말을 언급하기 싫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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