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목동 굴뚝 농성장까지 오체투지

“파인텍 노동자들의 외침을 들어 주십시오”

서울 목동 열병합 발전소 굴뚝. 지상으로부터 75m 위. 1년 이상 굴뚝 위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살아가는 노동자들이 있다. 박준호 홍기탁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조합원들은 지난해 11월12일 모회사 스타플렉스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12월8일 현재 392일째다.

지난해 연말 신문 방송 등 언론들은 사진 등 기사 등으로 굴뚝 농성하는 이들의 요구를 전했다.
 

4년 전인 2014년 5월27일부터 408일 동안 구미 공장 굴뚝에서 차광호 조합원은 고공농성을 통해 스타플렉스로부터 고용과 단체협약, 노동조합 승계를 약속받았다. 하지만 회사는 이들을 아무런 연고가 없는 충남 아산의 천막원단 제조 공장(파인텍)에서 일하게 했다. 임금과 복지도 최저 수준이었다. 파인텍 노동자들은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거부했고, 결국 파업을 했다. 회사는 아산 공장을 철수시켰다.
 

지난 6일부터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차광호 조합원을 포함해 노동자들이 청와대에서부터 목동 농성장까지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발로 딛고 있던 땅에 오른쪽 무릎을 내린다. 왼쪽 무릎이 따라온다. 그리고 손을 모으고 허리를 숙인 뒤 아스팔트 바닥에 두 팔을 길게 뻗는다. 이마를 차가운 바닥에 내린다. 숨을 쉰다. 눈을 감는다. 팔을 내리고 손바닥으로 힘껏 차디찬 땅을 딛는다. 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은 다시 일어섰다. 10여 걸음 걸은 뒤 북소리가 울린다. 다시 몸을 땅에 던졌다.
 

9일 토요일 영하 10도를 기록한 한파 속에서 이들은 세상 사람들에게 말했다. “408일을 넘기게 해서는 되겠습니까!” 50여명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더불어민주당사, 국회, 전경련 회관, 영등포역을 거쳐 서강 어린이 공원까지 온몸으로 외치며 갔다. 10일 오전 10시 서강어린이 공원을 출발해 당산역, 양평교, 이대목동병원을 거쳐 굴뚝 농성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은 “문재인 정부는 약속을 파기한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이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며, 스타플렉스는 파인텍 문제 해결을 위해 교섭에 임하고 고용을 승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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