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좋은 보도에 ‘유치원 감사 결과’(MBC), ‘천안함 고통’(한겨레, 한겨레21)

좋은 시사프로그램에 ‘스트레이트-쌍용차 죽음의 배후’(MBC)

민주언론시민연합이 19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층에서 민주시민언론상, 제4회 성유보 특별상 시상식과 창립 34주년 기념식을 했다.

가짜뉴스를 생산 유통하는 세력을 추적해 보도한 한겨레신문 <가짜 뉴스의 뿌리를 찾아서> 기획팀이 제 20회 민주시민언론상을 받았다.
 

‘가짜 뉴스의 뿌리를 찾아서’를 함께 취재한 김완 변지민 박준용 장나래 기자는 “마지막 단계에서 에스더기도운동 내부 취재에 집중을 했고, 전 현직 관계자 10여명을 직접 만나 취재했다”며 “이 과정에서 5기가 바이트에 달하는 내부자료와 수천 건의 내부 메일을 확보해 보도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완 한겨레 신문 기자는 “다행히 보도 이후 가짜뉴스 전파는 다소 둔화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언론사안에서도 진짜 뉴스를 해 나가는 일이 뭔지에 대한 용기를 얻게 됐다”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유치원 감사 결과를 단독 보도한 MBC의 ‘유치원 감사 결과 연속보도’(김현경 이해인 박소희 이동경 기자)는 사회 감사를 통해 제도적 변화를 꾀하는 언론의 올바른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는 높은 평가 속에 2018년 올해의 좋은 방송 보도상을 받았다.

박소희 MBC기자는 “교육청의 소극적 태도, 명단 공개에 대한 내부 법적 검토 등으로 결국 3개월에 걸친 취재 끝에 10월11일 첫 보도를 할 수 있게 됐다”며 “이후 MBC는 유치원 후속 보도를 이어갔고, 보도 2주만에 정부 대책이 발표됐고, 유치원 3법도 발의돼 취재의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박 기자는 이어 “작지만 큰 한 걸음을 뗐다”며 “사립학교법 개정까지 이뤄져 교육이 공공의 영역에 안전하게 안착할 때까지 MBC 취재진은 계속 감시하고 보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천안함 생존 장병들이 겪고 있는 소외와 고통을 생생하게 풀어낸 한겨레와 한겨레21의 ‘천안함, 살아남은 자의 고통’ (정환봉 최민영 한겨레 신문 기자, 변지민 한겨레21 기자)이 올해의 좋은 신문 보도상을 받았다.

변지민 한겨레 21기자는 “천안함 생존자들은 여전히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고, 국가 유공자 인정을 받은 이는 매우 드물며, 군에서 정신적 피해를 받았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분들이 많다”며 “기사로 누군가 위로와 응원을 해 줄 수는 있다고 믿는다. 천안함 생존자 분들과 군 피해자분들의 삶이 지금보다 한 발짝 나아질 수 있도록 옆에서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쌍용차 30명 죽음의 배후’(고은상, 배주환 기자)가 올해의 좋은 시사프로그램상을 받았다. 이 보도는 △쌍용차 회사측과 경찰, 이명박 정부가 쌍용차 노조 무력 진압을 조직적으로 사전 기획한 정황 등을 입수한 내부 문건을 통해 전했고 △국군기무사령부와 국정원의 쌍용차 노동자 및지지 시민들에 대한 무차별적 사찰 △이명박 정부 청와대 내부자 증언과 경찰 내부 기록 등을 통해 쌍용차 노동조합 등 노조 파괴를 주도한 것을 밝혀냈고 △재판 결과를 뒤집어 버린 양승태 사법 농단의 문제점을 짚어냈다.

고은상 MBC기자는 “스트레이트 프로그램을 본 사람들만큼은 쌍용차 사태가 기획된 국가폭력이었음을 알게 되었을 것”이라며 “일과 삶을 지키기 위해 투쟁을 시작한 이들은 영문도 모른 채 국가와 싸워야했고 언론에 의해 빨갱이 폭도가 되어 있었다”고 말했따.

고은상 기자는 이어 “진실을 외면한 채 현상에 집착하고 심지어 왜곡을 일삼는 언론보도가 지난 10년 동안 쌍용차 노동자들을 죽였다는 사실에 언론을 고개를 숙여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지방선거 보도에서 유권자 의제를 표방하며 유권자 목소리를 전달한 뉴스민 ‘6.13지방선거 경북민심번역기’(김규현 박중엽 이상원 천용길 기자, 김서현 데이터분석 연구원)이 올해의 좋은 온라인 보도상 받았다.

올해의 좋은 대안 미디어상은 재생 에너지 투자 현황과 주민과의 갈등 해소 등 해결과제를 조명해 낸 단비뉴스 ‘환경시리즈’(나혜인, 강민혜, 김민주, 박희영, 서지연, 윤연정, 남지현, 박수지, 박진홍, 조은비, 박지영, 윤종훈, 이자영, 장은미 기자)가 수상했다.

제 4회 성유보특별상은 안근태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성추행과 검찰 내 성차별을 고발한 서지현 검사와 북한 취재의 물꼬를 튼 진천규 기자에게 돌아갔다.

34주년 기념식에서 정연우 민언련 상임공동대표는 “공영방송은 정상화되어 가고 있고, 언론의 비판적 기능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고 밝힌 뒤 “현실을 돌아보면 여전히 언론문제는 우려가 더 커지고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연우 상임공동대표는 △공론장 진화에 따른 시민의 감시영역 확대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하는 거짓 뉴스 감시 △사회 소수자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작은 언론에 대한 관심 △언론적폐 청산 등을 통해 건강한 공론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축사에서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민언련은 언론노조에게 가장 두려운 감시자이자 든든한 동지”라며 “언론이 바로 서는 그날까지 언론노조는 민언련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전했다.
 

행사에 참석한 오정훈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2019년 통합방송법, 신문 3법(신문법, 지역신문발전지원법, 뉴스통신진흥회법) 등 언론대개혁을 위한 굵직한 과제가 있다”며 “언론시민사회가 함께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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