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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이라는 빛” 잊지 않겠습니다.
[0호] 2019년 02월 09일 (토) 17:00:55 연현진 윤종욱 언론노보 기자 media@media.nodong.org

9일 청년비정규직 故 김용균 노동자 민주사회장

노제에 3,000여명 참석, 62일 만에 영면

"진실을 규명해야지요/ 이때 한 청년비정규직의 죽음이 우리에게 어떤 빛이 되어주었는지/ 한 어머니의 울부짖음이 우리 모두의 폐부를 어떻게 찢어왔는지 / 왜 없는 이들에게 여전히 세상은 곳곳이 세월호고 구의역이고 태안화력발전소인지 / 이 실상을, 이 참상을, 이 야만을 규명해야지요/ 남은 우리 모두가 김용균이 되어 / 이 뿌리 깊은 설움을, 이 분노를 규명해야지요" (故 김용균 청년비정규직 영결식에 드리는 시 '진실을 규명해야지요' 중 송경동 시인)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故 김용균 노동자의 장례가 62일 만에 치러졌다. 청년비정규직 故 김용균 노동자 민주사회장 장례위원회는 9일 태안화력발전소 앞과 광화문 일대에서 노제와 영결식을 열고 고인을 마석모란공원에 모셨다.
 

   
 

서울에서 열린 노제에서는 ‘비정규직 철폐’, ‘진상규명’, ‘안전한 세상’ 등을 염원하는 만장 50개가 선두에 섰고 유가족과 장례위원, 시민 3,000여명이 “나는 김용균이다”를 외치며 광화문 광장으로 행진한 뒤 영결식에 참석했다.

고 김용균 노동자(24)는 지난해 12월 11일 새벽 3시 태안화력발전소 컨테이너벨트에 끼어 숨진 채 발견됐다. 유가족들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노동자대회, 단식, 삼보일배 등의 투쟁을 했다. 설날인 5일 정부·여당은 진상규명위 구성과 정규직전환을 포함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고인은 사망 전에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라는 피켓을 들고 찍은 사진을 남기기도 했다.

   
 

12시에 시작된 영결식에서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30년 전 문송면과 원진레이온 노동자들의 직업병과 사망은 노동재해의 심각성을 알렸고, 2018년 고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은 우리 사회가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처절히 알렸다”고 말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이제 고인의 죽음을 부른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공공부문의 민영화를 제자리로 돌리는 투쟁, 누군가의 희생과 목숨을 담보로 작동하는 사회를 바꾸는 투쟁에 나서겠다”고 외쳤다.

故 이한빛 PD 어머니 김혜영씨는 눈물을 흘리며 조사를 낭독했다. 김 씨는 “저도 3년 전 스물일곱의 아들 한빛을 잃었고 지금까지도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며 “용균이의 부모님도 같은 심정”이라고 흐느꼈다. 이어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줄 때 가장 큰 힘이 되고 혼자보다는 함께하고 연대할 때 슬픔과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알았다”고 했다.

   
 


故 김용균 노동자 어머니 김미숙씨는 “우리 아들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고 책임자를 강력하게 처벌해야 이 사회의 부당함이 바로잡힐 것”이라며 “우리 아들과 같은 수많은 비정규직을 사회적 타살로부터 살리는 길”이라고 호소했다. 또한 “앞으로도 이 사회의 부당함이 정당하게 바뀔 수 있게 많은 관심 보여주시고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기완 故 김용균 노동자 민주사회장 장례위원회 고문은 “용군이는 죽은게 아니다. 돈이 주인이고 돈밖에 모르는 이 사회가 용균이를 학살하고 짐승 죽이듯이 도살했다”며 “땅에 묻어야 할 것은 용균이가 아니라 썩은 독점자본주의”라고 소리쳤다.

이어 오후 5시 30분 마석 모란공원에서 하관식이 열릴 예정이다.
 

   
 

 

송경동 시인의 조시 ‘진실을 규명해야지요’ 전문
- 故 김용균 청년비정규직 영결식에 드리는 詩

진상을 규명해야지요
청년의 목은 어디에 뒹굴고 있었는지
찢겨진 몸통은 어디에 버려져 있었는지
피는 몇 됫박이 흘러 탄가루에 섞였는지

진상을 규명해야지요
왜 청년은 밥 한 끼 먹을 틈도 없이 컵라면으로 떼우며 종종걸음을 해야 했는지
왜 청년은 2인1조 매뉴얼을 따르지 않고 혼자 일해야 했는지
스물 여덟 번의 작업환경 개선 요구는 누가 꿀꺽했는지

진상을 규명해야지요
랜턴 하나 지급받지 못한 어둔 막장에서
청년이 갈탄을 주워 담으며 생산한 전기는
누구의 밝음과 재력과 풍요만을 위해 쓰여졌는지

진상을 규명해야지요
몇 년간 12명이 죽어 간 죽음의 발전소에 지급된
480억의 무재해보상금은 누가 어떻게 챙겼는지
왜 산재사고의 98%가 비정규 외주노동자들 몫이어야 했는지

진상을 규명해야지요
국가는 왜 공공부문 사영화를 밀어부쳐 왔는지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선언은
누가 제로로 만들어 왔는지


왜 국가와 의회가 앞장서 상시지속업무마저 비정규직화 해왔는지
왜 국가와 의회가 앞장서 원청의 사용자성을 지워져 왔는지
왜 국가와 의회가 앞장서 하청노동자 중간착취를 용인해 왔는지

진상을 규명해야지요
누가 다시 그런 현장에서 뺑이치며 일하고 있는지
누가 다시 그런 일터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1100만 비정규직의 피와 땀과 눈물과 한숨은 누구의 금고에 빼곡히 쌓여가고 있는지

진상을 규명해야지요
산업안전보건법은 왜 28년만에야 처음으로 개정될 수 있었는지
중대재해방지법 기업살인법은 왜 통과되지 않는지
불법파견 중간착취 사업주는 왜 처벌되지 않는지

진상을 규명해야지요
청년의 죽음을 끝까지 지켜 온 게 국가인지 시민인지
재발방지를 위한 진상조사위 구성
발전 5개사 비정규직 2200명 정규직화 등은 누가 관철시켜왔는지

진상을 규명해야지요
왜 촛불정부는 1700만이 밝혀둔 시대의 빛을 꺼트리려 하는지
왜 국회는 모든 촛불입법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지
왜 이 나라는 다시 재벌 관료 자산가 정치인들만이 무한히 자유로운 나라가 되어 가는지

진실을 규명해야지요
이때 한 청년비정규직의 죽음이 우리에게 어떤 빛이 되어주었는지
한 어머니의 울부짖음이 우리 모두의 폐부를 어떻게 찢어왔는지
왜 없는 이들에게 여전히 세상은 곳곳이 세월호고 구의역이고 태안화력발전소인지

이 실상을, 이 참상을, 이 야만을 규명해야지요
남은 우리 모두가 김용균이 되어
이 뿌리 깊은 설움을, 이 분노를 규명해야지요

이런 시작이라고 약속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시작이라고 어머니를 부둥켜안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시작이라고 이 불의한 시대에 선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달리 어떤 위로의 말도 찾지 못해
진상을 규명해야지요, 진상을 규명해야지요
수천만 번을 되뇌이며
우리 시대 또 다른 빛이 되어주었던 당신을 떠나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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