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본부, 25일 경영독립 노사 합의 준수 요구

김영섭 콘텐츠허브 대표 등 ‘대주주 인사들’ 해임 촉구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본부장 윤창현)가 SBS 정상화을 위한 노-사-대주주 간 3자 합의 파기 움직임에 맞서 싸우겠다고 결의했다.

SBS본부는 25일 대의원회를 열고 사측에 ‘소유 경영 분리’ 원칙의 재확인과 노사합의 준수를 재차 요구한 뒤 윤석민 태영건설 회장을 향해 더 이상 선을 넘지 말고 SBS에 대한 소유경영 분리 약속과 노사 합의를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또 독립 경영 약속을 어긴 이동희 경영본부장의 퇴진과 대주주의 부당한 인선으로 임명된 김영섭 콘텐츠 허브 대표, 장진호 콘텐츠허브 이사회 의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지난 2월 20일 언론노조 SBS본부(본부장 윤창현)-SBS(사장 박정훈)-SBS미디어홀딩스(대표이사 신경렬)는 SBS를 중심으로 콘텐츠 생산 유통 체계 완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합의를 체결했다. 합의 이행의 첫 조치로 2월 21일 SBS는 SBS미디어홀딩스가 소유한 SBS콘텐츠허브 주식(1394만주, 전체지분 중 64.96%, 808억 7천만 원)을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는 SBS 콘텐츠와 자산을 SBS에서 관리해 이익 유출 문제를 풀자는 취지였다. 이 같은 3자 합의는 SBS 독립 경영에 청신호였다.

SBS미디어홀딩스의 대주주 태영그룹의 윤세영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지난 3월 25일 윤석민 부회장이 회장으로 공식 취임하면서 SBS 노사합의가 유명무실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SBS본부는 SBS콘텐츠허브 이사 선임 등 각종 인선과 사내 움직임을 적신호로 보고 있다.

SBS는 자회사인 SBS콘텐츠허브에 스토리웍스 사장을 겸직 중인 김영섭 SBS드라마본부장을 임명했다. 또 장진호씨(전 SBSi 대표)가 콘텐츠허브의 사외 이사로 영입되고 이사회 의장이 됐다.

장진호씨는 윤석민 회장의 하버드 경영대학원 동문이며 2000년부터 SBSi 경영에 함께 한 적이 있어 SBS본부는 윤 회장의 최측근으로 파악하고 있다. SBS본부는 25일 성명에서 “사측이 드라마 제작 기능을 스토리웍스로 이관하려고 하는 상황에서 드라마 제작과 유통기능을 담당하는 회사의 경영을 한 사람에게 맡긴 것”이라며 “이는 두 회사를 합병하기 위한 수순”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SBS본부는 ‘윤석민 회장의 SBS 재장악과 사유화 음모’가 진행되고 있다며 드라마-유통 합병 시도 의혹은 명백한 합의 파기라는 것이다. SBS본부는 25일 성명에서 “대주주가 스스로 선언하고 서명한 소유경영 분리 원칙과 노사합의를 사실상 파기하고, SBS정상화를 바라는 구성원들과 방송 독립을 성원해 온 국민의 바람을 무참히 짓밟으려는 불온한 시도를 계속할 경우 우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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