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인사부터 EBS 쑥대밭 만들었다” 방통위에 책임 추궁

언론노조 EBS지부, 10일 과천 정부청사 앞 기자회견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지부장 이종풍)가 김명중 사장의 부적격 인사 전면 철회를 요구했다. 또 방송통신위원회가(이하 방통위) EBS에 제대로 된 사장을 선임했는지 따져 물었다.

EBS지부는 10일 오전 11시 과천 정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함량 미달’ 김명중 EBS 사장을 즉각 회수할 것을 방통위에 촉구했다. 

지난 1월 21일 방통위는 EBS 사장 재공모 지원자 20명 중 면접 대상자 4명을 확정했지만 언론·시민사회에서 요구한 국민 참여 공개 검증을 무시한 채 현 김명중 사장을 뽑은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EBS지부는 “방통위는 사장의 자격과 능력을 제대로 검증하긴 했느냐”며 김명중 사장의 첫 부실 인사를 지적했다.

EBS지부는 지난 5일 박근혜 정권 부역자가 부사장으로, 비정규직 직원 성추행으로 직능단체에서 제명된 자와 박근혜 정권 홍보 영상의 제작 부서 책임자 등이 부서장으로 대거 임명됐다고 주장했다. 

 EBS 부사장으로 임명된 박치형 부사장은 2013년 박근혜 정부 때 <다큐프라임-나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입니다>를 제작 중이던 김진혁 담당 PD를 부당하게 인사 조치하여 프로그램 제작을 중단시킨 바 있다.

이와 관련 김진혁 전PD(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사가 철회 되든지, 최소한 당시 반민특위 제작 중단에 대해 이제라도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나서 구성원들의 판단을 구하는 것이 맞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비가 내리면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지난주 김명중 사장이 깜깜이 인사를 강행했다. 부사장·부서장 임명이 사장의 인사권이라고 해도 구성원들의 요구마저 무시한 채 진행하면 안 된다”며 “이런 파탄 인사를 내게끔 김명중 사장을 임명한 방통위의 책임도 무겁다”고 엄중 경고했다. 

이에 앞서 언론노조와 EBS지부는 △부사장 임명자에 대한 신임 절차 마련 △산별협약에 따라 편성/제작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임명동의 및 중간평가 실시 △주요 부서장에 대한 중간평가제를 제안했으나 김 사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종풍 언론노조 EBS지부장은 “김명중 사장은 지부의 정당한 지적과 문제 제기에도 박근혜 정권의 부역자들을 부서장, 부사장으로 임명했다”며 “공영교육방송에서 요구되는 높은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지부장은 이어 “EBS는 한국교육방송법에 의해 독립된 기관이지 방통위의 산하기관이 아니다”라며 “방통위는 관리 감독 기능만 충실히 이행하면 된다. 더 이상 EBS를 유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EBS가 풀어가야 할 숙제는 산적해있지만 김 사장은 첫 인사부터 조직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며 “불통 사장을 선임한 방통위가 일말의 책임이라도 느낀다면 사장 임명을 철회하고 EBS에서  손 떼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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