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과기부 앞 기자회견 …유료방송 초고속 인터넷 시장 독과점 우려

“시청자, 일자리, 콘텐츠, 지역성 항목 배점을 대폭 늘려야”

시민사회와 지역단체들이 케이블 방송 인수합병에 대한 의견서를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했다. 한국진보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참여연대, 희망연대노동조합 등 153개 시민사회와 지역단체들은 이날 오전 11시 과천 정부청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시청자 노동자 지역 시민사회 의견이 수렴된 제대로 된 인수합병 심사를 촉구했다.
 

지난해 엘지유플러스가 씨제이헬로 인수하겠다고 밝힌 이후 에스케이는 티브로드를, 케이티는 딜라이브를 인수한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인수합병이 이뤄진다면 결국 유료방송과 초고속인터넷 시장의 90%를 통신 3사가 독과점하게 돼 시청자 권리 축소와 지역채널 광역화 문제, 다양성 축소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 및 지역 일자리 축소 문제까지 제기되고 있다. 현재 씨제이헬로에는 전국 23개 권역에 1200여명의 직접 고용 노동자와 1200여명의 간접고용 비정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지역시민사회단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엘지의 씨제이 인수는 통신재벌 3사의 방송시장 독과점이 본격화된다는 것을 뜻한다”며 “시청자(가입자), 노동자, 콘텐츠사업자 모두 권리를 침해당할 수 있어 정부는 방송의 공공성과 다양성을 담보하는 방송통신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독과점 사업자가 모든 것을 통제하는 구조가 되면 유료방송 시청자와 시민들의 목소리는 실종된다”며 “이 같은 인수합병이 ‘사람이 먼저’라는 문재인 정부 정신과 맞는가. 시민의 권리와 공공성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엘지와 케이티는 지난 2016년 에스케이가 씨제이헬로비전에 대한 인수합병 추진에 대해 △일자리 축소 △방송 통신 인프라 퇴보 △이윤은 에스케이가 가져간다며 우려를 한 바 있다. 3년 후 이 같은 문제를 엘지와 케이티가 벌이고 있는 꼴이다.

이날 제출된 시민 의견서에는 “이번 인수합병은 가입자 거래와 1위 싸움이며, 통신 3사는 넷플릭스, 디즈니, 구글 같은 글로벌 사업자를 거론하며 끊임없이 규제 완화를 요구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팀장은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안정과 고용승계가 철저히 보장되어야 하며, 소비자 권익을 고려해 철저히 심사해야 한다”고 밝혔고, 정성희 세로하나 집행위원은 “통신재벌들의 인수합병으로 끊임없는 고용불안이 가중될 수 있고, 시청자들에게 비싼 요금과 알권리 침해, 지역성 침해”를 우려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번 심사에서 시청자(가입자), 일자리, 콘텐츠, 지역성 관련 항목의 배점을 대폭 늘려야 하고 심사 과정에 시청자와 노동자 그리고 시민사회의 참여를 적극 보장하고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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