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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콘텐츠는 공공재…IPTV 사업자가 공적책임·사회적책무 다해야
[0호] 2020년 01월 21일 (화) 15:39:08 조정훈 언론노보 기자 hello150@naver.com

지역콘텐츠진흥분담금 출연 등 현실적 보호방안 마련

지역 콘텐츠의 공공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도

   
 

공공재의 성격을 지닌 지역 콘텐츠를 지키고 활성화하기 위해선 방송통신 M&A의 가장 큰 수혜자인 IPTV 사업자들에게 실질적인 투자계획 수립과 지역콘텐츠진흥분담금 출연 등 사회적 책무를 지우는 방안을 강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희경 성균관대 사회과학부 학술교수는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방송통신 M&A시대 지역콘텐츠 활성화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에서 “지역 콘텐츠는 공공성 측면에서 보호해야 한다. 여기에 뛰어든 IPTV 사업자들에게 ‘지역콘텐츠진흥분담금’ 출연을 의무화하는 등 지역의 콘텐츠를 보호할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방송통신 M&A시대, 지역콘텐츠 활성화 방안 모색’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김 교수는 “지역방송은 지역에서 하는 역할에 비해 과소평가되고 있다”면서 “상업적이지 않기 때문에 관심에서 멀어지기 쉬우나 공공재의 성격으로 바라봐야 한다. 지역 콘텐츠의 역할과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지역방송시장에 대한 정부의 실질적 대책이 부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의 사례를 소개한 그는 해외의 경우 OTT 등 글로벌 미디어 그룹의 공격적 콘텐츠 전략에서 자국 콘텐츠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사업자의 대규모 자본 유입을 강제하거나 콘텐츠 육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방송과 통신의 M&A가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OTT) 기업과의 경쟁을 위한 것이라는 대전제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그는 “현재 유료방송 시장은 콘텐츠가 아니라 가격경쟁을 통해 가입자를 유치하는 생태계”라며 “콘텐츠 차별성을 경쟁력으로 삼는 OTT와 전면 대결이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통신사업자의 진출로 과점 상태가 된 유로방송 시장이 가격과 결합서비스 이외에 우위를 지킬 수 있는 전략이 없다는 우려도 드러냈다.

 

통신사업자의 방송사업 진출을 논의하는 과정이 ‘졸속’으로 진행된 데에 대한 안타까움도 표했다. 넷플릭스·유투브 등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OTT) 기업에 대한 국내의 경쟁력을 키우자는 의도이지만 급한 나머지 인수합병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력이나 부작용 등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사전동의 조건에 명시된 심사계획안의 대부분이 ‘적정성’이나 ‘가능성’ 등의 추상적인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며 “판단기준은 모호하고, 관련 매뉴얼이 없어 평가 또한 구체적인 실현 사항이 아닌 계획을 중심으로 이뤄졌기에 사후검증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빈번하게 이뤄져 온 방송사업자(MSO)간 인수합병과 달리 방송과 통신의 인수합병은 유래가 없었던 일이기에 좀 더 면밀하게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전했다. 방송법과 전기통신사업법, IPTV법 등 어디에서도 방송통신 M&A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근거가 제시돼 있지 않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이상민 국회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과 방송통신 공공성 강화와 나쁜 인수합병 반대 공동행동, 전국언론노동조합, 지역방송협의회 등이 주최한 이날  ‘방송통신 M&A시대 지역콘텐츠 활성화 방안 모색 정책토론회’에는 언론·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해 국내외 지역미디어 육성 및 보호 전략과 콘텐츠 활성화 방안 등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오정훈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지역 언론이 어떻게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이런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한 대처방안은 무엇인지를 실질적으로 고민하는 자리”라며 “지역 채널과 콘텐츠의 약화를 넘어 지역에서 일하는 언론노동자의 일자리, 나아가 지역 공공성과 지역 민주주의의 훼손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지역에 있다. 지역 곳곳에 언론이 있으며 서울 내에도 마을 미디어 등 다양한 목소리가 있다. 이들이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제발표에 이어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도 IPTV사업자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논의와 현실적인 지원 방안, 법·제도 측면의 개선 등 다채로운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패널토론에서 나온 이야기를 간략하게 정리했다.

 

○고차원 지역방송협의회 공동의장

=IPTV가 지역 콘텐츠 혹은 케이블의 진흥을 위해 M&A에 나서는 것이 아님은 명확하다. 이들의 시장 진입에 아무런 간섭 없이 산업의 성장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여론의 다양성, 문화다양성이라는 가치는 훼손될 수 밖에 없다. 힘이 약하더라도 가치에 따라 보호하고 지켜야 할 분야가 바로 지역방송이다.

산업성장과 진흥이란 목표 외에 지역 미디어의 양적, 질적 성숙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과소 공급되는 콘텐츠를 어떻게 지원할지 고민해야 한다. 마을미디어 등도 새시대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 지역 지상파가 누려왔던 독점적, 배타적 권한 역시도 다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만제 원광대 행정언론학부 교수

=앞서 발제에서 제시한 대안 등에 동의하는 입장이다. 미디어 산업의 급격한 변화가 방송 현장에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 인수합병들도 이 과정에서 나오고 있다.

그간 시장 중심의 방송 정책이 이런 자생력, 경쟁력을 갖출만큼 성과가 있는 정책이었는지 질문한다면 큰 성과를 얻었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고 국가 정책을 공공성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 시장성을 유지하되, 시장 실패, 보완할 점에 대한 디테일한 고민이 필요하다.

콘텐츠 소비가 OTT 중심으로 흐르는 상황에서 지상파의 공공적 기능을 정책적으로 함께 보완해야 한다. 지역 콘텐츠를 책임있게 담당하는 지상파, 지역 방송의 노력 필요하다.

 

○이동훈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 공동위원장

=지역방송 시청률이 낮다. 하지만 지역에서 보도의 요구는 계속해서 있다. 돈과 사람, 콘텐츠가 중요한데, 사람과 콘텐츠는 있다. 문제는 돈이 없다는 것이었다.

방송 앞에 ‘유료’라는 말이 붙으니 달리 보이는데 방송은 공공재가 맞다. 그런데 이런 공공재가 3개 기업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거다. 지역채널 활성화를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은 있어야 한다. 지역콘텐츠진흥분담금 등의 논의는 이런 공공성에 대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본다.

아울러 (이들 사업자에 대한) 더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 이미 과점시장이 형성돼 있고, 과거 통신시장에서 어떻게든 규제를 빠져나가는 데 익숙한 기업들인데 규제조차 하지 않으면 모든 걸 다 내려놓아야 할 수 도 있다. 오늘 논의가 시민사회에 환기시킬 기회가 되길 소망한다.

 

○이기동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방송환경이 큰 틀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 미디어가 지역 시민들에게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면 거대 사업자로 재편되는 과정을 겪어 왔다. 그런데 이것이 지역을 더 소외하고 배제하는 쪽으로 갔다.

IPTV는 전국 단위를 커버하고 있다. 그간 방송사업자는 더 많은 공적 책임과 의무를 부과 받아왔는데, 통신사업자들이 방송사업자의 권한을 갖게 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공적 책임과 사회적 책무를 가져갈 것인가에 지극히 회의적이다.

엄청난 규제하자는 것 아니다. 최소한의 공적책임을 지킬 수 있게 운영하자는 제안이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 건 지역 입장에선 굉장히 절망적이다. 책임 등 부분은 지금이라도 명확하게 책임이나 규제로 책무를 지워야 한다.

 

○송덕호 서울마을미디어네트워크 운영위원장

=마을 미디어 활성화의 이면에는 기존 미디어가 자기역할을 못한다는 사회적 현상, 요구들이 있었다. 과거의 시청자가 그저 시청하는 행위를 즐겼다면 지금은 발언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지고 있다.

시민들의 취미 정도로 낮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을 미디어를 보면 굉장히 다양한 역할과 사회적으로 유의미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권리를 지키고자 시작한 일인데 여건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다보니 이름뿐인 권리만 남았다.

이걸 돌파하려면 사회적 논의기구가 필요하다. 과기부와 방통위로 이원화된 정부 채널도 일원화가 필요하다.

 

○신승한 방송통신위원회 지역미디어정책과장

=말씀대로 시장이 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역방송이 가지는 의미, 가치는 확실하다. 지역의 소규모 상회가 대규모 유통업자와 경쟁할 수 없지만 지역에서 나름의 필요와 의미를 가지는 것과 비슷하다.

지역 미디어는 여론 다양성을 확보하고, 지역의 소식을 전하는 용도로 이용된다. 이것이 유지되려면 지역 방송의 공공성을 담보할 콘텐츠가 생산돼야 하는데, 경영상의 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정부가 시장경쟁 체제에서 규제로만 모든 문제에 접근하기에는 제한적인 부분이 있다. 자생력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 등은 심도 있게 고민할 필요 있다고 보인다. 지역 시청자미디어센터 연계 등 여론 다양성,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고민은 계속하고 있다.

 

○황큰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뉴미디어정책과장

=미디어 시장은 그간 급격한 변화를 겪으며 격렬한 논쟁의 중심에 있었다. SBS 전환부터 IPTV까지 여러 정책들이 도입, 진행돼 왔다. 지금의 IPTV 방송사업자 M&A는 통신사업자가 방송 시장의 지배적 주체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논쟁이라 본다.

우선 향후 이들 사업자의 재허가 과정에서 섬세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존에 IPTV가 SO를 인수해도 지역채널, 결합상품 요금 규율, 공익채널 등 구성과 운용에 있어서의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사업의 틀, 허가 조건 등 보다 세심한 기준과 전략을 세워야 한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계속 고민하고, 집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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