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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재학 PD 대책위 출범…“고인 뜻 이어 끝까지 싸울 것”
[0호] 2020년 02월 20일 (목) 11:27:27 임학현 언론노보 기자 haken1984@gmail.com

대책위 진상규명・책임자 처벌・방송산업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나서기로

오정훈 공동대표 “방송 비정규 노동자들에 사과…제작현장 바꿔가겠다”

지역 노동・시민사회 단체, CJB 앞 결의대회…“지역 모든 힘 모아 투쟁”

   
 

고 이재학 CJB청주방송 PD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상을 파악하고 CJB청주방송의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해결할 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CJB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진상규명・책임자 처벌・명예 회복・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지난 1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 위치한 전국언론노동조합 회의실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고 이재학 PD가 억울한 해고를 당하게 된 과정을 밝히고, CJB청주방송이 은폐하고 있는 고인의 근로자성 입증 자료 등을 요구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CJB청주방송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대책도 언론노조를 비롯한 언론단체, 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 강구해 나가기로 결의했다.

 

대책위는 출범선언문에서 “방송사들이 아무리 시민과 노동자의 눈과 귀를 막아도 입까지 막을 수는 없다”면서 “CJB청주방송은 고인의 유가족과 방송노동자, 시민들 앞에서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어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고 다시는 같은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비정규직 문제도 즉각 해결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고인은 2004년 CJB청주방송에 조연출로 입사해 무려 14년을 한 회사에서만 일한 CJB청주방송의 노동자다. 생전 별명이 ‘라꾸라꾸’(간이침대)일 정도로 사생활마저 포기하며 헌신적으로 일한 PD였다고 전해진다. 정규직 PD 이상으로 일하는 PD였음에도 ‘프리랜서 PD’라는 이유로 임금 수준과 처우에서 차별을 감내하다, 2018년 4월 자신을 포함한 CJB청주방송 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회사에 요구하기에 이른다. 이에 대한 회사의 대응은 부당한 해고였다.

 

해고 후 고인이 법원에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청구하자, 회사는 고인이 14년 일한 모든 흔적과 기록을 인멸하고 그의 동료들이 증언하지 못 하도록 회유와 압박을 일삼았다. 고인은 결국 지난 2월 4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서에는 “억울해 미치겠다. 모두 알고 있지 않을까? 왜 그런데 부정하고 거짓을 말하나”라고 썼다.

 

고인의 억울함을 풀기 위한 대책위에 56개 언론단체・시민사회단체들이 모였다. 대책위는 ▲진상규명 ▲고인의 명예회복 ▲책임자 처벌 ▲청주방송 비정규직 문제 해결 ▲방송사 프리랜서 등 비정규직 문제 법제도 개선 등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CJB청주방송 이두영 회장의 유족 대면 공식사과 ▲직장 내 괴롭힘 중단과 가해자들 자택대기발령 ▲노무법인 컨설팅 자료 공개 등은 즉각적인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고인의 동생인 이대로 씨는 출범 기자회견에서 “형의 동료들에게 형의 14년 업무 기록 등을 지우도록 강요하고, 형을 위해 증언하지 못 하도록 회유・압박을 일삼은 가해자들이 여전히 CJB청주방송에서 국장, 팀장 등을 맡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CJB청주방송이 하고 있는 거짓말들, 위증들을 모두 수면 위로 올려 가해자들이 처벌 받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대로 씨는 또한 “형의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은 비단 형 혼자만의 싸움이 아니라 같은 처지에 있는 스태프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것이었다”며 “유족들은 형의 뜻이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위의 공동대표를 맡은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죄송스럽다”는 말로 운을 뗐다. 오정훈 위원장은 “방송제작현장의 불공정 관행을 타파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인권의 보루 역할을 해야 하는 언론노조가 자기 역할을 다하지 못 해 결과적으로 고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며 “유가족과 언론산업 내 비정규직 노동자들 모두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과 유족의 뜻을 오롯이 담는 방식으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하며, 고인의 명예회복을 이루도록 하겠다”면서 “고인이 스스로와 약속했던, 제작현장의 후배들이 고인처럼 차별받지 않도록 현장을 바꿔나가는 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 3시에는 CJB청주방송 사옥 앞에서 결의대회가 열렸다. 민주노총 충북본부와 충북지역 노동단체 및 시민사회단체 회원 200여 명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을 위해 지역의 모든 힘을 모아 투쟁할 것”이라며 “CJB청주방송이 유족의 요구를 계속 거부하고 기만적인 언론플레이로 책임을 모면하려 한다면, CJB청주방송을 반인권・반노동 기업으로 규정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들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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