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안모자 3개 계열사 노조 한 목소리 “구조조정 멈춰라”

언론노조・금속노조・한국노총 금속노련, 공동투쟁단 결성

영안모자와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이 계열사에 정리해고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는 가운데 계열사 3사(OBS경인TV, 자일대우상용차, 자일대우자동차판매)의 노동조합들이 공동투쟁단을 결성해 이를 저지하기 위한 투쟁에 나섰다.

 

‘영안모자 백성학 우량 기업 파괴 저지 공동투쟁단’(이하 공동투쟁단)은 1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길에 위치한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백성학 회장과 영안모자는 계열사 내 정리해고 및 인력 구조조정을 당장 멈추라”고 촉구했다.

 

백 회장과 영안모자는 최근 계열사 3사에 대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 압박을 가하고 있다. 울산에 공장이 있는 자일대우상용차에 폐업 수준인 386명의 정리해고를 통보하고, 자일자동차판매에서도 휴업과 인력 구조조정을 일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같은 구조조정의 이유로 백 회장 측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영위기’를 들고 있다.

 

특히 OBS에는 현재의 200명 인력을 132명으로 감축하고 급여를 10% 삭감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OBS 경영진이 희망퇴직 및 자회사 설립을 통한 조직 개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소문도 도는 상황이다. 2017년 13명의 해고사태를 투쟁으로 돌파한 경험이 있는 전국언론노동조합 OBS희망조합지부는 ‘더 물러설 곳이 없다. 투쟁으로 맞선다’는 입장이다. 

 

OBS희망조합지부를 포함한 3개 계열사의 노동조합들은 서로 다른 산별노조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더 나아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울타리까지 허물고 연대해 공동투쟁단을 결성했다. OBS희망조합지부, 민주노총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의 대우버스사무지회, 한국노총 금속노련의 자일자동차판매노동조합 등 3개 조직은 공동투쟁단 발족 기자회견문에서 “백성학과 영안모자가 노동자의 권익을 존중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코로나19 상황을 빌미로 자행 중인 구조조정을 멈추게 하는 투쟁에 힘을 모아 나갈 것”이라 밝혔다.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언론노조와 금속노조, 한국노총의 금속노련까지 함께 공동투쟁을 하게 된 것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고용유지와 위기 탈출이라는 절대적 과제 앞에 자본이 먹튀 행각을 벌이는 것을 저지하겠다는 의지”라면서 “고용유지를 국민이 요구하고 정부가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본이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고 먹튀 행각을 하는 것을 규탄하고 백성학을 상대로 한 투쟁에 공동투쟁단이 나설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김용화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이 분(백성학)은 ‘좀비 경영인’이 아닌가 싶다”면서 “스스로 자기 사업장의 가치를 훼손해 우리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경영행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버스는 대중교통이고 OBS는 언론사다. 우리는 그것들을 공공재라 부른다”며 “우리 사회의 기반이 되는 사회 공공재를 자신이 사업주라고 해서 제멋대로 경영하는 것은 21세기 대한민국의 사회적 합의에 걸맞지 않은 퇴행적이고 후진적인 경영방식”이라 비판했다.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은 “노동자가 더이상 희생 돼서는 안 된다는 생각의 연장선 상에서 연대 정신을 힘있게 발휘할 것”이라며 “(정부로부터)받을 것은 다 받아먹고 노동자는 길거리로 내모는 (백성학의) 작태에 대해 국민도 함께 분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속노련은 영안모자가 코로나19를 핑계로 노동자의 고용을 위협하는 부도덕한 행동에 결연히 맞서 대응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공동투쟁단은 오는 23일 국회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한 차례 더 열고, 자일대우상용차 노동자의 해고일자로 통보된 10월 4일에는 울산 공장 앞에서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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