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설문조사 "박권상 사장 잘못한다" 72.6%


KBS노조(위원장 현상윤)는 박권상 사장 취임이후 2년동안의 경영성과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조합원들의 평가가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자 노보를 통해 밝혔다.
노조는 최근 회사 경영진을 새로 임명하기 위한 절차에 때를 맞춰 전국 조합원 1,2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이와 같은 결과나 나타났다고 말해 다가올 임협과 사장선임에 있어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결과 공영방송의 최고경영자로서 지난 2년간 박사장의 직무수행에 대해 응답자의 절대 다수인 72.6%가 잘못하고 있다고 답한데 반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불과14%에 그쳤다.
방송의 공정성에 대해선 64.8%가 달라진 게 없다고 답해, 나아졌다는 응답 18.2%를 압도했고, 방송제작과 업무수행과정에서 직원들의 내부자율성을 묻는 질문에는 62.1%가 달라진게 없다, 23.5%는 오히려 후퇴했다고 답한 반면, 개선됐다는 응답은 13.3%에 불과했다. 또 정치권이나 외부로부터 KBS의 독립성에 대해서도 66.5%가 달라진 게 없다고 답했다.
한편 회사 인사의 공정성에 대한 질문에는 공정하지 않다는 응답이 65%로, 공정하다는 응답 13.9% 보다 훨씬 많았다.
아울러 부장급이상 능력급제 도입 등 경쟁을 강화시키는 제도가 회사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단지 13.1%만이 그렇다고 답해, 그렇지 않다는 응답 66.7%보다 훨씬 적었다.
또 직원들의 전문성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제도가 적절히 시행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89%가 그렇지 않다고 답한 반면, 그렇다는 답은 3.1%밖에 안됐다.
그리고 방송환경 변화에 대한 회사의 대응이 적절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68.9%가 적절하지 못하다고 답해, 적절하다는 응답 18.8%보다 훨씬 많았다.
노조는 이번 설문이 "현 경영진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아울러 새로 임명될 경영진의 선임기준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됐다며, "앞으로 5월 임협투쟁과 총파업투쟁에 연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KBS 사측은 10일 'KBS노조 설문조사와 관련 KBS의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설문조사가 이사진 및 집행기관의 구성시기와 맞물려 그 의도에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며 '설문 문안 자체가 부정적인 답변을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KBS노조는 지난 12일 <민심은 천심이다> 제하의 성명을 통해 '사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조합의 설문조사를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있다'며, '손다박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는 행동은 세상의 웃음거리가 될 뿐 결코 진실을 가릴 수 없다는 점을 직시하고 조합의 진의를 받아들여 성숙한 자세로 임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또 '이번 설문조사의 결과를 자성의 계기로 삼아 공사경영에 대한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러한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면 박사장은 명예로운 퇴진의 길을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노조는 지난 12일 <'KBS노조 설문조사 관련 KBS입장'에 대한 반박> 제하의 보도자료를 통해 사측이 제기한 여섯가지 주장에 대한 반론을 제기했다.


/ 언론노보 281호(2000.5.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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