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전 선거운동원 등 최악선택 외압의혹 제기

MBC 노동조합(위원장 박영춘)이 지난 15일 방송위원회(위원장 김정기)의 MBC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선임과 관련 정권의 압력 의혹을 제기하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MBC 노조는 이날 '방송위원회는 정권의 노리개인가' 제하의 성명을 통해 "방송위가 정권의 압력에 굴복해 부적격자를 방문진 이사로 선임했으며 언론민주화를 위해 헌신해온 인사는 누락시켰다"고 주장하며 김정기 방송위원장과 일부 인사들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MBC 노조는 특히 이사로 선임된 오미영씨(프로덕션 영인터미디어사장)의 경우 고건 서울시장 선거당시 부대변인으로 일했던 과거를 거론하며 권력과의 커넷견에 의한 최악의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또 감사를 맡은 이건영씨(전 청주 MBC사장) 역시 노조를 핍박하며 이권을 챙긴 인물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노조는 이들이 정치적 압력에 의해 억지로 선임됐다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MBC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전문성과 대표성, 개혁성을 갖춘 인물들인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반면 성유보 민언련 이사장의 경우 뚜렷한 반대논리 없이 거부됐다고 주장했다.
MBC 노조는 이번 인사를 주도한 김정기 방송위원장과 현 방송위원들이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했으며 문제의 인사로 지목 받고 있는 인물들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앞서 EBS노조(위원장 최 영)는 지난 8일 방송위가 현 박흥수 원장을 사장으로 선임한 것과 관련, 「EBS는 과연 개혁이 이루어질 것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EBS 직원 모두의 염원인 개혁을 철저히 외면하고 위원회의 나눠먹기 식의 새로운 족벌체제의 서곡을 알리는 전주곡이자 반 개혁적 성향을 드러낸 인사'라고 규정했다.
EBS노조는 또 '△내부 개혁의 철저한 실행, △조합원에 대한 처우 개선, △경영의 투명성 및 재원확보, △청사문제 해결' 등 4개 요구사항을 밝혔으며 '이같은 개혁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전면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방송위원회는 지난 8일 전체회의를 통해 KBS 이사 11명과 EBS 사장·비상임이사 5명, 감사 1명의 추천과 임명을 각각 확정했으며, 15일 MBC 방문진 이사 선임을 끝으로 각 방송사에 대한 인선을 마무리했다.
이에 앞서 지난 4일 언론노련과 언개련, 민언련 등 언론운동단체 소속 20여명은 이번 인사와 관련한 김정기 방송위원장의 기자회견이 열린 목동 방송회관에서 밀실인사를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 언론노보 281호(2000.5.1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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