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비리의 대명사 퇴출 마땅"


오미영씨와 김수장씨가 MBC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직 사퇴 의사를 밝혀 해결의 실마리를 보였던 MBC노조(위원장 박영춘)의 투쟁이 이건영 감사의 버티기와 방송위원회의 책임회피로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오미영씨는 지난달 22일 노조와 언론시민사회단체들의 퇴진압력에 따라 방송위원회에 사퇴서를 제출했고, '부천서 성고문사건' 수사책임자였던 김수장씨도 이와 같은 자신의 검찰 재직시 경력이 드러나자 다음날 즉각 사퇴의사를 방송위에 전달했다.
그러나 방문진 감사로 선임된 이건영씨의 경우 계속되는 MBC 내외의 퇴진요구를 외면하고 있어 강한 비난을 사고 있다.
노조는 이씨가 "청주MBC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노조탄압 등 반민주적 작태를 보인 것은 물론, 청주민방 자본금 유용 배임 사건 등 부도덕과 비리의 대명사"라고 비난하며 "88년 어렵게 탄생시킨 방문진이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선 이씨와 같은 부적격 인물의 퇴출이 마땅"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씨는 지난달 25일자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노조의 요구는 말도 안 된다'며 사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MBC노조는 "이건영 퇴진만이 이번 사태의 얽힌 실타래를 풀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서 투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한편 방송위원회(위원장 김정기)는 같은날 언론을 통해 '이씨 교체불가’입장을 밝혔다. 방송위는 '한 관계자'의 입을 통해 MBC 노조에 책임을 떠넘기며 "본인의 뜻에 반해 (감사를) 교체할 수는 없다"고 말해 이씨를 적극적으로 두둔하고 나섰다.
노조는 26일자 노보를 통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정치권과 방송위원회의 밀실 인선과 인사검증 부재라는 구조적인 결함에 있다'고 지적하며 '이런 여론에도 불구하고 방송위원회가 책임을 다하긴 커녕 오히려 문제의 인사를 두둔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는 것은 물론 방송위원회 스스로 파멸을 앞당길 뿐이다'며 경고했다. 이어 노조는 27일자 성명을 통해 '모든 책임이 김정기 방송위원장에게 있음'을 밝히며 '스스로 방송위원장 자격이 없음을 겸허히 인정하고 물러나라'고 말했다.


/ 언론노보 282호(2000.6.1)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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