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강력반발 저지 나서


SBS 임단협이 사측의 계속적인 연봉제 수용 요구와 노조(위원장 오기현)의 강력한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는 '연봉제 절대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지난 8일과 9일, 12일 잇따라 임금협상을 가졌으나, 사측이 구체적인 운영안 제시 없이 '연봉제 수용'만을 요구해 가시적인 진척이 없음에 따라 앞으로의 협상도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BS 노조의 한 관계자는 "사측이 제기하고 있는 연봉제가 매년 재계약을 전제로 한 완전 연봉제는 아니지만, 임금에 차등을 두자는 것만큼은 명확하다"면서 "(사측이) 연봉제에 대한 명확한 운영안을 내놓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논의된 바로는 평가에 의해 인상된 임금만큼을 다른 사람이 손해보는 이른바 '제로섬' 연봉제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과로 등으로 인해 사원들의 불만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연봉제의 수용은 결국 노동강도만 높일 뿐"이라며 "사측도 이부분을 부인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종강 소장(한울 노동문제연구소)은 "증액형 연봉제가 감액형 연봉제로 바뀌는 경우는 일부 대학병원 등 병원사업장을 중심으로 이미 드러난 바 있다"면서 "이처럼 아직 연봉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지 않은 시점에서도 부작용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앞으로 커다란 파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소장은 또 "이러한 연봉제 공세에 대해서는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며 "산별노조 건설 등을 통해 대안적 임금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적극적 정책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SBS 연봉제 공방은 방송사에서 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첫 연봉제 실시 기도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는 것이 대부분의 시각이다.
언론노련도 역시 방송사에서 부장급 이상 간부나 일부 계약직 사원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실시하는 경우는 있어도 이번 SBS처럼 전직원을 대상으로 연봉제 실시를 요구한 적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SBS 연봉제 공방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 언론노보 283호(2000.6.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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