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의 권력유착 비판, 감시에 최선


13일 방송위원회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된 양한열 위원장 기고


이번 선거는 사측이 자행한 부당해고, 부당노동행위에 맞선 조합원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의 해고기간 중 지지와 성원을 보내주신 많은 분들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번에는 사측의 방해공작과 사실왜곡 등으로 입후보와 선거운동조차 쉽지 않았으나, 조합원들이 현명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조직재정비가 시급하다고 봅니다. 새 방송위원회 출범후 방송위원회 노동조합이 사실상 와해되는 바람에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봅니다. 특히, 조합에 아직 가입하지 않고 있는 많은 동지들을 진실한 마음으로 만나 함께 할 것을 제안할 생각입니다.
과거 제가 방송위원회 노조 초대위원장 하던 때의 마음으로 돌아갈 생각입니다. 1단계 제 목표는 취임후 100일로 잡고 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조합원들과 합심해서 조직을 정비하고 조합의 기틀을 새롭게 다질 생각입니다.
내부적으로는 사측과의 대등한 노사관계를 확립하고, 새 방송위원회 출범후 더욱 열악해진 근로조건을 개선하는 데 역점을 둘 생각입니다. 빠른 시일내에 임단협을 시작할 것이며, 업종수준의 임금개선을 포함하여 새 방송위원회체제의 업무과중과 실무책임에 합당한 사무처 직원처우개선을 요구할 생각입니다. 임단협은 여건을 감안, 연맹에 교섭권을 위임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로 공적기구로서 방송위원회를 바로 세우는 일에도 노동조합의 역량을 투입해 갈 것입니다. 온 국민들이 방송개혁의 중심에 방송위원회가 서 있기를 그렇게도 바라고 있건만, 출범한지 3개월이 지난 방송위원회는 여전히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사 경영진 선임과정에서의 권력유착은 그 대표적인 사례이며, 앞으로 위성방송사업자 선정이라는 대사를 공정하고도 독립적으로 잘 치뤄낼지 우려스러울 뿐입니다. 앞으로 노동조합은 방송위원회의 정책이나 집행행위를 엄중히 감시하고 과감히 비판해 나갈 것입니다. 특히 방송위원회의 독립성, 공정성 확보를 위해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그 역할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조직발전과 관련하여서는 조직이 정비되는 대로 조합원들과 충분히 논의하고 결의를 거쳐연맹 전체가 함께 추진 중인 언론산별노조로 합류할 생각입니다. 산별노조는 개별노조가 가진 한계를 뚫고 조합의 역량을 배가하는 첩경임을 우리 조합원들이 최근의 아픈 경험을 통해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무튼 저희 노동조합을 지켜보는 많은 시선이 예사롭지 않음을 우리 조합원들 모두가 잘 알고 있다고 믿습니다. 저 역시 우리 조합이 어디에 서 있어야 하고, 제 역할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다시 길을 나서고자 합니다. 많이들 질책해주시고, 또 성원해 주시길 기대합니다.


/ 언론노보 283호(2000.6.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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