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조선 이어 2라운드 맞서
공정방송 훼손 간부 징계 관철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3일 CBS에서 1차 협상을 벌인 것은 언론노동자들이 산별 교섭을 통해 조직적인 힘을 보여주고 있다는 데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연맹과 경총의 이번 협상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대회전으로 당시 스포츠조선 산별 교섭에 나서 상여금 1000%, 기본급 6%, 수당 8만원 인상안을 관철, 첫 대결을 승리로 이끌었었다.
이번 2라운드는 권호경 사장의 부적절한 정치적 처신과 역대 정치권력에 대한 굴신 때문에 촉발된 것으로 연맹측이 획기적인 단협안을 내놓아 더욱 첨예하게 대립할 전망이다.
연맹은 이날 회의에서 공정방송을 훼손한 경영진에 대한 징계방안을 단협에 포함시킬 것을 강력히 주장하며 권사장의 즉각적인 퇴진을 촉구했다.
연맹 측이 마련한 단협안에 따르면 은 사장을 비롯한 임원과 보도, 편성국의 간부들이 불공정 보도와 관련한 부적절한 행위를 했을 때 직원들의 불신임투표를 실시(제49조 '공정방송'에 관한 조항)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불신임투표는 노조 주관으로 전체 직원의 과반수 이상 투표에 투표자 2/3 이상이 불신임할 경우 해당 직위에서 사퇴하도록 했다. 이는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보도, 편성 분야 간부들의 불공정 방송 행위를 적극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조항으로 단체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연맹은 또 편성·편집권 독립과 관련해 보도, 편성, 기술국장의 직접투표에 의한 선출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의 단협 안은 노조가 조합원 투표를 통해 보도, 편성국장 후보를 복수 추천하도록 돼 있다.
또 직원들의 윤리 조항도 크게 강화해 "일체의 방송내용에 영향을 미치는 금품수수와 향응, 접대를 금지"했으며 "회사도 직원들에게 본연의 업무와 관련 없는 광고 수탁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못박았다.(제49조 2항)
"연간 채용인원의 1/3을 여성으로, 1/5을 장애인으로 채용하는 것을 의무화"한 조항(제27조)도 눈길을 끈다. 이와함께 '직장내 성폭력 예방 및 금지' 조항을 신설해 "성폭력 행사자는 직위 직급을 막론하고 징계위에 회부해 해고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조합원들에 대한 부당 징계를 막기 위해 "징계 재심위원회를 노사 동수로 구성"하도록 했다.
한편 CBS 노조는 회사측에 33%의 인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언론노보 283호(2000.6.1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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