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이후 보도 방향 토론회

남측언론 '찬물' 위험 커

전문가 양성, 매체교류 필요


새언론포럼과 한국언론재단은 지난 21일 언론재단 12층 연수센터에서 남북정상회담 이후의 남북관계 보도방향에 대한 토론회를 가졌다.
변상욱 CBS편성제작부장 사회로 박인규 경향신문 매거진X부장이 '민족화해와 통일을 위한 남측언론의 역할'에 대해, 강정구 동국대교수(사회학)가 '남북정상회담의 과제와 시민사회 및 언론의 역사적 책무'에 대해 주제발표를 했다. 토론자로는 황의봉 동아일보 신동아부장, 최훈근 KBS 통일방송 연구팀장, 이석우 대한매일 정치부차장, 권영경 통일교육원 교수가 참석했다.
박인규 부장은 남북관계를 보도하는 언론인은 보다 역사적·세계적 관점을 갖고 접근해야 하며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부장은 남측 언론이 민족의 화해와 통일에 부정적 역할을 미칠 위험성이 훨씬 크다고 우려하면서 불과 4개월 전에 '김정일 위원장은 식견 있는 지도자'라는 김대통령의 발언에 눈을 부릅 뜬 언론이 아무런 가책 없이 그를 '통 큰 지도자'로 묘사했으며, 이는 또 언제 '난폭한 독재자'로 변할지 모른다면서 보도시각의 일관성을 주문했다.
박 부장은 또 이제 언론은 북한의 약점을 비판하기에 앞서 우리체제의 비인간적·비이성적 측면을 찾아내고 개선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박 부장은 특히 남북 언론교류 활성화를 위해 통신사간 기사 직접 송수신, 로동신문 등 양측 매체의 실시간 교류가 필요하며 개별언론사 차원에서는 북한부 신설로 전문가 양성, 남북교육프로그램 확충, 세미나 심포지움의 개최 등을 꼽았다.
강 교수는 발제문에서 언론의 역사적 책무를 시민사회의 보편적 책무에 포함시키면서 올바른 과점, 허무주의와 냉소주의의 극복, 상식을 뛰어넘는 비판적 인식 등을 지적했다. 또 기존의 잘못된 문제제기에 대한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전환, 개인의 위대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영웅주의적 사관의 경계, 양시양비론적·산술평균적 분석에서의 탈피, 역사적 사실에 대한 도덕적·과학적 기준마련, 역지사지의 폭넓은 관점 등을 제시했다.


/ 언론노보 284호(200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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