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로 동료 줄었지만 단결력은 두배

홈페이지 개설로 더욱 가까운 노조

"서신노협 의장사 자부심 뿌듯"


노동운동은 쪽수 게임이라고 했던가.
이런 입장에서 볼 때 대한매일 노동조합은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는 조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지난 88년 노동조합 설립이후 계속 늘어가던 조합원수가 IMF를 겪으면서 줄어들기 때문이다.지난 95년 말 734명이던 조합원 수가 크게 줄어 현재에는 418명이 됐다.
다름아닌 분사탓이다. 200여명에 이르던 스포츠서울 분회가 분사와 더불어 독립해 나간 것을 비롯,여러 조직이 분사돼 조합원이 줄었다.
조합원이 줄면 당연히 조합비도 줄고, 조합재정도 어려워진다. 조합활동도 당연히 위축돼야 하는 법.
그러나 이런 논리는 맞지않다. '노동운동=쪽수게임'이란 등식은 최소한 대한매일 노동조합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본인의 생각이다. 조합원수는 줄었지만 조직력은 더욱 강고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합이 마련한 각종 행사장을 보면 금방 알수 있다. 행사때마다 조합원들로 가득찬다.
지난 4월 12일 사원식당에 마련된 조합창립기념식에는 조합원이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행사장은 조합원들로 가득찼고 음식이 동이 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저녁늦게까지 이어진 뒷풀이 행사에도 많은 조합원들이 참석해 타사 위원장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또 지난 16일 경기도 파주에서 열린 대의원대회에는 예상외의 많은 조합원들이 참석, 당초 계획보다 훨씬 행사비용이 많이 들었다.
행사가 많고, 또 많은 조합원들이 참여하다보니 많이 먹게되고, 돈도 많이 쓰게 된다. 상반기 내내 분회간담회다, 기수모임이다 각종 모임을 마련하다보니 결국 상반기 내내 적자운영을 해야만 했고, 또 다른 수익사업(?)에 눈을 돌려야 했다.
조합원들이 잘 모이면 사실 집행부는 힘을 얻는다. 조합 집행부가 힘을 얻으면 조합활동도 역시 잘된다. 그러다 보니 올해는 역시 일 또한 많은 한해가 됐다.
대부분의 노동조합은 임.단협이 그해의 가장 중요한 사업이다. 그러나 우리조합은 임.단협은 기본이다. 그보다 중요한 일들이 산적해 있다.
올해의 가장 큰 일은 회사의 주인을 바꾸는 일이다. 우리는 이를 소유구조개편이라고 한다.지난 88년 조합이 출범한 이후 줄곧 주장해온 일을 올해에 노사가 함께 추진하고 있다.26일 노사가 공동으로 협의회를 출범시키고 공식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임.단협이 한해농사라면 소유구조개편은 평생농사라고 볼 수 있다.
26일은 대한매일 노동조합에게 두가지의 사건이 더 일어난 날이다. 하나는 산별전환을 위한 조합원 투표가 이날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분회별 간담회를 갖고 투표참여를 적극 유도하기 위해 조합 소식지 외에 하루에 한 번씩 문답을 사내 전자게시판에 올리는 등 나름대로 노력도 했다.
또 다른 하나는 우리 노동조합에 매체가 하나 더 늘었다는 것이다. '대한매일노보와 공보위소식지'등 2개의 기관지를 가지고 있었으나 홈페이지(kunion.kdaily.com)를 오픈,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매체를 공유하게 됐다.홈페이지는 조합이 걸어온 길이나 각종 조합문서,소식지,대화방 등 다양한 형태로 꾸며져 오픈도 하기 전에 조합원들로부터 '언제 오픈하느냐'는 문의를 자주 받았다. 조합원들간에는 "이참에 우리도 코스닥에 올려야 되는 것 아니냐"는 농담도 한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의 매체를 가지고 있으니까...
아무튼 홈페이지에 많은 조합원들이 방문, 또 다른 열린 사랑방 역할을 했으면 하는 소박한 생각을 해본다.


/ 언론노보 284호(2000.6.2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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