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13명 인쇄노조
외로운 투쟁
자본 본질 깨닫고
노동운동 배운다


언론노련 소속 서울지역 인쇄노조 임창분회(조합원 13명)가 지난 4월25일 임단협 결렬로 파업에 들어가 1백일을 넘도록 외롭고 힘겨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강원석 분회장이 파업기간동안의 동지애를 담은 글을 보내왔다.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교섭을 시작하면서 회사측의 교섭 기피로 열 받은 조합원들과 함께 겨울 작업복 잠바를 입고 남영역 앞에서 쑥스럽게 시작했던 선전전. 파업 첫날 투쟁가를 배우고 어색하기만 했던 구호 외치기. 그렇게 시작했던 파업이 벌써 100일.
임금인상, 상여급 지급, 노동조합 활동보장의 요구와 지역에 있는 인쇄 노동자들의 조직화의 밑거름이 되기 위해, 영세사업장 투쟁의 모범을 만들기 위해 힘차게 달려왔던 파업투쟁, 지지 방문 온 동지들과 연대의 밤을 함께 했던 기억들, 언론노련 등반대회에서 1등을 하면서 기뻐했던 일, 민주노총 집회를 비롯한 숱한 집회투쟁에 인쇄노조 깃발을 앞세우고 참여하면서 인쇄노동자의 투쟁의 의지를 드높였던 순간들, 그리고 모두 힘들고 지쳐가고 있을 때 조합원 토론을 통해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뜨거운 동지애로 투쟁의 의지를 결의하면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들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파업투쟁이 100일째를 넘고 있다.
파업투쟁을 시작 하면서는 그저 임금인상과 상여금지급 등을 요구했지만. 한푼도 내놓으려 하지 않는 자본가의 본질을 알게되고, 우리의 임금 속에 숨겨진 비밀을 알아가면서, 노동운동사를 배운다. 신자유주의의 실체를 깨달으면서, 수많은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하면서 당당하게 이 땅의 주인으로, 역사의 주인으로 나서고 있는 임창분회 조합원들.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그래서 작은 사업장의 노동자도 노조를 결성할 수 있고 싸우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수많은 인쇄노동자, 그리고 영세사업장 모든 노동자들에게 확인시켜 줄 것이다.


/ 언론노보 287호(2000.8.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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