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 투병 3명 중 2명 숨져
SBS 김형민 앵커도 위암

격무, 스트레스 원인
안식월 주5일 근무 서둘러야


언론산업이 무한경쟁체제에 들어서면서 신문증면·방송시간연장 등으로 언론노동자들의 사망과 질병·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안식월제·주5일 근무제 도입 등의 노동환경의 개선이 절실하다.
지난 12일 췌장암으로 유명을 달리한 조선일보 이창원 기자를 비롯해 올들어 과로와 스트레스로 숨진 언론노동자가 4명에 이르고 있으며 SBS의 김형민 앵커와 조선일보의 이호준 기자가 이미 암 선고를 받고 치료 중이다. 또 지난달 31일에는 SBS 공항진 기상캐스터가 폭풍상황을 밤늦게 까지 보도한 뒤 피곤한 상태로 운전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이창원 기자는 지난 5월 췌장암이 간과 혈액까지 퍼져있다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숨졌다. 이 기자는 89년 입사이래 노동강도가 높기로 이름난 법조팀에서 8년간 근무해오며 사내·외 특종상을 11번 수상하는 등 의욕적인 활동을 보였으나, 이런 무리한 활동으로 인한 피로와 스트레스가 건강을 악화시킨 원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앞서 고 모태준 기자는 암 발병 이후 투병활동을 계속했으나 지난 6월 21일 4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고 고 홍창표 전남매일 차장도 지난 5월 축구대회 도중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미 숨진 상태였다. SBS의 김 앵커는 정기검진에서 초기 위암 진단을 받아 현재 수술을 준비중이다.
이같이 언론노동자들의 암 발병과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밤낮을 가리지 않는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습관, 과음 등이지만, 휴식과 재충전이 불가능한 언론노동환경 자체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는 것이 대부분의 지적이다.
특히 조선일보의 경우 지난해부터 유학, 이직 등을 이유로 20여명의 기자들이 회사를 떠나고 섹션 확충에 따른 증면까지 겹쳐 노동강도가 이미 극에 달해있다.
따라서 대한매일과 한겨레에서 이미 채택한 '안식월제'의 도입과 일부 생산직 사업장, 대부분의 외국인 기업 그리고 광주타임스에서 실시하고 있는 '주5일 근무제'의 조속한 시행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이 일선 기자들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 언론노보 288호(2000.8.24.)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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