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결투쟁 걸어온 12년 힘든 여정

공정보도 감시 복지향상에 총력


질퍽한 탁배기 한 잔이 전부라해도 마음맞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면 그것은 분명 즐거운 일이다.
겨울바다의 매서운 바람을 맞아도 해질녁 연안부두가 낭만적일 수 있는 것 또한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박주산채라도 함께라면 하룻 밤 지새기에 부족함이 없는 사람들이 모인 인천일보 노조. 그래서 우리 노조는 더욱 사랑스럽다.
88년 창간과 동시에 출범한 인천일보 노조가 걸어온 길은 그러나 너무도 험난했다. 언론의 본질과 회사경영을 왜곡하려했던 수 많은 시도에 맞서며 최소한의 가치만이라도 지키고자 했던 조합원들의 노력이야말로 오늘의 인천일보를 지켜온 최후의 보루였다.
특히 지난 97년 맞이한 IMF사태는 인천일보 노조를 벼랑끝으로 내몰았다.
수익감소를 이유로 강요당한 임금삭감은 차치하고라도 왜곡된 회사운영과 더욱 악화된 근로환경은 노조의 존립가치조차 흔들어댔다.
이 과정에서 여러 식구들이 인천일보를 떠나야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 노조는 스스로 가슴속에 묻어둔 기자정신이 잠들지않도록 늘 깨어있는 날들을 보냈다. 그 결과는 올들어 인천일보가 맞고 있는 대대적인 변화로 나타났다.
2000년을 맞아 우리 노조는 스스로 변화를 선택한 것이다.
지난 4월에 출범한 제 9대 인천일보 노조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 신문의 공정성과 조합원들의 후생복지를 위해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유명무실했던 공정보도위원회를 강화, 언론본연의 역할강화를 꾀했으며 조합원들간 유대강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인천일보의 대변신으로 이어졌다.
전 조합원의 적극적인 참여로 12년을 고수해왔던 석간체제가 조간으로 전환됐으며, 4개면 증면도 실현됐다.
전체 조합원들이 스스로를 보듬고 격려하며, 때로는 격렬한 몸짓으로 때로는 쓴 소주 한 잔으로 서로를 아우르며 보낸 시간들의 결실이다.
신문의 발전을 위해 더욱 고되진 노동강도에도 불구, 임금동결이라는 결단을 스스로 내려준 자랑스런 인천일보 노조원들. 그래서 더욱 사랑스럽다.
인천일보 노조는 올 가을을 맞아 대대적인 단합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숨가쁘게 달려왔던 올 한 해를 되돌아볼 때 또 얼마만큼 서로가 가까워져 있을지 가슴이 설레인다. 함께 있어 좋은 사람들이 있는 곳 바로 인천일보 노조다.
<조태현 공정보도위원장>


/ 언론노보 289호(2000.9.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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