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SBS 노조 사측 무성의 강력 비난


SBS와 KBS가 새 방송법에 규정된 편성규약 제정에 무성의와 외면으로 일관하고 있어 강한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SBS 노사는 지난달 29일 편성규약 제정을 위한 1차 공정방송협의회를 열었으나 사측이 규약안을 마련하지 않은채 회의에 참석해 성과 없이 마쳤다.
사측은 이날 회의서 "프로그램 제작자의 대표를 노조로 볼 수 없다"는 발언과 함께 "각 부문별로 적절히 10여명을 뽑아 협의한 뒤 편성규약을 만들겠다"며 편성규약 제정의 근본취지와 어긋나는 발언을 해 노조의 강한 반발을 샀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측에 지난 석달간 방송3사 노조 공청회와 간담회 등을 통해 마련한 편성규약안을 제시하고 사측 안을 요구했으나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노조는 또 "임원을 제외한 전 직원을 대표하는 노조가 대표성이 없다면 도대체 회사가 보는 제작자의 대표는 누구냐"고 반문하면서 "이는 노조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SBS 기자협회의 PD협회는 지난달 30일 공동발표문을 내 "편성규약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노조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양 협회는 발표문서 '노조는 두 협회 소속 회원들이 대부분 가입해 있는 명실상부한 제작종사자의 대표조직'이라고 명시했다.
KBS 노조도 지난 4일 특보를 내고 사측에 편성규약 제정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노조는 특보에서 '지난 6월 공방위 합의문에 따라 9월 3일까지 편성규약을 노사 공동으로 제정키로 했으나 경영진의 무성의로 결국 결실을 맺지 못했다"면서 "공방위 등을 통해 강력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또 "박권상 사장은 자신의 최종통제권과 최종판단권 등을 골자로 한 편성규약을 주장하고 있다"면서 "이는 편성규약 애초의 의도를 무시한 방송독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노조 공방위 이도경 간사는 "경영진은 제작자율성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타 방송사 노조들과 연대해 끝까지 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언론노보 289호(2000.9.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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