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언론은 말해야 한다  


                                                                         2006년 04월 19일

지난주 방송3사 앞에서 ‘한-미FTA의 진실'을 보도해 줄 것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언론이 장밋빛 전망만 부각시키는 보도만 했지 FTA가 불러올 문제점에는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은밀하고도 급박하게 한미FTA를 추진하면서 협상 체결의 당위성과 언제까지 해야 된다는 식의 내용만을 국민에게 알렸다.

자본은 넓은 미국 시장에 먼저 FTA 교두보를 만들어야 한다며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이에 대해 언론은 정부와 자본의 입장을 중심으로 FTA를 바라봤다는 게 진실보도를 요구하는 시위대의 지적이다.

한미FTA 추진과 관련 방송3사의 보도 특징은 무관심과 무기력으로 요약할 수 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자동차배출가스 기준의 적용기간 유예 △약가산정 제도 도입 유보 △스크린쿼터 146일에서 73일로 축소 등 이른바 FTA 선결 조건을 모두 들어주고 시작한 정부에 대해 방송3사의 비판은 솜방망이 수준이다.

지난 15일 한미FTA 저지를 위한 1차 범국민대회 소식을 MBC <뉴스데스크>는 14번째 기사에서 앵커의 단 두 문장으로 전했다. 이날 MBC의 첫 기사는 <꽃에 취한 하루>로 여의도 봄꽃 축제에 참여한 사람들의 발언을 담는 데 1분 56초를 사용했다. 이에 비해 한미FTA저지 범국민대회에 사용한 시간은 24초였다.

이날 SBS는 범국민대회 소식을 담은 <“한-미 FTA 저지">, FTA가 국민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는 내용의 이란 기사를 모두 3분 48초에 걸쳐 내보냈다.
KBS는 라는 제목으로 1분 53초를 할애했다. KBS는 균형(?)을 위해 다음날 FTA 지지단체 결성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앞서 SBS와 KBS는 한미FTA관련 심야토론을 배치하기도 했다.

한미FTA 보도가 부족한 것에 대해 일부에서는 ‘그림'과 ‘내용'이 있어야 보도하지 않느냐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그림이 있을 때는 중요도에서 밀렸다고 하고, 미국의 무역장벽보고서 등 ‘내용'이 발표됐을 때는 그림 만들기의 어려움을 제기하면서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 FTA가 체결된 뒤 ‘이제야 말할 수 있다'는 식의 보도를 또 하려는지 걱정스럽다.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민주언론실천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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