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정상화를 위해 경영진과 재단의 결단을 촉구한다
언론개혁시민연대 지지성명


우리는 장기화되고 있는 기독교방송(CBS)의 사태 해결을 위해 경영진과 재단의 결단을 촉구한다. 지난 1월 시작된 '권호경 사장의 퇴진'을 둘러싼 노조와 경영진의 대립은 점점 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는 그 동안 CBS 사태를 지켜보면서 노사가 해결책을 찾길 고대했으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우려만을 증폭시키고 있다.
지난 23일 CBS 경영진은 권호경 사장의 용단을 촉구하는 호소문에 서명한 노조 간부들과 부장급 간부 12명을 징계했다. 이에 항의해 지난 24일 보도국 기자들은 비상총회를 갖고 취재 거부를 결의하면서 방송은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CBS 사태는 권호경 사장이 집권여당의 신임 사무총장에게 '축 총선 승리'라는 취임 축하 화분을 보낸 사실을 노조가 폭로하면서 발단이 되었다. 노조는 이를 계기로 권 사장이 지난 94년 부임한 이래 정치권에 유착하기 위해 줄을 대고, 정치권력에 굴종한 행적들을 줄줄이 폭로했다. 이에 따르면 권 사장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 정권에 비판적인 프로그램을 자진 폐지시키겠다는 충성서약 편지를 보내는 한편, 여야 정치인들에게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제공하고,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문건을 작성해 정당한 노조활동에 대한 파괴 공작을 해왔다는 것이다.
이런 노조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권 사장은 언론사 사장으로서 자격이 없다. 권력과 자본을 감시하고 비판하기 위해 중립적이고 공정한 입장에 서야 할 언론사 사장이 신분을 망각하고, 오히려 정치권력의 눈치만을 살피며 스스로 권력에 유착하고 나선 행태는 있어서는 안 되며, 있을 수도 없
는 일이다.
CBS는 과거 군부독재정권의 암울한 시절에 언론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CBS에 대해 기독교인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은 애정을 갖고 있다. 하지만 IMF 이후 CBS는 경영난에 허덕여 왔고, 이를 둘러싸고 작년부터 회사의 정상화를 요구하는 노조와 경영진이 맞서 왔다. 그러다가 급기야 올해 들어 노조에 의해 권 사장의 부도덕한 행태가 폭로되고, 끝간데 없는 노사 대립이 계속되고 있으나 지금껏 아무런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하루빨리 CBS 경영진과 재단이 문제 해결을 위해 용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다. 그나마 일말의 기대를 갖는 것은 최근 CBS 재단이사회가 수습대책위를 구성해 사태 수습에 나섰다는 것이다. 우리는 재단의 수습대책위가 사태 수습을 넘어 CBS의 정상화와 발전방안 등 근본적 해결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하며, 정상적인 방송이 조속히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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