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대차대조표라도 만들어라  
                                                                          2007년 01월 24일

한미FTA 협상이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이제 언론은 단순히 협상단의 브리핑을 통해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를 전달하기보다는 득과 실을 따져보고 방향을 제시해야 할 때다. 협상 초기 수많은 장밋빛 전망을 전달했다면, 이제는 실제 협상에서 그것이 얼마만큼 실현될 수 있는지 따져야 한다.

언론이 지난해 2월 정부가 제시한 자료들을 그대로 포장했던 내용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MBC는 지난해 2월2일 <양지…음지>라는 기사에서 한미FTA가 체결되면 생산은 14조원이 늘고 국민소득은 2% 증가, 일자리는 10만개가 창출되고 건설·교육 등 구조조정을 거치면 3조 원 이상의 생산이 증가된다고 전했다.

SBS 역시 같은 날 <득과 실>이란 기사에서 수출보다 수입이 더 늘긴 하지만 상품 가격 하락으로 소비자 후생이 좋아지고 국가 신인도 상승으로 외국인 투자 70%가 늘어난다고 보도했다. KBS는 지난해 2월3일 수출 71억 원 증가와 미국 기술 유입으로 대일 무역적자를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협상내용을 살펴보면 한미FTA가 과연 이와 같은 효과를 가져다줄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사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지만, 6차 협상에 대한 보도를 보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사실상 고위급 협상에서 주고받기 협상이 예고됐지만 방송들은 그 문제성과 내용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한겨레와 프레시안 등에서 무역구제마저 협상용 카드로 사용된다는 고위협상단의 문건을 공개했다.

하지만 방송은 협상전략 노출에 무게를 둘 뿐 한미FTA로 얻을 것이 무엇인가라는 보다 직접적인 질문을 던지지 못했다. 민주노동당 의원 전원이 협상기간 내내 단식 농성을 진행한 것과 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의 수많은 기자회견에도 주목하지 않았다.

16일 한미FTA저지 집회 당시에는 여느 때와 같이 경찰과의 충돌, 교통 혼잡 유무에 초점을 뒀을 뿐 정작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협상 중단을 외치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

방송은 이제라도 과연 국민의 입장에서 한미FTA를 보도했는지 점검해 보고, 실제 지금까지 진행된 협상 내용을 토대로 꼼꼼히 점거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연 장보고와 광개토대왕을 앞세우며 진행되는 이 협상이 제대로 된 것인지 보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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