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안전 빠진 ‘미 쇠고기’ 보도  

                                                                                2007년 1월31일

‘우리나라 쇠고기·돼지고기 가격이 세계최고’(1월22일∼23일)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농림부와 통계청은 그러한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고 있다.

즉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취합해 발표하는 ‘직업, 임금 및 식료품 가격 통계’의 경우 각국이 정한 품목과 단위가 제각각이어서 순위를 매기는 식으로 자료가 이용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어느 국가의 어느 품목이 제일 비싸다거나 몇 번째 순위라는 식으로 비교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 2005년에도 있었다. 당시에도 ILO 통계를 인용해 ‘쇠고기값 세계 최고’라는 기사가 나왔고 문제가 제기되자 농림부는 통계청과 논의한 끝에 2006년부터는 ILO에 자료만 보내고 그 데이터를 언론에 알리지 않았다.

첫 보도를 한 기자는 해마다 나오던 통계자료가 안 나오니 자료 원문을 다른 정부 기관으로부터 제공받았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05년과 마찬가지로 ‘고기값 최고 기사’가 등장한 것이다.

이 같은 기사는 지난해 11월에도 무역협회 무역연구소가 ILO 2004년 통계를 중심으로 분석한 자료를 통해 기사화된 바 있다. 물론 이번에는 2005년 자료를 토대로 보도가 됐다. 그러나 11월의 경우 일부 신문에서만 보도됐지만, 이번에는 방송, 신문, 라디오, 영자판 신문까지 주요하게 다뤘다. 참고로 KBS, 서울신문, 내일신문 등 일부 매체만이 이번 통계자료에 문제가 있다고 보도했을 뿐이다.

심지어 일부 언론에선 미국산 쇠고기 출하가 지연돼 육류 가격이 더 오르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 같은 해석에 농림부는 현재 광우병 문제로 떨어졌던 쇠고기 가격이 회복되고 있는 추세이고, 국내산 쇠고기에 대해서는 고급화 전략을 펴고 있어 미국산 출하가 늦어져 가격이 올랐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현재 광우병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지만 언론에선 그 사안을 주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언론은 지난 16일 미국육류수출협회가 조선·중앙·동아에 광고를 통해 밝힌 ‘쇠고기 수입 필요성’을 그대로 설파하고 있다.

한국산 쇠고기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안전 유무도 명확히 가려지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를 신속히 수입하라는 식의 무책임한 보도는 나중에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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