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좋은 방송으로 보답하겠습니다!”


#1 팔백여일의 투쟁을 마감하는 순간. 조합원들의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2004년 재허가 심사에서 구 iTV의 대주주를 퇴출시킬 때의 당찬 함성과는 아주 다른 모습으로 뒤엉켜 기쁨의 눈물을 흘렸던 것이다. 희망조합원 180여명은 그제서야 졸였던 마음의 끈을 풀어 놓을 수 있었고 개개인의 말 못할 마음고생들이 합쳐져 가슴에 북받친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린 것이다.

#2 방송위원회의 발표가 있은 다음 날 우리는 조합원들만의 엠티를 다녀왔다. 그동안 고생했던 서로를 위로하고 새로운 날에 대한 각오를 다지는 의미의 엠티였다. 엠티 내내 분위기는 화기애애했고 짧은 일정이었지만 진한 동지애를 나누며 무척 오랜만에 즐거운 여유를 만끽했다.

#3지금 조합원들은 이래저래 분주하다. 다음달 말까지 조합원 모두의 입사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동안 고마웠던 분들에 대한 인사나 새로운 업무에 대비한 준비를 하느라 바쁘다. 특히 지난 2년 3개월여 고통의 나날을 함께 이겨낸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이 가장 크다. 가족들의 사랑과 믿음, 성원이 긴 싸움에서 가장 큰 힘이 되었기 때문에 부모님과 남편, 아내, 그리고 자식들하고 함께 각별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4 우리를 끝까지 믿고 지지해준 시민사회와 시청자, 언론 현업인들에게도 감사한다. 우리의 공익적 민영방송 투쟁이 우리만의 싸움이 아닌 우리 사회의 건강하고 양심적인 많은 연대 세력의 싸움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건강한 언론을 바라는 열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것은 바로 지금의 언론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이기도 하고 그 만큼 새로운 방송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제 공익적 민영방송의 완성을 위해 매진할 것이다. 어쩌면 공익적 민영방송을 위한 진정한 싸움의 시작은 지금부터라고 볼 수 있다. 사회적 요구와 타협 속에 어렵게 닻을 올린 만큼 우리에게 주어진 소중한 기회와 사명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방송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언론 현업인들께서도 지금까지처럼 아낌없는 지지와 관심 부탁드린다. 우리도 부끄럽지 않은 언론 동지가 될 것을 다짐한다.


박철현  
희망조합원



// 언론노보 제435호 2007년 4월 18일 수요일자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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