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주의에서 깨어나라
편집국 차장 성명서


우리는 최근의 상황이 국민일보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상황이라고 판단한다.
국민일보는 지난 88년 창간 이후 지금까지 이 땅의 주요한 정론지로 자리매김하면서 꾸준히 성장, 발전해왔다.그러나 지난해부터 설득력없는 분사와 전적이 이뤄지고 비합리적인 지방발령인사 등이 강행돼 신문제작에 적신호가 켜지고 근본적인 노사관계를 악화시키는 요인이 됐다는 노동조합의 인식에 우리는 동의한다.
특히 자립토대의 기반을 마련할 마지막 기회조차 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재단 지원을 중단한 것은 국민일보 전사원의 생존권을 위협한 비윤리적 행위라고 간주한다.
이같은 중대한 상황변화로 말미암아 능력있는 편집국의 인력이 속속 정들었던 일터를 떠나가고 있음에도 예전과 달리 이를 적극적으로 말리지 못하는 우리들의 처지를 개탄한다.
이를 보다 못해 노조위원장이 10대 요구사항을 내걸고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비상사태임에 틀림없다.그럼에도 회사측이 전향적인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연봉계약제의 수용만이 살길이라는 논리로 굴종을 강요하는데 대해 우리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사내에 “회사측도 잘못됐지만 노조도 문제가 있다”는 식의 양비론적 태도가 존재해왔던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그러나 이젠 본질적인 잘못이 어디에 있는지 초점을 맞추고 국민일보의 미래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우리는 이같은 현실인식하에 재단과 대주주,회사 경영진에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
국민일보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침묵이나 패배주의적 사고,수수방관적 태도는 이 시점에서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11년간 우리의 혼과 정열을 담아 일궈온 국민일보는 어느 누구의 사유물도 될 수 없다.
이에 편집국 차장단 32명(비조합원 2명,지방근무 6명 제외) 가운데 뜻을 같이 하는 차장 23명은 노조의 기본원칙과 요구가 정당한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며 무한한 잠재력과 생명력을 갖고 있는 국민일보가 거듭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을 피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한다.또 국민일보 설립자인 조용기목사와 대주주인 조희준 전회장, 이종대 사장을 포함한 회사 경영진이 사태해결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한다.


2000년 3월27일
뜻을 함께 하는 국민일보 편집국 차장 일동
저작권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