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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희의 노동상담] 비정규법 시행에 따른 회사측의 대응유형과 노동조합의 대응
[0호] 2008년 04월 02일 (수) 16:43:55 언론노조 media@media.nodong.org
[김세희의 노동상담]
비정규법 시행에 따른 회사측의 대응유형과 노동조합의 대응



우리가 흔히 비정규직보호법이라 부르는 ‘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에관한법’은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보호로서 첫째 사용자가 기간제 노동자를 2년 초과하여 사용하는 경우 그 기간제 노동자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노동자로 본다는 것, 둘째 사용자는 기간제 노동자를 기간제 노동자라는 이유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노동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태초의 비정규법이 가지고 있던 한계와 법의 취지를 심각하게 왜곡하는 사측의 대응으로 인하여 비정규직법 시행 1년이 다되어 가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현장에서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은 요원하기만 하다. 비정규직보호입법이라는 의도가 무색하게 비정규직법 시행 1년 만에 기간제 노동자들은 정규직 전환 의무기간인 2년이 초과 되기 전에 해고되거나, 분리직군제, 프리랜서 계약 전환, 용역, 외주화  사용자들의 비정규직법 악용으로 고용 불안은 더욱 심각해지고 근로조건은 더욱 악화됐다. 이에 각 노동조합에서는 사측의 이러한 악용사례룰 숙지하고 각 사업장에 맞는 방식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1. 비정규직법에 대한 사용자들의 대응유형

(1) 기존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계약해지
종전 판례들은 기간제 노동자와 관련해 근로계약기간이 수차례 반복 갱신되어 그 기간의 정함이 형식에 불과하거나, 채용방식, 근로형태, 근로계약의 갱신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노동자가 계속 근로의 기대 가능성을 갖기에 충분한 경우에 사용자의 일방 계약해지는 일종의 사용자의 권리남용으로서 무효라고 보고 있었다. 이러한 종전 판례의 태도가 바뀐 비정규법 이후 어떻게 변화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사용자들로서는 일단 기간제로 근로한 기간이 길면 길수록 이후 소송 등의 상황에서 자신들이 패소할 가능성이 크기에 일단 종전 기간제 노동자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2) 무기계약직화
기간제 노동자의 비중이 이미 상당수를 차지하는 우리 기업 현실에서 기간제 노동자들을 전부 해고해 버린다면 기업의 생산활동이 마비될 것이다. 이러한 경우 사용자들은 무기계약직화로 법망을 피해가고자 한다. 비정규직법상 기간제 노동자란 근로계약기간이 정해져 있는 노동자를 의미한다. 이들을 이른바 무기계약직 노동자로 만들어 정년이 보장되는 노동자로 전환하면 이들은 비정규직법의 보호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차별적 처우 금지 조항의 적용도 2년 후 정규직화의 적용도, 받지 않게 된다. 즉, 어차피 상시적으로 필요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경우엔 이들을 무기계약직 노동자로 만들어 종전의 낮은 임금과 빈약한 복지혜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법의 제한은 전혀 받지 않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3) 분리직군제
2년이 되지 않은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 사용자들은 이들을 정규직화할 의무를 부여받지 않으나 그 경우에 사용자들은 차별처우금지 조항의 적용을 받게 된다. 그러나 사측은 이마저 직무급제 및 직군분리제의 도입을 통해 손쉽게 법망을 피해가고 있다. 먼저 직무급제 또는 연봉제를 도입하면 비정규직과 정규직간의 차별은 직무의 차이 또는 능력의 차이에 따른 합리적 이유가 있는 차별이 된다. 그리고 직군분리제를 통해 정규직의 업무와 비정규직의 업무를 구분하면 차별적 처우여부를 판단할 비교대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또한 차별적 처우금지의 망을 피해갈 수 있게 된다.

(4) 하위직제
정규직과 같은 체계안에 비정규직군을 넣되, 기존 정규직의 최하위 직급보다 한 단계 낮은 하위직을 신설해 비정규직을 편입시키는 방식이 있다. 이는 인사, 임금체계 등이 기존 정규직과 똑같다는 점에서 외형은 거의 정규직과 같지만 승진 기회 보장 등의 문제에 있어서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5) 아웃소싱 및 용역화 혹은 파견의 확대
다음으로 이도저도 안되면 사용자로서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용역화(아웃소싱)을 단행한다. 즉 기존의 기간제 노동자들을 계약해지 시키고 그 자리를 외부 용역화를 통해 채움으로서 사용자로서의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함께 일하고 있던 업무를 전부 용역화하면 해당기업 소속의 정규직 노동자들과 용역회사 노동자들은 별도 사업장 소속 노동자로서 차별시정의 비교 대상이 되지 않게 되고, 법적으로 별도의 독립된 회사인 용역회사의 노동자들에게 기업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게 되는 것이다.

(6) 프리랜서화
방송산업의 특성상 VJ, 작가, 리포터 등의 경우처럼 업무의 숙련도와 전문적 기술이 필요한 업무로서 대체가 용이하지 않은 경우 많이 활용되고 있다. 사업자 등록을 통해 프리랜서계약을 하면 해당자는 근로기준법, 기간제법 등의 적용을 받는 노동자가 아니므로 회사는 사용자로서의 법적의무를 준수할 필요가 없게 된다.


2. 노동조합의 대응

비정규직 문제의 본질은 고용의 불안정성과 그에 따른 열악한 근로조건의 문제다. 비정규직 문제 해법의 출발점도 여기에 있다.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해결방법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여 고용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정규직과의 차별을 없애 근로조건의 개선을 가져오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비정규직법의 내용은 취약하고 사용자들의 반대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정규직 조합원들의 고용 불안과 근로조건 하락에 대한 우려와 정서상의 반감 등으로 인하여 노동조합이 비정규직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 역시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난망한 부분이다.

이미 비정규직의 문제가 하루아침에 고착화 된 것이 아닌 상황에서는 중장기적인 해결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단숨에 정규직화를 쟁취할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하겠지만 그것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계적인 정규직화의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정규직 전환 프로그램을 만들어 향후 몇 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꾀한다거나, 해마다 일정 비율의 단계적 정규직화도 고려해 볼 만 하다. 또한 산별차원에서도 해당 기업을 넘어 전 산업적 측면에서의 비정규직 문제 접근과 장기적인 해결방안 모색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김세희
언론노조 조직쟁의실/공인노무사



// 언론노보 제452호 2008년 4월 2일 수요일자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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