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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민실위보고서-]마구잡이식 보도에 정치불신만 유발
[0호] 2000년 04월 05일 (수) 10:58:20 민실위 kfpu@pressunion.or.kr
'독자보다 앞서 흥분하고 독자보다 더 많이 흥분하는게 한국 신문'이라는 말은 어제 오늘 생긴게 아니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요즘의 지면을 보면 그 말이 그다지 틀린 말은 아니라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신문에서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혼탁-저질선거'라는 제목을 자주 찾아볼 수 있지만 선거를 다루는 신문기사야말로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게 아닐까.
얼마전에 지역감정을 보도해야 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논란이 있었다. 분명한 결말이 나지 않은 채 지나갔지만 어느 정치부장을 칼럼에서 '지역감정에 관한 기사를 싣지 말라는 것을 범죄에 관한 기사를 쓰지 말라는 것과 같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같은 사안을 놓고도 어떻게 보도하느냐는 방법이 논란의 쟁점이 돼야 한다. 범죄를 다룬 기사는 필요하다. 하지만 간혹 문제가 되듯 모방범죄를 유도하거나 시시콜콜 독자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방식은 자제해야 한다. 지역감정을 보도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지역감정에 관한 기사가 물러나면서 등장한 게 유권자들을 향한 비난성 기사다. 이것도 물론 선거철마다 등장하는 단골메뉴다. 조선은 13일자 톱에서 '선거판은 먹자판…비용 절반이 밥값, 하루 5백만원 예사, 일부선 "인사하고 가라" 노골적 요구'라는 기사를 싣고 3면에서는 '먹는게 남는 거'라는 제목으로 식당에 운집한 유권자들의 모습을 길게 뽑아 썼다. 동아도 11일자 톱으로 '출마자가 해결사인가 "지역현안 반드시 해결해 달라"요구 붓물. "안되면 낙선운동 펼치겠다" 노골적 협박'이라는 기사를 싣고 유권자의 의식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중앙은 11일 3면 사진으로 지구당 개편대회 참석자들이 식권을 받으려고 아우성치는 모습을 담았고, 한국은 13일자 화보로 '또 다시 선거철-역시 요지경'이라는 제목 아래 빵을 나눠주는 지구당 개편대회 모습 등을 내보냈다.
이런 류의 기사와 사진을 보고 있자면 후보자도 썩고 유권자도 썩었다는 식의 정치혐오감만 부추키는 것 같다. 실제로 과거 유신시절이나 권위주의 정권은 걸핏하면 민주적인 제도의 도입을 유보하는 명분 중 하나로 유권자의 의식수준을 거론했다. 지방자치제나 직선제를 실시하기엔 유권자들의 미성숙이 문제라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신문들이 보도하듯이 일부 유권자들의 행태는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하지만 일부의 행태를 전체적인 현상인 양 확대 재생산하는 건 무리가 있다. 그런 식의 보도가 되레 총선연대 등이 주축이 된 유권자 운동에 대해 편견이나 불신을 갖게 만들 수 있고 사회전체적으로 정치불신과 혐오감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해야 할 것이다. 일부의 현상이지만 엄연히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면 당연히 보도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보4도할까 하는 문제에서 좀 더 냉정해 질 필요가 있다. 우리 신문들은 지금 객관주의를 내세워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지 모른다. 아직 본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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