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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구속된 언론자유… 법과 정의는 어디에…
[0호] 2009년 04월 01일 (수) 13:30:37 언론노조 media@media.nodong.org
   
 
   
 
[특별기고]
구속된 언론자유… 법과 정의는 어디에…



최근 YTN과 MBC의 기자들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문제로 시끌시끌합니다. 같은 법조인들 중에서도 일각에서는 정당한 체포영장발부라고 주장하고 일각에서는 부당하다고 주장합니다. 생각해보면 체포영장 발부에 대하여 “논란”이 되는 경우는 누구나 “어, 이거 뭔가 이상한데?”라고 느껴지는 사안에서가 아닌가 합니다. 가령 흉악범죄나 부도덕한 범죄의 피의자의 경우 법리적인 문제를 떠나 심정적으로 영장 발부에 대하여 그다지 저항감이 생기지 않지만 YTN과 MBC의 기자· PD들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는 내심 “저게 강제로 잡혀갈 만큼의 문제인가?”라는 의구심을 일으키게 하는 것 같습니다.

수사의 방법은 크게 임의수사와 강제수사로 구분됩니다. 일반적으로는 강제력을 사용하지 않고 상대방의 동의나 승낙에 기하여 하는 수사를 임의수사로, 강제적인 처분에 기하여 하는 수사를 강제수사라고 구분합니다. 수사는 원칙적으로 임의수사에 의하여야 하는데 그 이유는 수사라는 것이 늘 인권보장의 이념과 충돌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법이 정한 경우에 할 수 있는 강제수사의 경우에도 무죄의 추정을 받는 피의자의 인권을 함부로 침해하지 않도록 극도의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수사기관과 사법부의 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체포영장의 발부는 강제수사의 대표적인 모습입니다.
YTN 사건에서 문제가 된 것은 “정당한 이유없이 제200조의 규정에 의한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거나 응하지 아니할 우려가 있는 때”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YTN 사건 당사자들은 체포영장이 발부되기 전까지 세 번의 경찰 소환에 모두 응하여 조사를 받아왔으며, 그간 경찰은 소환 요구를 함에 있어 출석요구서를 노종조합 앞으로 보내는 형식을 취하였으나 실제로는 항상 담당 수사관과 노동조합의 담당자가 협의하여 출석 일정을 정하였습니다. 본 건 체포 직전에도 2009. 3. 18.에 도착한 출석요구서상의 출석요구 날짜가 2009. 3. 17.이었기에 일정을 조정하여 2009. 3. 26.에 출석하기로 협의가 되어 있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객관적인 상황을 놓고 보았을 때 과연 이들이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지 상당히 의문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편 체포영장에 이은 노종면 지부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이유는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미 세 번의 소환에 응하였고, 체포시에도 아무런 저항없이 묵묵히 동행한 지부장에게 도주의 우려가 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고, 이미 출근저지 집회와 관련하여 모든 객관적인 상황이 채증되어 있는 마당에 지부장 개인이 어떠한 증거인멸의 시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노종면 지부장은 2009. 3. 30.자로 검찰에 송치되어 신병 역시 서울구치소로 옮겨졌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변호인단이 조만간 구속적부심사를 청구한다고 하니 다시 한번 구속 영장 발부의 적법성 여부를 법정에서 가릴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다만 우려가 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수사기관이 지금에서야 체포를 추진한 이유가 YTN 지부의 합법적인 파업에 대하여 족쇄를 채워보려는 의도가 숨어있지 않았나 하는 점입니다. 물론 파업 돌입 전에 체포된 지부장에게 파업과 관련된 혐의가 있을 리는 만무하지만 지부장이 체포되자마자 모든 언론에서, 또 정치인들이 파업과의 연관성을 의심한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체포의 시점이 너무나 절묘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1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낙하산 사장에 대한 문제제기에 대해 “수사기관이 여러 번 조사를 하면서 적절한 시점을 노리고 사건을 쌓아두었다”라는 의심이 단순한 의심에서 끝나기를 바라지만 최근 언론에 대한 수사기관의 탄압 양상을 보면 개인적 의심만으로 끝날 일은 아닐 성 싶습니다. 구속적부심사나 그 이후의 단계에서 사법부가 수사기관의 이러한 이면적인 의도를 읽어주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노종면 지부장이 구속적부심사를 통해서 석방되건 석방되지 않건 지부장을 비롯한 YTN의 조합원들은 조만간 기소되어 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대부분의 죄명은 “업무방해”일 것이고 조합원들이 과연 업무를 방해한 것인지 아니면 언론인으로서의 정당한 표현을 한 것인지 여부와 구본홍의 업무가 법적으로 보호받을 가치가 있는 업무인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냉소섞인 비판을 받는 업무방해죄가 과연 인정이 될 것인지 여부는 모르겠지만 YTN의 이번 사건은 법정에서 그 정당성이 가려질 사건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젊음을 바쳐 만들어온 자랑스러운 나의 언론사를 망치지 않기 위해,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보도를 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조합원들은 난생 처음으로 피고인석에 서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들의 양심에 대한 판단은 결국 역사가 하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영장실질심사에서 한 조합원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판사님, 판사님들에게 법과 정의가 최고의 가치이듯이 기자인 저에게는 공정보도가 최고의 가치입니다.”

민주주의를 살아 숨쉬게 하는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워온 이들에게 이 시대의 법과 정의의 잣대는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권두섭
변호사 (민주노총 법률원)



** 형사소송법 제200조의2(영장에 의한 체포) ①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정당한 이유없이 제200조의 규정에 의한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하거나 응하지 아니할 우려가 있는 때에는 검사는 관할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고,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관할지방법원판사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다. 다만, 다액 50만원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해당하는 사건에 관하여는 피의자가 일정한 주거가 없는 경우 또는 정당한 이유없이 제200조의 규정에 의한 출석요구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에 한한다.
②제1항의 청구를 받은 지방법원판사는 상당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체포영장을 발부한다. 다만, 명백히 체포의 필요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언론노보 제462호 2009년 4월 1일 수요일자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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