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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와 함께] 무관심과 냉소를 참여로 이끄는 손
[0호] 2009년 05월 08일 (금) 23:01:47 언론노조
   
 
[언론노조와 함께]
무관심과 냉소를 참여로 이끄는 손



“전 언론 탄압이 아니라 권력화된 언론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현상이라고 판단됩니다.”
“언론 악법은 잘 모르지만 언론노조가 참언론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4월29일과 30일 이틀간 언론악법 저지 언론노조 지하철 선전전에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30일 오후 6시쯤 인천일보와 OBS 노조 집행부가 부천역사에 모였다. 6월 언론악법 저지 투쟁을 앞두고 시민들의 공감대와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부평역과 역곡역을 오가는 지하철에 탑승해 시민들에게 전단지를 배포했다.

인천일보지부 사무국장으로 나는 이날 OBS희망조합과 한 팀을 이뤄 지하철에 올랐다. 지하철 안은 자리에 앉아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젊은 승객들, 신문을 보는 50대 아저씨, 수다를 떨고 있는 학생들, 일용직 노동자들의 모습까지 다양했다. 일부 승객들은 언론악법 저지에 큰 관심을 보이며, 우리가 미리 전단지를 건네기도 전에 먼저 손을 내미는 애정도 보여주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대다수 승객들은 언론 노동자들의 지하철 홍보전을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일부 승객들은 무관심을 넘어 냉소적인 표현도 내비쳤다. 족벌 언론에 대한 불신과  최근 지상파 방송사 뉴스에 대한 실망감이 시민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런 시민들의 정서는 언론악법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그와 반대로 언론 모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것 같기도 해 걱정이 스쳤다.

만약 족벌언론과 잘못된 정부의 언론 정책을 비판하는 언론노조가 없다면, 국민과 언론간의 괴리는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언론노조 활동의 정당성과 언론악법 저지 지하철 선전전의 의미를 바로 이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인천일보 상황도 크게 현 시국과 다르지 않다. 4월30일 지하철 홍보 활동을 하던 중 인천일보 경영지원실 직원에게 전화가 왔다. 지난 3월16일 체결한 노사합의서를 사측에서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공문을 보냈다는 전화였다.

인천일보 노동조합은 반개혁 세력의 역습(?)과 탄압으로 노조 창립 21년 역사상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경제위기 논리에 밀려 편집국의 개혁적인 제도는 묵살됐으며, 언론 노동자들의 임금은 반 토막나 직원들이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대다수 직원들은 조합 활동을 인천일보 생존과 무관한 것처럼 느끼며, 조합원들조차 조합 활동에 미온적이다. 지하철에서 만난 무심한 승객들의 눈빛을 인천일보 직원 눈에서도 어느 순간부터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일보지부는 지부장, 수석부지부장, 부지부장(언론노조 파견), 사무국장 등 핵심 집행부가 총 동원돼 언론노조 지하철 선전전에 적극 참여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지부 상황이 곧 언론노조의 일이고, 언론노조의 힘이 곧 지부의 참여 속에서 유지되기 때문이다.

사실 언론악법이 통과되면, 족벌신문과 방송이 한몸이 되는 괴물이 나타난다. 그럴 경우 여론 다양성은 사라지고, 이는 바로 인천일보뿐 아니라 지역 언론의 죽음을 의미한다. 시민들의 애정과 관심 그리고 무관심조차 참여로 이끌어내는 지혜가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시점이다. 이 지혜는 인천일보 집행부에게도 절실하다.    


노형래
인천일보지부 사무국장



// 언론노보 제464호 2009년 5월 8일 금요일자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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