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와 함께]

▲ 우은식전국언론노동조합 뉴시스지부장
지난 4월29일 저녁 7시30분. 재보궐선거 결과에 세상의 관심이 모아졌을 당시 뉴시스 정치부 기자들을 포함한 조합원들은 현장을 떠나 회사로 복귀했다.

파업 직전 타결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안에 대해 회사측이 말바꾸기를 하고 사실상 노사 합의정신을 무력화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임시총회를 개최했기 때문이다.

안건은 뉴스제작거부 의결. 조정안에 적시된 ‘근속수당 적용시점과 방법’에 대한 이견, 조정안에 따른 후속협상에서 드러난 회사측의 무성의한 태도 등이 조합원들의 분노를 폭발하게 만들었다.

총회 결과 뉴스제작거부 투쟁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고, 돌입 시점에 대한 표결에서 과반수 이상이 ‘지금 당장’을 선택했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사건이 발생했다. 총회 결과에 따라 제작거부 돌입 노조지침을 29일 오후 9시30분부로 조합원들에게 전달했다.

조정안에 대한 해석의뢰를 서울지노위에 해두었던 상태라 5월초에 그 결과를 지켜본 뒤 제작거부 투쟁 돌입여부를 판가름하려던 노조 지도부의 전략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만큼 분노가 폭발한 것으로 판단할 수도 있었지만, 세 달을 끌어온 임단협 전략이 급박하게 전환되는 국면을 맞은 것이다.

조합원 100% 참여 속에 진행된 뉴스제작거부 투쟁은 이날 저녁부터 5월3일 오전 9시 현장복귀 지침이 떨어질 때까지 사흘간 진행됐다. 뉴시스 창사이래 최초의 뉴스제작 거부투쟁은 이렇게 시작됐고, 단 한 명의 이탈자 없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후 마무리됐다.

그러나 잠점합의안에 대한 노사간 최종 타결은 업무복귀 후 일주일이 더 소요됐고, 뉴스제작거부 행위의 적법성 논란으로 노조는 수세적인 위치에 빠졌다.

제작거부에 참여한 조합원들에 대한 징계조치와 노조원들에 대한 압박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문제가 임단협에서의 문구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결국 잠정합의안에서 의견접근을 이뤘던 호봉제 도입, 편집국장 중간평가제 등 일부 조항에서 후퇴를 감내해야 했다.

그러나 값진 소득이 있었음을 우리는 확신한다. 우리의 땀으로 일궈놓은 뉴시스를 정상화시키고 한걸음 도약하기위해 불합리, 부조리, 무책임과의 전쟁을 선언하며 똘똘 뭉쳐 싸웠던 이번 경험과 조합원들의 의식 향상이다.


// 언론노보 제465호 2009년 5월 22일 금요일자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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