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MBC 정대균 지부장

진주 MBC 정대균 지부장 인터뷰

지난 7월 9일 진주 MBC지부 조합원에 대한 징계결과가 통보됐다.
 해고 3명, 정직 6개월 2명, 정직 3개월 2명, 정직 1개월 3명, 대기발령 4명으로 총 14명, 진주 MBC지부 조합원이 총 55명임을 고려할 때 이는 징계수위와 범위에서 도를 넘는 대량징계였다.

MBC 사측이 지난 6월 18일, “공영방송 MBC 사수 총파업”에 참가한 전국 지역 MBC 조합원 62명을 징계했지만 지역 MBC 지부장의 경우 최고 감봉 3개월이었고 'MBC 사수 투쟁'의 정점에 있는 이근행 MBC 본부장에 대해서만 해고 결정을 한 것을 감안하면 진주 MBC 조합원에 대한 징계는 '이성을 상실한 폭거', 진주 MBC 조합원들의 강력한 투쟁에 놀란 '조바심의 변형'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대균 진주 MBC 지부장은 “징계에 연연하지 않고 강제통합을 막는 투쟁을 계속하겠다”며 “우리의 최종목표는 통합저지”라고 밝혔다. 정 지부장은 “징계도 결국 사측에서 통합에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했기에 일어난 일”이라며 “재심 신청은 하겠지만 우리의 투쟁강도와 방향은 더욱 높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지부장을 포함해 해고 3명, 정직 6개월 2명, 정직 3개월 2명, 정직 1개월 3명, 대기발령 4명으로 총 14명이 징계를 받았다. 지금 심경을 말씀해 달라

 우리는 수용할 수 없습니다. 강제통합에 반대하며 출근저지를 한 것은 정당한 투쟁입니다. 구성원과 지역민의 정서는 아랑곳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시한을 정해놓고 밀어붙이는 통합을 가만히 지켜볼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진주 MBC는 서부 경남의 지역 언론으로서 독보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동부 경남과 서부 경남이 대립할 때에는 서부 경남의 입장에서 충실한 보도를 했습니다. 남강댐 물 문제, 혁신도시와 준혁신도시 문제, 한국항공 통폐합 문제, 경상대학 교명 변경 등 서부 경남 지역민의 입장에서 지역민의 정서를 대변해 왔습니다.

하루아침에 '진주 창원 MBC 통합사장'을 임명하고 내년 3월 주총 전까지 통합을 마무리하겠다고 해서 ‘구성원이나 지역민을 설득하려는 노력 없이 일방적 밀어붙이기로 진주 MBC를 없애려고 하는 통합은 반대한다’는 지역민과 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출근저지를 한 것입니다. 회사의 존폐가 걸려 있는 문제에 침묵한다면 그것이 직무유기고 노동조합 조합원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정당한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강제통합에 반대하는 투쟁은 계속할 것입니다.

- 회사가 이렇게 무리한 징계를 한 배경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통합에 반대하는 구성원들은 언제라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징계하겠다는 협박이자 노동조합 와해 공작입니다. 또한 강제통합에 대한 구성원들의 저항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들 방식대로 밀고 가겠다는 불통의 고집을 다시 확인한 것입니다. 즉 노사 간 대화는 애초부터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는 반증이죠.
이것은 법원의 조정을 존중해 출근저지를 풀었던 노조에 침을 뱉는 행위이자 법원의 결정 자체를 비웃는 불법적인 도발입니다.
결국 조합 쪽에 고개를 숙이라는 신호이지만 어차피 중징계는 예상했던 것이고 따라서 징계가 우리의 강제 통폐합 전선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진 않습니다. 조합원들은 더욱 분노하고 있습니다.

- 조합원들이 많이 놀랐을 것 같은데 조합원들의 상황은 어떠합니까?

 앞서 얘기했든 중징계는 이미 예상했었지만 징계결과는 예상을 더 뛰어넘는 것이어서 적잖이 놀라 했습니다. 하지만 위축은커녕 기름을 부은 격이죠. 김종국 사장과 5적에 대한 증오와 적개심이 극에 달해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즉시 행동에 돌입해야 한다는 조합원들을 오히려 조합 쪽에서 설득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요구를 더는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조합의 상황이기도 합니다.

- 특히, 해고당한 조합원들과 가족들의 반응은 어떠합니까?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의 투쟁은 정당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원위치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 노부모가 계시는 조합원과 여성 조합원의 충격은 아주 큰 것 같습니다. 해당 조합원의 눈빛만 봐도 지금의 심정이 어떨지 충분히 읽을 수 있습니다. 위원장으로서 지금도 가슴으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 지역 시민들의 반응은?

지역 언론뿐만이 아니라 중앙언론을 통해서도 이미 대대적으로 보도됐고 시민들 대다수가 이 일을 알고 있습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 우려의 메시지를 들었고 지역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성명이 나오고 있습니다.
당연히 시민들도 깊은 걱정을 하고 계십니다. 확실한 것은 이번 부당 징계가 지역민들의 정서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선명한 투쟁이 더 강화돼야 할 시기이기도 하구요.

- 노동조합은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

일단 사규에 따라 재심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재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 징계를 가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기 때문에 법적인 대응도 병행할 겁니다.
이 싸움의 후반전이 시작됐습니다. 조합원들은 사측의 대응 수위가 이미 도를 넘었다고 보고 조합 내부의 결속과 조직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건의를 해 오고 있습니다.
집행부 차원에서도 이를 인지하고 있고 곧 조합원들의 총의를 다시 한 번 모아서 앞으로의 투쟁 방향을 더욱 세세히 결정할 것입니다.

우리 사태가 이미 전국적인 이슈가 됐습니다. 본조는 물론이고 이번 진주 MBC 사태에 동병상련을 느끼고 있는 지역 MBC가 강력한 연대 투쟁을 선언하고 투쟁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기로 했습니다. 또 지역 민영방송 노조도 연대투쟁을 선언했습니다.
진주 MBC 내부와 외부 간의 신속한 조율과 결정을 통해 광의의 투쟁을 이어갈 겁니다.

- 진주 MBC를 지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언론의 역할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실 겁니다.
진주 MBC는 서부 경남의 여론을 대변하고 대표하는 사실상 독보적인 방송사였습니다. 앞으로도 그 역할에 변함은 없을 겁니다.
그 역할이 사라지거나 위축되는 것은 우리 조합원들의 밥그릇 문제를 넘어 사회적 공기인 지역사회의 소중한 자산이 크게 위협받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얼마 전 마산, 창원, 진해가 하나가 된 통합 창원시가 탄생했습니다. 가뜩이나 경남의 모든 인프라가 또다시 동부 경남 쪽으로 쏠리게 될 것이란 서부 경남 지역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역의 어떤 방송 뉴스를 보더라도 큰 단위의 지역 소식이 한정된 시간에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당연합니다. 그것이 뉴스의 생리입니다. 하지만 전국방송과 달리 지역 방송은 지역을 충실히 대변하는 밀착성이 사실상의 존재 이윱니다. 자신의 삶의 터전과는 무관한 소식들이 단지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쏟아져 나오고 바라봐야 하는 지역민의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그래서 지역마다 그 필요에 의해 자생적으로 탄생한 것이 지금의 지역방송입니다.
자본의 논리로, 혹은 서울의 논리로 멋대로 재단해 통합하는 그런 성격의 것이 아니란 얘깁니다.

 앞으로 이 문제는 진주 MBC 내부의 문제를 넘어 지역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보다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입니다. 서부 경남 120여 개 단체로 구성된 ‘진주MBC 지키기 서부경남 연합’이 기자회견을 하고 이번 징계사태와 일방적 통폐합의 부당성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조만간 대규모 규탄대회 및 시민결의대회를 열 계획입니다. 지역의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들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청와대나 방통위, MBC 본사를 방문해 실상을 알리고 항의할 것입니다.
"지역민을 충실하게 대변하는 그 역할, 절대 포기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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