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진주지부장 
 누구나 MBC를 접합니다. MBC를 모르는 대한민국 국민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오랜 세월 시청자와 함께해 온 MBC는 그 역사가 말해주듯 방송을 향유하는 시청자들에겐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한 매체입니다. 그리고 지역엔 그 지역을 대표하는 MBC가 존재합니다. 진주MBC도 그 중 하나입니다.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 주민들에게 진주MBC는 지역을 대표하는 공영방송으로서 42년간 함께 해 온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한 매체이자 지역의 자산입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이 소중한 진주MBC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모든 것이 일방적이었습니다. 진주MBC를 해산하고 그 기능을 창원MBC로 흡수 합병시키는 강제 통폐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본사 김재철 사장이 진주와 창원MBC를 광역화 첫 대상지로 지목해 단 6개월 동안 벌여 온 일들입니다. 광역화를 강제통폐합이라 부르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지난 42년간 진주MBC를 실질적으로 일구어 온 사람들은 당연히 진주MBC 구성원들입니다. 그러나 회사의 구조가 바뀌는, 진주MBC가 해산되고 창원MBC로 흡수 합병되는 통폐합 과정에서 진주MBC 구성원들은 철저히 배제됐습니다. 통폐합은 대주주인 서울MBC의 신성불가침한 경영행위라며 이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해사행위로 간주되었습니다. 진주MBC 구성원들은 서울MBC가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통폐합을 인정할 수 없었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온몸으로 저항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위원장인 제가 해고됐습니다. 또한 조합원 13명이 정직 또는 모욕적인 인사발령으로 중징계를 당했습니다. 지역MBC의 특성상 14명의 구성원이 징계를 받으면서 방송은 파행을 맞았고 조직은 엉망이 되고 말았습니다. 구성원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회사의 탄압 속에 지금도 하루하루 피눈물을 삼키고 있습니다.

 지역MBC의 통폐합은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문화방송이 상법상 주식회사라 해도 국민이 모두 알고 계시듯 공영방송입니다. MBC의 실질적인 주인은 국민이듯, 지역MBC의 주인은 지역주민입니다. 회사가 그토록 강조하는 광역화가 진정 지역사회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당연히 지역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하지만 회사는 지역사회마저 무시했습니다. 지역 시민단체들과 국회의 공개적인 토론 요구에 단 한 번도 응하지 않았습니다. 토론회가 부담스럽다면 회사 자체적으로 설명회나 공청회를 열었어야 하지만 이 또한 하지 않았습니다. 통폐합의 과정을 거의 마무리할 즈음 홍보 책자 하나 달랑 낸 것이 전부였습니다. 이 또한 검증할 수 없는 왜곡된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진주MBC 구성원들을 살인적으로 억압하고 지역사회를 무시하는 이번 강제 통폐합은 따라서 지역 주민의 거센 반대에 직면해 있습니다. 서부경남 135개 시민사회단체가 “진주MBC지키기 서부경남연합”을 결성해 강제 통폐합의 부당성을 연일 성토하고 있습니다. 진주 MBC를 지키기 위한 오프라인 서명운동에 5만여 명의 주민들께서 적극 동참했습니다. 42년간 지역주민의 벗으로 동반 성장해 온 진주MBC가 없어진다면 가뜩이나 낙후된 서부경남은 여론에서마저 소외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 지역주민의 한결같은 걱정입니다.

 그래서 이 싸움을 멈출 수 없습니다. 적당히 사측과 타협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주MBC의 진정한 주인인 시청자, 지역주민들께서 반대하고 계십니다. 지역주민을 외면하는 지역 방송은 존재할 의미가 없습니다. 진주MBC가 처음 태동할 때부터 지금까지 그분들이 계셨기에 진주MBC는 지역의 대표 언론으로, 방송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습니다. 전국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MBC의 가치는 이와 동일합니다. 진주MBC가 이렇게 무자비한 통폐합으로 사라지게 된다면 전국의 문화방송, 특히 상대적으로 작은 지역의 MBC들이 똑같은 고초를 겪게 될 것입니다. 공영방송 MBC를 기초에서부터 떠받치고 있는 지역MBC가 흔들린다면 MBC 전체의 공영성과 다양성은 함께 무너지고 맙니다.

 여러분께 호소 드립니다. 지역MBC를 지키는 것은 곧 MBC를 지키는 일입니다. 진주MBC 구성원들의 피맺힌 절규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서부경남 주민들의 고향사랑과 진주MBC를 지키기 위한 몸부림에 주목해 주십시오. 그리고 함께 해 주십시오. 지지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따뜻한 연대의 힘으로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어떠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진주MBC를 다시 지역 주민의 품으로 온전히 돌려 드리는 그날까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진주지부 위원장 정대균
저작권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